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NFT, "작년 에너지 전환 투자, 화석 연료 투자 따라잡았다"
원전 외 모든 친환경 에너지 부문에 투자 최대치…지속 증대 필요해

블룸버그NEF의 '에너지 전환 투자 트렌드' 보고서는 지난해 글로벌 저탄소 에너지 전환에 1조 1000억 달러(약 1350조)가 투자됐다고 밝혔다. 도표는 전세계 에너지전환 부문별 투자액.(사진=BNEF)/그린포스트코리아
블룸버그NEF의 '에너지 전환 투자 트렌드' 보고서는 지난해 글로벌 저탄소 에너지 전환에 1조 1000억 달러(약 1350조)가 투자됐다고 밝혔다. 도표는 전세계 에너지전환 부문별 투자액.(사진=BNEF)/그린포스트코리아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 대응 및 탄소저감, 에너지 위기와 정책 이행이 저탄소 에너지 기술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전문 리서치 업체 블룸버그NEF(이하 BNEF)는 연례보고서인 ‘에너지 전환 투자 트렌드’ 신규 보고서를 통해 2022년 전 세계 저탄소 에너지 전환에 1조 1000억 달러(약 1350조)가 투자됐으며, 처음으로 저탄소 기술 투자가 화석연료에 투입된 자본과 동일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번 보고서는 기업, 금융기관, 정부 및 최종소비자가 저탄소 에너지 전환에 얼마나 많은 자금을 지원하고 있는지에 주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재생에너지를 비롯해 에너지 저장, 수송, 난방의 전기화, 탄소 포집 및 저장(CCS), 수소 및 지속가능 소재 등 모든 부문에서 투자가 급증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풍력, 태양광, 바이오 연료 및 기타 재생에너지를 포함하는 재생에너지 부문은 지난해 전년 대비 17% 증가한 4950억 달러의 투자액을 기록하며, 최대 투자처를 차지했다. 전기차 및 관련 인프라 지출을 포함하는 수송 전기화 부문이 4660억 달러로 전년 대비 54% 증가세를 보이며 두 번째 투자처로 올라섰다.

미래에너지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는 민간 부문의 관심과 많은 정책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1억 달러라는 최저 투자액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부문에서 최저 투자액으로 나타났지만 수소의 투자액은 전년 대비 3배 이상의 투자규모로 급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의 저탄소 에너지에 투자가 늘어났으나 원자력 발전만은 전년도와 비슷한 투자 수준을 보였다.

◇ 탄소중립 위해서는 저탄소 에너지 부문 투자 더 증대돼야

이와 함께 BNEF는 보고서를 통해 업스트림, 미드스트림, 다운스트림 및 온실가스 저감 장치가 미비한 화석연료 발전을 포함한 화석연료 투자 추정액도 제시했다. 2022년 화석연료에 대한 투자 추정액은 1조1000억 달러로, 저탄소 에너지 전환 총 투자액과 동일한 수치로 나타났다.

화석연료 투자와 에너지 전환투자 규모가 대등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지난해 러-우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로 인해 화석연료 투자 증가가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저탄소 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았음을 방증한다.

알버트 정 BNEF 글로벌 분석 수석은 "이번 조사 결과, 에너지 위기가 청정에너지 보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논쟁을 잠재웠다"며, “국가 및 기업이 전환 계획을 지속적으로 이행함에 따라 에너지전환 투자 속도가 늦춰지기는커녕 기록적으로 급증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그는 “청정에너지 기술 투자는 화석연료 투자를 조만간 앞지를 것”이라며 “이러한 투자는 단기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기적으로는 에너지 안보를 달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넷제로 궤도에 오르려면 훨씬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2년의 괄목할 만한 성과에도 전 세계 저탄소 기술 투자는 여전히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수준에 비하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BNEF는 전세계가 2050년 넷제로 탄소 배출량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투자 규모가 당장 3 배 증대돼야 한다고 추산했다. 전력망에 추가로 투자된 2740억 달러를 포함하면 2022년 전체 에너지전환 투자액은 1조3800억 달러에 달한다. 이에 비해, BNEF의 넷제로 시나리오의 궤도에 오르려면 전세계는 2030년까지 연평균 4조550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

◇ 청정에너지 공급망과 제조시설 투자, 중국이 주도 중

한편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청정에너지 기술 생산 시설 투자는 2021년 526억 달러에서 2022년 787억 달러로 증가했다. 그 중 배터리 및 관련 부품 제조 시설 투자가 454억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태양광이 239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이러한 청정에너지 기술 생산 시설 투자는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국가들이 청정에너지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2022년 전세계 청정에너지 제조업 투자액의 91%를 차지했다.

BNEF는 넷제로 시나리오의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청정에너지 기술 제조 시설 투자에 연평균 350억 달러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안톤 바그노-존스 BNEF 무역 및 공급망 리서치 부문 수석은 “청정에너지 기술 제조 역량이 넷제로 달성에 주요 장애요인이 될 것 같아 보이진 않는다”고 평가하면서도 “중국은 지금까지 청정에너지 공급망 구축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어 다른 지역들이 중국의 상당한 시장 점유율에 도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hdlim@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