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기업 2021년 탄소배출량 2018년 대비 평균 13.3%↑
탄소집약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압도적 1위 ‘불명예’

탄소배출에 영향을 끼치는 기업의 생산활동.(사진=pixabay)/그린포스트코리아
탄소배출에 영향을 끼치는 기업의 생산활동.(사진=pixabay)/그린포스트코리아

기업마다 ‘탄소중립’을 표방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화두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실제 탄소배출량을 보면 수년간 공개한 목표와 달리,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민간기업에 모범을 보여야할 공기업 계열이 탄소배출량·탄소집약도 부문에서 상위를 차지했다.

◇ 2018년 대비 2021년 분석 결과 민간기업들은 거의 ‘역주행’

2021년 기준 100만톤클럽 포함 계열사, 관계사 개수 순위.(자료=뉴스펭귄)/그린포스트코리아
2021년 기준 100만톤클럽 포함 계열사, 관계사 개수 순위.(자료=뉴스펭귄)/그린포스트코리아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개 기업의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대비 8.0% 감소했다. 전체 기업 평균 감소율이 5.6%인 것에 비해 그 폭이 크다. 이는 시장형 공기업인 한국전력 자회사들의 감축 기여도가 컸기 때문이며, 이들을 제외한 다른 민간기업들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되레 크게 늘었다.

반면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곳 중 민간기업들은 쌍용씨앤이를 제외하고 2018년 대비 2021년에 모두 배출량이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무려 34.5%가 증가해 가장 많이 늘었다. 뒤를 이어 현대제철 26.5%, S-OIL 13.8%, 포스코 7.3% 증가했다. 민간기업으로는 쌍용씨앤이만 3.3%를 줄여 유일하게 감소한 업체로 나타났다.

에너지사용량에 있어서도 상위 10대 기업 중 발전사 5개를 제외하고 민간 기업만을 놓고 보면 평균 13.3% 증가했다. 특히 삼성전자(30.5%)와 현대제철(25.9%)의 에너지사용량이 급증했다.

온실가스 배출량 상위 10대 기업 중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건 포스코였다.

민간기업 중 100만톤클럽에 가장 많은 계열사(관계사 포함) 이름을 올린 기업은 SK로 총 8곳이다. 뒤를 이어 GS는 5곳, 포스코와 한화가 4곳, 현대자동차와 LG는 각각 계열사 3곳씩이 포함됐다. 삼성그룹, 아세아그룹, 영풍그룹, OCI그룹에서는 2곳이 포함됐다.

지속가능발전학회 오수길 고려사이버대학교 교수는 “온실가스배출과 에너지사용에 있어서 대기업들이 차지하는 비중, 즉 기여도는 거의 절대적이라 할 만큼 크기 때문에 100만톤클럽에 드는 대기업들의 노력이 국가 온실가스 감축의 성패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경제회복이라는 명분으로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후퇴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점검과 독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탄소집약도 분석하니 시멘트와 철강에 ‘대책 필요’

2021년 기준 탄소집약도 상위 10개 기업.(자료=뉴스펭귄)/그린포스트코리아
2021년 기준 탄소집약도 상위 10개 기업.(자료=뉴스펭귄)/그린포스트코리아

또한 연구진은 원단위 에너지사용량에 대한 온실가스 배출량인 ‘탄소집약도’를 분석했다. 탄소집약도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에너지로 나누는 방식으로 계산한다. 이는 동일한 양의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온실가스를 얼마나 배출하는지 파악하기 위한 수단이다. 수치가 낮을수록 온실가스 배출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1년의 탄소집약도 순위를 살펴보면 1위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0.34) 뒤를 이어 포스코(0.197), 아세아시멘트(0.194), 한라시멘트(0.184) 등 순으로 상위를 기록했다. 그 뒤로는 성신양회(0.178), 삼표시멘트(0.175), 쌍용씨앤이(0.173), 현대제철(0.169), 한일현대시멘트(0.163), 한일시멘트(0.154)가 해당됐다. 특이한 점은 철강회사와 시멘트제조사의 탄소집약도가 높다는 것이다.

2019~2021년 3년 동안 탄소집약도 상위 기업 중 9곳은 꾸준히 상위 10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외에는 시멘트제조사만 6곳, 철강회사도 2곳이다. 3년 연속 이름을 올린 시멘트제조사는 아세아시멘트, 한라시멘트, 성신양회, 삼표시멘트, 쌍용씨앤이, 한일현대시멘트다. 철강회사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다.

2021년 기준 100만톤클럽 73개 기업의 평균 탄소집약도는 0.083이다. 반면 시멘트제조사 7곳의 평균 탄소집약도는 0.174로, 시멘트제조사들이 동일한 에너지를 사용하면서 온실가스는 약 2배 이상 더 배출한다고 볼 수 있다.

분석을 담당한 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희 박사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는 시멘트업종의 태생적 한계를 인정하더라도 아직까지 고탄소 에너지 문제가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저탄소 에너지 관련 연구, 제도 마련만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이제는 시멘트 업종의 눈에 보이는 온실가스 감축 성과를 확인해야 할 때”라고 설명했다.

hd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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