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주요국의 핵심광물 확보 전략 시사점' 보고서
"배터리 등 핵심 광물의 안정적 확보가 미래 패권 결정"
확실한 수요 및 공급사슬 파악하고, 확보 전략 수립해야

최근 주요국의 경쟁원인이 되고 있는 희토류 등의 핵심 광물(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주요국의 경쟁원인이 되고 있는 희토류 등의 핵심 광물(사진=클립아트)/그린포스트코리아

미국, 유럽, 중국 등의 주요국들이 배터리 원료 및 희토류 등 핵심광물 확보를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핵심광물 확보전략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9일 ‘주요국의 핵심광물 확보전략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와 같이 언급했다.

◇ 핵심광물 경쟁이 불붙은 이유는?

지난 4월 '가난한 미국 부유한 중국'이라는 책을 발간한 김연규 한양대 국제학부 교수는 기자에게 "핵심 광물을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경제 전쟁은 결국 희토류 등 핵심 광물 확보의 경쟁으로 넘어갈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김 교수의 예상은 적중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는 모빌리티, 에너지 등 핵심 산업에 사용되는 필수 원료인 핵심광물 확보에 세계 주요국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핵심광물은 기후위기 대응, 탄소중립 실현의 키로 꼽히는 친환경에너지 설비를 비롯해 전기차·배터리 등 전동화에 필수적인 요소이다. 그러나 핵심광물은 급증하는 수요에 비해 공급에 리스크가 존재한다.

핵심광물은 주로 중국, 중남미 등에 분포돼 있어 자원보유국의 자원민족주의 기조가 강화되고 있으며, 수출세, 수출쿼터 등의 수출통제가 강화되고 있다. 또한 핵심광물의 채굴은 환경오염의 원인이 되고 있어 규제 대상이 되고 있으며, 환경파괴를 이유로 신규광산 개발도 무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팬데믹과 러우전쟁 등 국제정세 불안으로 핵심광물의 가격변동 및 수급불안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결국 핵심광물의 안정적 확보가 탄소중립, 첨단산업 주도권 선점의 성패를 결정한다는 인식이 대두되면서 세계 각국이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핵심광물 수요량 전망(사진=주요국의 핵심광물 확보전략과 시사점 보고서)/그린포스트코리아
핵심광물 수요량 전망(사진=주요국의 핵심광물 확보전략과 시사점 보고서)/그린포스트코리아

◇ 자국 생산량 강화 및 광물 확보 방안 모색하는 주요국들

실제 미국과 유럽은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안정적 공급망 구축에 국가적 역량을 모으고 있다. 특히 바이든 행정부는 지난해 6월 4대 핵심품목 공급망 보고서를 발표하며, 자국 내 생산역량 강화, 우방국 중심의 협력체계 구축 등의 공급망 회복 탄력성 강화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미국은 최근 인프라투자 및 일자리법(IUA),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등의 법률을 제정하고, 핵심광물의 미국 내 생산과 가치사슬 내재화를 적극 도모하고 있으며, 우방국을 중심으로 자원동맹을 형성하며 국제 공조체계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유럽연합(EU) 또한 핵심 광물 공급망 안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EU는 범유럽 협의체를 구성하고 공공기금을 활용해 회원국 생산량 극대화를 추진 중이다. 특히 유럽배터리연합(EBA), 원자재연합(ERMA) 등을 통해 EU 내 광물 생산을 확대하고 가치사슬 생태계를 조성해 나가고 있다.

또한 WTO, G20 등 국제기구에 참여해 자원보유국 수출통제에 적극 대응하고, 양자·다자간 협정시 핵심광물 관련 조항을 삽입해 자원 접근성 제고에 나서고 있다.

희토류 등 핵심 광물 매장이 풍부한 중국은 미국과 유럽과 다른 방식으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주요 자원의 최대 보유국이자 가공을 포함한 전체 가치사슬을 보유한 국가로, 세계 광물 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광물수요가 급증하자 중국은 자국 내 자원 통제를 강화하고 공격적인 해외 자원 확보를 추진해 세계 광물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중국은 희토류 기업을 국영기업으로 통폐합하고, 텅스텐 등 주요 광물에 대한 외국기업 투자·탐사·채굴을 금지하는 등 주요 광물에 대한 자원 통제를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광산 투자 및 인수합병을 통해 해외자원 지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 우리나라도 전략 마련 공급망 구축 서둘러야

이러한 상황을 소개한 보고서는 “핵심 광물을 둘러싸고 각국이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만큼 우리나라도 안정적 공급망 구축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며 “배터리 등 주요산업을 중심으로 광물 수요 및 공급사슬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시행하고 범 정부 컨트롤 타워를 설립해 중장기 국가 광물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등 주요 산업을 중심으로 광물의 수요 및 공급사슬에 대한 면밀한 분석을 시행하고, 범정부 컨트롤타워를 설립해 중장기 국가 광물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며 “해외자원개발 활성화를 위해 종료된 지원사업을 복원하고 민간지원 확대 방안을 정비하는 한편, 자체 생산역량을 강화해 해외의존도를 낮추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박기현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니켈, 리튬, 희토류 등 핵심광물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 역시 안정적 핵심 광물 확보 전략이 필요하다”며 “해외자원개발 확대 및 지원책 정비, 폐자원 재순환·활용, 탄소가스 저감·대체기술 등 기술 확대, 동맹국간 공급망 구축 논의 참여를 통한 공급선 다변화에 적극 나서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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