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신한·하나·우리 금융지주, 대체로 우수한 등급 받아
"금융사고, ESG 평가에 취약점으로 작용될 가능성 있어"

4대 금융지주 사옥.(사진=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4대 금융지주 사옥.(사진=각 사)/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우수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성적표를 받아 들였던 금융지주들이 올해도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금융권에서 끊이지 않았던 금융사고가 ESG 평가에 취약점으로 꼽히고 있어 금융지주들이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들의 ESG 평가에서 우수한 등급을 받아냈다.

금융지주들의 ESG 평가를 매기는 곳은 대표적으로는 3곳으로 취합할 수 있다.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한국ESG기준원, 서스틴베스트 등이다.

먼저 지난해 MSCI는 KB·신한·우리금융을 AA등급으로 평가했다. 하나금융은 A등급을 부여받았다.

MSCI는 지난 2019년부터 전 세계 상장기업들을 업종별로 구분하고 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분야를 영업별로 나눠 35개 핵심 이슈에 대해 평가하고 정기적으로 ESG 등급을 매긴다. MSCI ESG 등급은 긍정적 등급(AA∼AAA)부터 부정적 등급(CCC∼B)까지 7단계로 나뉜다.

한국ESG기준원(KCGS)에서도 금융지주사들은 우수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한국ESG기준원은 KB금융과 신한금융에게 A+ 등급을 부여했다.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은 A 등급을 부여받았다. 

한국거래소 산하의 비영리 단체인 한국ESG기준원은 국내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ESG 평가 기관으로 꼽힌다. ESG 평가는 총 7등급(S·A+·A·B+·B·C·D)이다. ESG 평가 등급을 우수하게 받으면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해 주주가치가 훼손될 가능성도 낮아지고, 투자금 유치도 한층 수월해진다.

이어 서스틴베스트는 올해 상반기 신한금융에 전체등급, 규모별 등급 모두 AA 등급을 부여했다.  KB금융은 전체등급 AA, 규모별 등급은 A등급이다. 하나금융은 전체등급에서 A등급과 규모별 등급 A를 받았으며 우리금융은 전체등급 A등급, 규모별 등급에서 BB를 받았다.

서스틴베스트는 ESG 전문 평가기관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749개, 코스닥 상장기업 294개 등 총 1043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2022년 상반기 상장기업 ESG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평가는 서스틴베스트의 평가 모형은 ESG밸류로 이뤄졌으며, 평가 등급은 AA, A, BB, B, C, D, E 등 7개로 나뉘어있다. 등급은 총 두 가지다. 절대 기준으로 책정한 ‘전체등급’과 자산 총액 규모에 따라 차등화한 ‘규모별 등급’이다.

금융지주들의 이같이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든 데는 ESG 경영 목표가 자리하고 있다. ESG 경영 목표 중에서도 'E(환경)' 항목에 힘을 쓰고 있는 모습이다.

먼저 KB금융은 ESG경영 중장기 로드맵으로 'KB GREEN WAVE(그린 웨이브) 2030'을 내세우고, 2030년까지 KB금융그룹의 '탄소배출량'을 42% 감축(2020년 대비)하는 동시에 현재 약 20조원 규모인 'ESG 상품·투자·대출'을 50조원까지 확대하는 것을 전략적 목표로 잡았다. 

신한금융은 ‘제로 카본 드라이브(Zero Carbon Drive)’을 추진 중에 있다. 제로 카본 드라이브는 지난 2020년 11월 신한금융이 동아시아 금융사 최초로 선언한 탄소중립금융 전략이다. 2043년까지 탄소 순(Net)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넷 제로(Net-Zero)’ 전략과 2030년까지 30조원 규모의 친환경 금융 지원을 이행한다는 게 골자다.

하나금융은 ESG경영 중장기 비전인 ‘내일을 향한 큰 걸음(Big Step For Tomorrow)’ 실천을 위해 ‘2030 & 60’, ‘ZERO & ZERO’라는 두 가지 추진 목표를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2030 & 60’은 2030년까지 지속가능 부문에 총 60조원 규모의 ESG금융 조달과 공급을 목표로 한다. 이에  ESG 채권발행 25조원, ESG 여신 25조원, ESG 투자 10조원 등을 통해 사회 문제 해결과 친환경 사업에 광범위한 ESG 금융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2050년까지 그룹 사업장의 탄소배출량 ‘ZERO’와 석탄 프로젝트금융 ‘ZERO’를 이행하기 위한 ‘ZERO & ZERO’를 추진해, 향후 30년 동안 모든 관계사가 참여해 탄소 중립을 달성하고, 석탄 프로젝트금융(석탄PF)잔액을 제로화할 예정이다.

우리금융은 ESG 비전을 ‘Good Finance for the Next(금융을 통해 우리가 만드는 더 나은 세상)’으로 정하고 중장기 전략으로는 ‘Plan Zero 100’을 목표로 삼았다. 오는 2050년까지 그룹 내부와 자산포트폴리오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2030년까지 ESG금융에 100조원을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도 준수한 성적표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여진다. 올해 금융권에서 횡령, 이상 외환거래 등 금융사고가 터지면서 금융사들의 내부통제 미흡과 최고경영자(CEO) 책임 문제가 ESG 평가에 있어서 취약점으로 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금융사들의 금융사고는 금융사들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재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다"며 "금융사들이  ESG 경영 실천을 위해서는 내부통제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횡령·배임과 관련 내용은 'G(지배구조)' 항목에 영향을 끼친다. 통상 G 항목은 상법상 이사와 감사의 의무 및 주주의 권리 관련 규정과 관련이 있다. 이 가운데 부패방지와 감사기구, 내부통제 항목까지 포괄적 의미도 더해진다.

대표적으로 한국ESG기준원을 보면 금융사 지배구조와 관련해 주주권리보호, 이사회, 최고경영자, 보수, 위험관리, 감사기구 및 내부통제, 정보공개 등 평가항목을 더 세분화해 강도 높게 평가한다. 이사회의 ESG 경영 정착 노력과 내부통제기구 독립성 제고 등 영역에서 지배구조 관행이 고르게 개선됐다고 보여야지만 등급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한국ESG기준원 관계자는 "금융사들의 금융사고도 ESG 평가를 할때 주요 평가 요소이다"며 "내부 위원회 전문가분들이 금융사들의 내부통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ESG 평가를 하고 등급에 반영한다"고 말했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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