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퍼블리셔 감마니아, 인플루언서 상대 명예훼손 소송 패소
인플루언서 딘터 “판결 존중…내가 아닌 게이머 전체의 승리”

(사진=딘터 유튜브)/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딘터 유튜브)/그린포스트코리아

대만 ‘리니지M’의 아이템 확률 오류 사건을 놓고 서비스사 감마니아와 유명 인플루언서 딘터(DinTer)가 이어온 법적 공방이 딘터 쪽으로 기울었다.

신베이 지방법원은 13일 “피고(딘터)가 원고(감마니아)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주장에는 근거가 없다”며 “원고의 소송을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감마니아는 “변호사와 논의를 거쳐 항소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딘터는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으나, 그의 변호인은 “1년여의 재판 기간 동안 딘터가 불안을 많이 호소했는데, 이번 판결에 만족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2021년 딘터가 진행한 ‘리니지M’ 관련 생방송에서 시작됐다. 딘터는 전설 제작에 필요한 재료인 ‘보라색 천(紫布)’을 획득하기 위해 총 471회의 강화 합성을 시도했으나, 성공은 11번에 그쳤다. 이는 2.3%의 확률로, ‘리니지M’의 한국 버전에 적용된 10%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치였다.

그동안 감마니아는 “엔씨소프트가 아닌 당사가 리니지M의 데이터를 조정하는 일은 불가능하며, 한국 버전과 대만 버전의 확률은 동일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기에, 딘터는 감마니아가 확률을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이 일은 대만 ‘리니지 M’ 사용자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일으켰다.

두 버전의 확률이 다른 이유는 소모되는 재료의 양이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 버전에서는 201개가 필요하지만 대만 버전에서는 원래의 절반인 99개가 필요하다. 같은 양의 재료를 사용했을 때 나오는 보라색 천의 개수는 같기 때문에 “최종 확률은 같다”는 게 감마니아의 입장이다.

감마니아는 딘터를 허위사실 및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상징적 배상금 1대만달러(약 42원)와 공개 사과문을 요구했다. 감마니아는 “딘터는 유명 인플루언서로 일반 소비자와는 다르다”라며 “딘터가 관심을 끌기 위해 사건을 왜곡, 과장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딘터는 “감마니아는 상장기업으로서 구체적으로 공시할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입증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고 맞섰다.

양 당사자들의 법적 공방은 약 1년간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대만 공평교역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는 “소비자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잘못된 결정을 유도했다”며 감마니아측에 200만대만달러(약 840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올해 2월 열린 1심에서 재판부도 딘터의 손을 들어줬다.

(사진=딘터 유튜브)/그린포스트코리아
(사진=딘터 유튜브)/그린포스트코리아

딘터의 변호인은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 회사를 상대로 합리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도와준 법원에 감사를 표한다”며 “이번 법적 공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용자들이 딘터를 지지하고 감마니아를 상대로 끝까지 싸워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또한 “감마니아는 설정된 확률을 알고 있음에도 이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부적절한 확률을 발표했다. 이에 근거해 감마니아가 소비자보호법을 과실이 아닌 고의로 위반했다고 판단했다”며 “그동안 검은 오렌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신뢰를 잃은 감마니아가 이번 문제를 해결하고 명성을 회복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딘터가 감마니아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의 결과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딘터는 감마니아가 자신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자, 2070만대만달러(약 9억원) 규모의 맞소송전에 나선 바 있다. 딘터는 해당 아이템 강화 합성에 사용한 414만대만달러(약 1억8000만원)를 제외한 나머지 보상액은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송에서도 딘터가 승리할 경우, 비슷한 일을 겪은 피해자들의 줄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dmseo@greenpost.kr

관련기사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