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아마존 금 불법 채굴에 사용되는 굴삭기 최대 브랜드 'HD현대'"
HD현대건설기계, "사실 관계 파악 중…이후 대응방안 마련 노력할 것"

12일 'HYNDAI 중장비 아마존 파괴 동원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가진 그린피스(사진=임호동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12일 'HYNDAI 중장비 아마존 파괴 동원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가진 그린피스(사진=임호동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HD건설기계가 생산하는 굴착기가 아마존 불법 채굴에 사용돼 아마존 열대우림 파괴에 일조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린피스는 4월 12일 프레스센터에서 ‘HYNDAI 중장비 아마존 파괴 동원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이 주장했다.

이 자리에서 그린피스는 아마존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횡행하고 있는 불법 금 채굴의 환경파괴 및 원주민 피해 실태를 고발하는 한편, 이러한 사태를 가속화하고 있는 굴착기 사용 현황 및 문제점을 조사해 공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아마존 유역에서는 ‘가림푸(영세규모 채굴장)’가 불법 금 채굴을 위해 환경을 파괴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카야포, 문두루쿠, 야노마미 원주민 보호구역에 금이 많이 매장돼 있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채굴이 금지된 보호구역에서 불법 채굴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상황이다.

가림푸는 10년 전부터 유압굴착기를 도입하면서 보다 빠르고 광범위하게 자연을 훼손하며 사욕을 채우고 있는 상황이다. 불법 채굴은 산림을 베어내고 흙을 파서 금 추출기에 넣어 금을 추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무분별한 산림훼손이 발생한다. 뿐만 아니라 금 추출기에서는 물로 모래를 씻어내 아말감과 사금이 추출하고, 아말감을 태워 금만 남기는 과정을 거친다. 해당 과정에서는 아말감이 연소한 뒤 수은이 유출돼 원주민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니클레이 디 아기아르(Danicley De.Aguiar) 그린피스 브라질 아마존 선임 캠페이너는 “중장비가 도입되면서 불법 채굴의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며 “수작업으로는 몇 주가 걸리는 작업을 굴착기 도입으로 몇 시간만에 할 수 있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아마존 불법 금 채굴에 사용되고 있는 HD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사진=그린피스)/그린포스트코리아
아마존 불법 금 채굴에 사용되고 있는 HD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사진=그린피스)/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피스는 이러한 불법 채굴에 사용되는 굴착기의 10대 중 4대가 HD현대건설기계의 굴착기라는 점을 지적했다. 그린피스는 3월 20일부터 25일까지 문두루쿠, 카야포 지역을 조사용 경비행기로 항공조사를 실시한 결과, 176대의 굴착기를 확인했으며, 이 가운데 75대가 현대의 중장비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에 직접 참여한 장다울 그린피스 전문위원은 “HD현대건설의 굴착기는 세계 시장 점유율 1.2%에 불과하지만, 아마존 열대우림에서의 점유율은 43%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며 “특히 현대 중장비 대리점이 원주민 보호구역 인근에 위치해 불법 채굴에 조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린피스는 이와 같은 사실을 HD현대건설기계가 알고 있으면서도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전문위원은 “지난 2020년 브라질 검찰은 유압식 굴착기가 불법 채굴 규모의 급격한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고 보고 민사 수사를 시작했으며, 브라질 언론 ‘Reporter Brazil’은 지난해 ‘살인 기계 보고서’를 발간하며 건설 장비가 아마존 파괴에 일조하고 있음을 고발한 바 있다”며 “불법적인 사용에 통제 조치를 하고 있는지, 불법 현장 투입을 감시할 수 있는 GPS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지 물었으나, HD현대건설기계 측은 무응답으로 대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그린피스는 GPS-연동장치 도입을 비롯해 자사의 굴착기 등 장비가 원주민의 땅, 보호구역 보전 가치가 높은 생태계 구역에서 파괴적인 활동에 사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장할 수 있을 때가지 고위험 지역에서 사업을 중단하고, 생태계 복원 및 원주민 피해 복구 지원을 요구했다.

장 전문위원은 “HD현대는 2022년 대한민국경영대상에서 ESG 부문 대상을 받았을 만큼 지속가능경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린피스도 재생에너지 사용확대 등을 인정하고 있다”며 “HD현대건설기계가 아마존 파괴의 조력자가 아닌 아마존 문제의 해결사로 거듭나 불법 채굴에 일조하고 있는 글로벌 굴착기 제조사들의 좋은 선례를 만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HD현대건설기계 관계자는 “그린피스의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사전 연락이 없어 오늘에서야 알게 됐다”며 “금일 제기된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 관계 파악 중에 있으며 파악 이후 대응방안을 마련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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