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톱 입은 ‘밀로의 비너스’, 나뭇잎으로 가린 ‘승리’

출처=대항해시대 오리진
출처=대항해시대 오리진

라인게임즈가 서비스중인 오픈월드 MMORPG(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대항해시대 오리진’이 때 아닌 미술품 검열 논란에 휘말렸다. 게임에 등장하는 조각상들은 원본에 없는 옷을 걸치거나 나뭇잎으로 성기를 가렸다. 이용자들은 미술품에 검열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지나치다고 지적한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코에이테크모게임스의 ‘대항해시대’를 기반으로 16세기 대항해시대의 항해, 무역, 탐험, 전투 등 다양한 활동을 다룬 게임이다. 이 게임에는 당대의 유명한 미술품들이 등장하는데, 원본에서는 누드로 표현된 작품들이 게임에서는 옷을 입은 것으로 수정됐다.

가령 상반신 누드의 ‘밀로의 비너스’는 탱크톱을 입었으며, 미켈란젤로의 ‘승리’에 나오는 젊은 남성은 나뭇잎으로 성기를 가렸다. ‘렙티스 마그나의 비너스 상’과 ‘갈리아인과 그의 처’ 또한 비슷한 방식으로 검열됐다.

출처=대항해시대 오리진
출처=대항해시대 오리진

라인게임즈에 따르면 이 같은 자체 검열은 국내 등급분류 시스템과 아무 관련이 없다. 대항해시대 오리진은 선정성이나 폭력성 측면에서는 12세 이용가 수준으로 개발됐으나, 거래소의 존재로 인해 게임물관리위원회측으로부터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받았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등급 심사와는 무관하다”며 “향후 글로벌 서비스 준비를 위해 국가별 심의 규정을 참고하며 준비했던 이미지가 의도치 않게 업데이트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부분은 원상 복구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예술 작품에 대한 검열 논란은 해외에서도 종종 발생한다. 닌텐도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는 미켈란젤로의 ‘다비드’ 등 다양한 미술품이 등장하는데, 이들 대부분이 원본과 같이 나체로 묘사되면서 북미에서는 찬반양론이 일었다. 일부 이용자들은 어린 아이들이 보기에 불편하다고 우려를 표했고, 다른 이용자들은 예술은 예술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출처=모여봐요 동물의 숲
출처=모여봐요 동물의 숲

그동안 닌텐도는 일본에 출시됐던 게임을 북미 버전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캐릭터에 옷을 입히는 등 엄격한 자체 검열을 진행해온 바 있다. 그러나 미술품에 대한 해석은 달랐다. ‘튀어나와요 동물의 숲’과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는 원본 그대로의 미술품이 등장한다.

한편 라인게임즈는 대항해시대 오리진을 글로벌 원빌드로 해외에 출시할 계정이다. 모바일 플랫폼과 PC(라인게임즈 FLOOR 및 스팀)를 동시 지원한다.

dmseo@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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