친환경차, 현대차그룹의 실적 이끄는 수출 첨병되다
전기차 생산 거점 확대, 전기차 벨류체인 구축한다

<편집자 주> 탄소중립은 기업의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필수조건이 됐다. 그러나 많은 기업들이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에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아직도 탄소중립이란 흐름을 규제로 바라보는 시각이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규제가 아닌 기회로 접근하고 있는 기업들이 있다. 도전으로 보였던 해당 기업들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각종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이번 특집 호에서는 탄소중립이라는 글로벌 스탠다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기회를 잡고 있는 기업들을 소개한다.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사진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공략을 통해 지속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그룹. 사진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글로벌 경기침체에 많은 기업들이 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불황을 잊은 기업이 있다.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이하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호실적을 거듭하고 있다. 이러한 성적표에는 현대차그룹이 지속적으로 강화해 온 친환경차가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개발·생산과 생태계 확충에 대규모 투자를 이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기차를 중심으로 미래 자동차산업의 혁신을 이끌어 나간다는 방침이다. 

◇ 친환경차 톱 티어 외친 현대차그룹, 결과로 이어졌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전기차 '아이오닉 5 N'. (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자동차가 최근 출시한 전기차 '아이오닉 5 N'. (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자동차와 친환경은 그동안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실제 내연기관차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산업은 오히려 생산부터 폐기까지 다량의 탄소를 배출하는 산업으로 꼽혔다. 지난 2022년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도전을 선언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신년사로 탄소중립의 흐름에 맞춰 ‘친환경 톱 티어’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실제 현대차그룹은 2009년 출시한 LPG 연료 기반의 하이브리드차 ‘아반떼 LPI'를 시작으로 지속적인 자동차의 친환경화에 도전해왔다. 하이브리드로 시작한 친환경차 사업은 2011년 전기차(블루온)와 2018년 수소차(넥쏘)로 이어졌다. 

그 결과물은 지금 나타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시장에서 총 365만7382대(현대자동차 208만1462대, 기아 157만5920대)를 판매하며, 도요타, 폴크스바겐그룹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상반기 톱 3에 진입한 현대차그룹은 올해도 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실적을 이끈 것은 수출이다. 365만7382대 중 296만5979대가 해외 판매로 이뤄졌다. 특히 현대차와 기아의 미국판매법인 발표에 따르면 양사는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신차 78만8946대를 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비 16.5%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실적이다.

이러한 실적의 바탕이 된 것은 친환경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다. 올해 상반기 현대차의 친환경차 판매는 총 10만4831대로 전년동기 대비 55.7% 성장했다. 기아 역시 올해 상반기 친환경차 9만6982대를 판매해 전년동기 대비 1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SUV의 경우 양사가 상반기 판매한 차량의 비중 중 72.5%를 차지했다.

이중 친환경차는 하이브리드 차량과 함께 다양한 종류의 전기차들이 지속적인 판매 호조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현대차그룹은 고부가가치의 차종과 전기차 중심으로 시장점유율을 확대하며 실적까지 챙기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 '전기차 글로벌 3위 진입' 목표 세운 현대차그룹, 핵심 전략은? 

전기차 생산 거점 확대, 충전 인프라 확충 등 전동화 전략 실현에 나서고 있는 현대차그룹. 사진은 최근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를 방문한 정의선 회장. (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전기차 생산 거점 확대, 충전 인프라 확충 등 전동화 전략 실현에 나서고 있는 현대차그룹. 사진은 최근 인도네시아에 위치한 배터리셀 공장 ‘HLI그린파워’를 방문한 정의선 회장. (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차그룹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30 글로벌 전기차 톱 플레이어’로 도약하기 위해 중장기 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전동화 전환 및 신기술 등에 63조1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를 통해 국내 전기차 주요 생산거점을 통해 144만 대를 생산을 포함해 2030년까지 323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12%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국내외에 전기차 전용 생산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전용공장 HMGMA(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를 건설하고 있다. 내년 완공해 2025년 양산 본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대차 울산공장 전기차 전용공장, 기아 화성오토랜드 전기차 전용공장 건설에 돌입했다.

뿐만 아니라 현대차 인도판매법인은 지난 5월 인도 첸나이 공장이 있는 남부 타밀나두 정부와 전기차 생태계 구축 관련 투자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인도의 전기차 생산 거점 구축에 돌입했다. 이외에도 현대차는 인도네시아에 아이오닉 5 생산 판매 체계를 구축해 인도네시아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러한 생산거점 확대와 함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 제품 및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 및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에 집중 투자하는 한편, 전기차 고객의 충전 편의 극대화와 충전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초고속 충전 인프라 구축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이는 현대차그룹이 지난 4월 11일 경기도 화성시 오토랜드 화성에서 열린 ‘고객 맞춤형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에서 밝힌 ‘2030년 전기차 글로벌 톱3 도약을 위한 중장기 전략’이다.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부터 전기차 충전 인프라, 폐배터리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전기차 에코시스템을 구축해 전기차 글로벌 톱 티어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이날 송호성 기아 사장은 “현대자동차, 기아, 현대모비스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대한민국의 글로벌 전기차 3대 강국 도약에 기여할 것”이라며 “국내 전기차 연구개발, 생산, 인프라 등 전후방 생태계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자동차 산업의 변화와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 산업은 유럽에서 시작된 뒤 미국, 일본, 한국 순으로 역사가 이뤄져 왔으며, 내연기관차에서 국내 자동차 기업은 후발 주자로 평가받아 왔다”며 “그러나 전기차 등 친환경차의 경우 어느 국가의 완성차 기업보다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는 상황으로, 친환경차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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