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역량 강화·수익 다각화 해결도 숙제
중앙회, 은행 밑에 비은행 자회사 인수 추진
"중앙회와 원활한 소통하고, 성장 주력해야"

강신숙 신임 수협은행장이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수협은행 본사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수협은행기를 흔들고 있다.(수협은행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강신숙 신임 수협은행장이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수협은행 본사에서 진행된 취임식에서 수협은행기를 흔들고 있다.(수협은행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수협은행을 새롭게 이끌어갈 강신숙 은행장이 금융지주 설립을 위한 드라이브를 건다.

최근 공적자금 상환 문제를 해결한 수협중앙회가 금융지주 설립을 위해 수협은행에 자산운용·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를 두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강 행장은 금융지주 설립을 위해 초석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역량 강화는 물론, 자본건전성 개선과 수익 다각화라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앙회가 어업인과 회원조합 지원을 위해 수협은행으로부터 배당을 계속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럴 경우 수협은행은 자본 건전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수협은행은 강신숙 은행장을 선임했다. 내부 출신인 강 행장은 지난 17일 취임식을 갖고 임기를 시작했다.

◇ 강신숙 행장, '최초' 기록써내려…'고졸신화' 첫 여성 은행장 타이틀

강 행장은 수협에서 '최초' 기록을 써 내려가고 있다. 강 행장은 전주여상을 졸업한 후 1979년 수협중앙회에 입회해 최연소 여성부장, 최초 여성 부행장, 최초 여성 상임이사 등의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취임으로 '고졸 신화' 첫 여성 은행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게 됐다.

강 행장이 이번에 선임된 배경은 금융지주 설립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데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이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현재 수협의 중대한 과제가 '금융지주 설립'인데, 초석을 다지는 데 있어서 강 행장이 가장 강점이 있었을 것이다"며 "강 행장은 40년 간 수협중앙회에 몸을 담은 인물로 중앙회와 원활한 소통을 하며 수협은행의 내실 강화에 힘쓸 것이다"고 말했다.

◇ 공적자금 상환 문제 해결됐지만…자본 건전성 개선·수익 다각화 과제

강 행장은 수협의 최대 숙원 과제인 '금융지주 설립'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여진다. 이를 위해서는 수협은행의 자본 건전성 개선이 급선무이다. 지난 6월 말 기준 수협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 비율은 13.26%다.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의 평균 자기자본 비율인 17~18%대 보다 4~5%포인트 낮다.

수익 다각화도 필요하다. 수협은행은 예대마진 수익에 의존도가 높아 향후 성장에 한계가 있어 비이자이익을 늘려야 한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230억원으로 적자를 냈다. 올해 상반기에는 -285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폭이 확대됐다. 반면 같은기간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1206억원) 대비 9% 증가한 1315억원을 기록했다. 이자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9% 증가한 4007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순익을 증가됐다.  

그간 수협은행을 옥죘던 공적자금 상환 문제가 해결되면서, 그나마 숨통이 틔었다. 수협은행은 공적자금 상환을 위해 중앙회에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강 행장은 공적자금 상환 문제를 벗어나 경영 자율성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전날 중앙회는 서울 송파구 본사에서 ‘공적자금 조기상환 기념식’을 열고 ‘수협 미래 비전’을 선포했다. 2001년 1조1581억원의 공적자금을 지원받은 수협은 지난 9월 잔여 공적자금 7574억원을 예금보험공사에 국채로 지급하며 상환을 완료했다.

23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열린 '공적자금 조기상환 기념식'에서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수협중앙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23일 서울 송파구 수협중앙회 본사에서 열린 '공적자금 조기상환 기념식'에서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이 기념사를 하고 있다.(수협중앙회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중앙회, 비은행 금융사 인수 계획…강 행장 "금융지주사 전환 토대 마련"

중앙회는 금융지주 설립을 위해 수협은행에 자산운용·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를 두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투입자본 대비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자산운용사 등 소형 비은행 금융회사를 인수한다는 계획이다.

중앙회는 금융지주 인가 요청을 위한 최소한의 자회사 요건을 갖추게 되면 내년 3분기부터 금융지주 설립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금융지주 설립 이후에는 자산운용·증권·캐피탈 등 비은행 금융회사를 금융지주 자회사로 편입해 2030년까지 사업 다각화를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강 행장은 금융지주 설립을 위해 조직의 역량을 확대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강 행장은 취임사를 통해 "은행 주도의 비은행 자회사 인수를 통해 금융지주사 전환 토대를 마련하는 비대면 마케팅 전담조직 운영, 지역 환경에 맞는 특화 영업점 확대, 영업점 관리체계 개선 등 채널 경쟁력을 강화하여 시장변화에 더욱 효과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중앙회는 그간 공적자금 상환에만 사용했던 은행 배당금 등을 토대로 어업인과 회원조합 지원 규모를 연간 2000억원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임준택 수협중앙회장은 “공적자금 상환을 계기로 어촌과 수산업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이바지하는 협동조합으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중앙회가 어업인과 회원조합 지원을 위해 수협은행으로부터 배당을 계속 받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럴 경우 수협은행의 자본 건전성 문제가 해소될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공적자금 상환 완료로 수협은행의 배당금 부담이 줄기는 했지만, 중앙회가 수협은행으로부터 배당을 계속 받게 된다면 자본 건전성은 물론, 적자 문제는 쉽게 해결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강 행장이 중앙회와 원활한 소통을 통해 수협은행의 성장에 힘써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son90@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