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이르면 오는 3월 국내 출시
성공 여부 국내 가맹점 NFC 보급 관건
삼성페이, 네이버페이와 손잡고 영역 강화

애플페이 화면.(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페이 화면.(애플 홈페이지 캡처)

글로벌 간편결제 플랫폼 애플페이가 국내 진출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시장에 급격한 판도 변화가 전망되고 있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의 ‘톱’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페이와 양강구도를 그릴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다만 애플페이는 시장에 안착까지 근거리무선통신(NFC) 단말기의 국내 가맹점 보급률이 관건으로 보인다. 애플페이 등장으로 NFC 보급률이 높아져 시장 점유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예상과 함께 낮은 NFC 보급률 때문에 미치는 영향이 단기적으로 예상보다 낮을 수 있다는 전망이 공존하고 있다.

◇ 글로벌 간편결제 공룡 국내 진출…시장 경쟁 고도화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 애플과 현대카드가 애플사의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인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 계획을 밝혔다. 애플페이는 이르면 오는 3월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다. 애플이 만든 아이폰을 보유한 현대카드 회원은 NFC 단말기를 보유한 일부 매장에서 애플페이로 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애플페이의 국내 제휴사는 현대카드이지만, 현대카드가 독점권을 포기하면서 향후 다른 카드사도 애플페이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다. 신용카드 플랫폼 카드고릴라에 따르면 금융소비자들은 ‘애플페이를 어떤 카드로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57.0%(1187표)가 ‘현대카드(신규 발급 포함)로 애플페이를 먼저 사용하겠다’고 응답했다.

시장에서는 애플페이의 국내 출시 예고에 벌써부터 긴장감이 형성, 간편결제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존 간편결제 업체들은 다양한 혜택 등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국내 간편결제 시장은 △전자금융업자가 제공하는 앱 간편결제인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등 △휴대폰 간편결제인 삼성페이, LG페이 △금융사 앱 카드인 BC카드 페이북, 신한플레이, KB페이 등이 있다.

카드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국내에 들어오게 되면서 간편결제 시장의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며 “국내 간편결제 업체들은 다양한 혜택으로 고객 유치에 나설 것이다”고 말했다.

다만 △아이폰 보유 △현대카드 사용 △NFC 보급 등 교집합을 이뤄야 하는 만큼, 단기간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 낮다는 평가다. 실제 중국에서도 지난 2016년에 애플페이가 도입됐지만,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현지 업체에 지지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애플페이의 중국 점유율은 2016년 11%에서 2022년 3분기 17%로 성장하는데 그쳤다.

국내 카드 가맹점의 NFC 단말기 보급률은 5~10% 수준으로 알려졌다. 애플페이는 NFC 단말기가 10만~20만원대 가격인 점, 여신금융전문법상 카드사가 가맹점에 NFC 단말기 보급을 지원하는 행위가 금지된 점 등 제휴 카드사 지원을 받더라도 시장 안착까지 상당한 난관이 예고되고 있다.

◇ 삼성페이, 경쟁사와 손잡고 점유율 방어 총력

삼성전자는 20일 네이버파이낸셜과 모바일 결제 경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삼성전자는 20일 네이버파이낸셜과 모바일 결제 경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맺었다.(사진=삼성전자)/그린포스트코리아

장기적으로 애플페이는 국내 시장 리딩 플레이어 ‘삼성페이’의 대항마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삼성페이는 기존 경쟁사와 협력하며 애플페이 진출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일 네이버파이낸셜과 모바일 결제 경험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결제와 월렛 부문에서 협을 시작하며, 사용자들의 보다 편리한 디지털라이프를 위해 지속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현재 간편결제 시장에서 삼성페이는 압도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한달 간 삼성페이의 사용자 수는 1577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만명이 증가했다. 또 이번 네이버파이낸셜과 협약으로 3150만명에 달하는 네이버페이 사용자까지 영역권에 포함시켰다.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월렛팀장 한지니 부사장은 “네이버페이와의 협업을 통해 삼성페이 사용자들은 오프라인을 넘어 온라인에서도 편리한 모바일 결제 경험을 누릴 수 있게 됐다”며 “양사간의 협력을 통해 모바일 결제 생태계 확대와 더 나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보면 애플페이도 무시할 수 없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 세계 애플페이 사용자 수는 2020년 연말 기준 5억700만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글로벌 결제시장에서 애플페이 처리금액은 6조3000억달러로 1위 비자(10조달러) 다음으로 2위이다.

국내 이동통신 단말 시장에서 애플이 만든 아이폰의 점유율은 30%에 육박하다. 이어 현대카드도 시장 점유율이 3위이다.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별 개인 신용카드 판매실적(국내·해외 일시불·할부·국세·지방세 등 합계액)을 기준으로 한 시장점유율은 신한카드(19.6%), 삼성카드(17.8%), 현대카드(16.0%), KB국민카드(15.4%) 순이다.

카드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NFC 단말기 가맹점 보급률이 낮아 단기간에 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며 “다만 애플페이 도입으로 NFC 단말기 국내 가맹점 보급이 늘면 간편결제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 수 있다”고 말했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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