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카카오뱅크·페이 주가 출렁
이복현 금감원장 "카카오뱅크·페이 문제 심각" 지적
증권가 "정부 규제 가능성…목표 주가 줄줄이 내려"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카카오뱅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카카오뱅크 판교오피스.(카카오뱅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데이터센터 화재 사태로 악재가 일면서 카카오 금융 계열사인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가 곤혹을 치르고 있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는 국정감사까지 소환됐다.

이번 데이터센터 화재를 계기로 정부의 규제 강화 가능성이 나오면서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의 향후 주가도 먹구름이 낄 것이라는 전망이다.

24일 금융권과 국회에 따르면 이날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와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가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참석했다. 국회는 윤호영 대표와 신원근 대표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사태의 원인과 방지대책을 묻고 보상방안에 대해 집중 질의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에 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그린포스트코리아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 등에 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국회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주가는 데이터센터 화재 사고로 발생한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출렁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과 동일한 1만6750원에 마감했다. 지난 7일 2만원 아래로 떨어진 뒤 1만6000~1만8000원대를 나타내고 있다. 이는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던 올해 1월3일(5만9800원)과 비교하면 71.99% 빠진 수준이다.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였던 지난 17일에는 연중 최저가(1만5950원)를 기록했다.

지난주(10월 17~2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354만7627주의 공매도 물량이 몰리면서 공매도 물량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7일에만 카카오뱅크는 112만4745주의 공매도 물량이 몰리면서 1위였던 카카오(141만6977주) 다음으로 2위를 기록했다.

카카오페이는 전 거래일보다 1.7%(600원) 오른 3만58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11일 3만원 대로 하락한 뒤 3만3000~3만9000원대에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3만3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카카오는 금융 계열사로 인터넷전문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전자금융업자인 카카오페이를 두고 있다. 이어 카카오페이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증권·카카오페이손해보험·KP보험서비스까지 합치면 금융 계열사 5개를 영위한다.

카카오뱅크는 주주환원 정책을 공언하면서 '주주 마음 달래기'에 나섰지만, 이번 데이터센터 화재 여파로 가파르게 타격을 입었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7일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해 주주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앞으로도 주주 여러분들의 변함없는 신뢰와 성원을 바탕으로 주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는 성장을 반드시 이끌어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카카오뱅크 임원 12명이 지난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 총 5만685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에 대한 목표가를 내리면서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놓는다. 정부의 규제 강화가 복병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가 밸류에이션(평가 가치)에 미칠 영향이 이용자 이탈보다는 정부의 규제 논의에서 촉발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본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 원장은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카카오 사태를 언급하면서 카카오페이 등 금융사의 전자금융거래 문제점을 지적하자 "카카오페이의 경우 이중화가 미비하다고 볼 여지가 큰 걸로 보인다"며" 카카오뱅크도 본질 기능인 대출이나 이체에 지장이 생겨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증권은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를 기준 3만70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어 키움증권도 4만9000원에서 2만원으로, DB금융투자도 2만4600원에서 1만6200원으로 목표주가를 낮췄다. SK증권은 카카오페이의 목표주가를 기존 7만6000원에서 3만8000원으로, DB금융투자는 기존 9만300원에서 5만3500원으로 내렸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부실화 위험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어 경기부양을 위한 대출 확대 정책보다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높다"며 "금융혁신이 인터넷 전문은행 성장에 기여했듯이 규제 강화는 당분간 인터넷 전문은행 성장의 제약요인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당분간 기대한 수준보다 비교적 부진한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면서 "주택담보대출, 자영업자대출 등 신규 상품 출시에도 예상과 달리 기대 이하의 대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비이자 부문 실적 역시 기대 이하 실적을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희연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의 적정 기업가치는 5조2000억원으로, 올해 2분기 기준 카카오톡 사용자 중 46.1%가 카카오페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이미 주요 서비스는 모두 성공적으로 개발해 제공하고 있으며, 금융 업황이 턴어라운드할 때까지 인내가 필요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임 연구원은 이어 “내년 연결기준 영업손실액 예상치는 18억원으로, 자본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자회사 증권의 실적 부진과 초기비용 집행으로 인한 손해보험의 적자 확대가 불가피하다”면서도 “2024년 영업이익은 309억원으로 설립 이래 최초 영업이익 흑자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카카오톡의 플랫폼 경쟁력이 카카오페이의 펀더멘털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은 명백한 리스크 요인”이라며 “자체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다양하고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 제공, 적극적인 마케팅, 편리한 UI, 높은 수준의 브랜드 신뢰도 등이 뒷받침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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