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차 기술, 압도적 선두는 美… 상승세의 韓
자율주행 3단계 상용화, 4단계 선점 위한 경쟁 심화

현대자동차·기아가 자율주행 4단계 기술 고도화를 위해 실증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자율주행 카헤일링 시범서비스 '로보라이드'(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자동차·기아가 자율주행 4단계 기술 고도화를 위해 실증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자율주행 카헤일링 시범서비스 '로보라이드'(사진=현대자동차)/그린포스트코리아

자율주행 자동차가 자동차 산업은 물론 다양한 산업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관련 기술 선점을 위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자동차는 물론 다양한 센서와 소프트웨어 기술이 결합되는 자율주행 자동차는 세계 각국과 글로벌 기업들이 최근 4~5년 동안 주목하고 있는 분야다.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자율주행 차량 기술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경쟁 각축전 심화

자율주행 자동차는 말 그대로 운전자나 승객의 조작 없이 자동차 스스로 운행이 가능한 자동차를 의미한다. 단순한 주행과 같은 운전 조작만이 아니라 자동차 스스로가 도로조건과 환경을 파악하고, 위험을 감지·판단해 안전하게 운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미래 자동차다.

국제자동차공학회에 따르면 자율주행은 기술고도화에 따라 0~5까지 총 6단계로 구분된다. 0단계는 비자동으로 운전자가 전적으로 모든 조작을 제어해야하는 것이며, 1단계는 운전자 지원으로 주행 단계를 지원하지만 운전에 있어 모든 기능을 운전자가 수행해야하는 단계다.

2단계는 부분자동화로 특정 조건에서 시스템이 주행을 보조하는 단계며, 3단계는 조건부자동화로 제한된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다. 4단계는 고도 자동화로 정해진 도로조건의 모든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로 비상시 운전자가 개입하는 수준이며, 5단계는 완전자동화로 모든 도로 조건과 환경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한 단계다.

이러한 자율주행자동차는 먼 미래 기술이 아니다. 이미 많은 국가에서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실제 현재 자율주행은 3단계의 자율주행차가 양산되고 있으며 4단계인 고도 자동화까지 목전에 두고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지난해 3월 운전대와 가속페달 등 기존 운전 장치가 없는 자율주행차의 도로주행을 허용한다는 새로운 규정을 공개했다. 이는 운전장치가 없는 자율주행차에 대해 6년간의 시험운행을 허용한 결과물이다. 즉 완전자동화의 자율주행차를 허용한 셈이다.

이와 함께 미국은 GM의 ‘크루즈 오리진’과 구글 ‘웨이모’의 유료 자율주행 택시사업을 승인했다. GM은 올해 초부터 운전대 없는 자율주행차 크루즈 오리진을 생산 공급할 예정이다.

중국 에서도 바이두가 로보택시 서비스를 출시, 확대에 나서고 있다. 유럽연합 역시 2024년 7월부터 모든 신차에 ‘첨단 운전자 지원시스템(ADAS)' 장착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처럼 각국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의 기술경쟁으로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은 연평균 41.0%의 성장률을 보이며, 2025년 1549억달러(약 197조 328억원)에서 2023년 1조 1204억달러(약 1425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아의 전기 SUV EV9에 조건부 자율주행 3단계인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HDP)'을 적용해 양산하는 현대자동차그룹. 사진은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 마련된 확장현실 기반의 HDP 체험 공간 (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기아의 전기 SUV EV9에 조건부 자율주행 3단계인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HDP)'을 적용해 양산하는 현대자동차그룹. 사진은 기아 EV 언플러그드 그라운드’에 마련된 확장현실 기반의 HDP 체험 공간 (사진=현대자동차그룹)/그린포스트코리아

◇ 돋보이는 국내기업들의 분전, 정부와 시너지 필요해

이러한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자율주행자동차의 핵심 기술 부문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특허청은 주요국 특허청(IP5)에 출원된 특허를 분석한 결과 자율주행차량 카메라-라이다 센서 융합기술의 특허출원이 최근 5년간 연평균 33.6%의 증가율을 보이며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IP5는 특허분야 선진 5개국으로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중국, EU, 일본의 특허청이다.

특허청의 발표에 따르면 IP5에서는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총 799건의 자율주행 차량 카메라-라이다 센서 융합 기술 특허가 출원됐다. 이중 미국이 338건(42.3%)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한국은 129건(16.1%)로 2위를 차지했다. 중국이 115건(14.4%), 이스라엘이 87건(10.9%), 일본이 61건(7.6%)으로 나타났다.

출원인 국적으로는 미국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특허 출원의 연평균 증가율은 한국이 40.8%, 중국 38.8%, 미국 30.9% 순으로, 한국이 가장 가파르게 특허 출원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주요 출원인을 살펴보면 이스라엘 기업 ‘모빌아이’가 72건(9.0%)로 가장 많은 출원을 했으며, 웨이모 68건(8.5%), 뉴로 62건(7.8%), 바이두 52건(6.5%), 현대자동차 50건(6.3%) 순으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LG가 16건(2.0%)으로 7위를 기록했으며, 삼성은 11건(1.4%)으로 17위, 만도가 9건(1.1%)으로 20위에 이름을 올렸다.

카메라-라이다 센서 융합 기술은 자율주행 차량 상용화에 있어 핵심 기술이다. 도로 상황과 위험을 감지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해당 부문에서 강점을 보이는 것은 자율주행 차량의 선도적 위치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현대자동차그룹은 최근 기아의 플래그십 전기 SUV EV9에 라이다를 접목해 조건부 자율주행 3단계 수준인 ‘고속도로 부문 자율주행(HDP)’으로 양산한다고 밝혔다. 이는 고속도로에서는 운전대에서 손을 뗀 채 운행이 가능한 단계다. 현재 자율주행 3단계를 상용화한 완성차 업체는 메르세데스-벤츠를 최초로 혼다, 볼보 등에 불과하다. 현대자동차그룹은 향후 차량에도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해 자율주행 차량의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업계 전문가는 “미국의 경우 기업의 투자와 함께 정부의 정책적 지원 아래 자율주행 차량 기술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현재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다”며 “현 정부 역시 자율주행 자동차를 비롯해 전기·수소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미래 모빌리티를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운 만큼 업계와 시너지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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