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에 가계·대출금리 7%대 돌파 예상
금감원 "대출금리 부담, 대내외 리스크 요인 대비"
한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 이어 나갈 필요가 있어"

최근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p 인상)'을 밟으면서 대출금리가 천정부지로 오를 전망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대출금리 8%대 시대가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도 우세하다.(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p 인상)'을 밟으면서 대출금리가 천정부지로 오를 전망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대출금리 8%대 시대가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도 우세하다.(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한국은행이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0%포인트 인상)'을 밟으면서 대출금리가 천정부지로 오를 전망이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 14년 만에 대출금리 8%대 시대가 현실화될 것이란 관측도 우세하다. 이에 가계와 기업들의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것으로 보여진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2일 통화정책 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연 2.50%→3.00%) 인상했다. 이에 따라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에 기준금리 3% 시대를 맞았다.

한은이 빅스텝을 밟자 시중은행들의 대출금리도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가계와 기업들의 이자 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이 발표한 '2022년 9월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9월 말 은행 기업 대출 잔액은 1155조5000억원이다. 이는 전월보다 9조4000원 증가한 것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9년 6월 이후 9월 기준으로 가장 큰 증가폭이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줄었다.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59조5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2000억원 줄었다. 9월 기준으로 은행권 가계대출이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 속보치 작성 이후 처음이다.

가계 대출금리는 대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합쳐서 결정된다. 대출 기준금리는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을 근거로 코픽스(COFIX), 금융채·CD 금리 등을 사용한다. 이런 구조의 가장 기본은 한은의 기준금리다. 한은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0.50%포인트 인상되면 전체 대출자의 연간 이자 부담액은 6조5000억원 늘어난다.

지난달 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연 4.73∼7.14% 수준이다. 일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가 약 13년 만에 7%를 넘어선 상태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 연 4.510∼6.813%)와 신용대출 금리(1등급·1년, 연 5.108∼6.810%) 역시 7%대에 바짝 다가섰다.

가계 대출금리는 연말까지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 은행연합회가 오는 17일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발표하면, 이를 근거로 삼는 시중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변동형(6개월마다 금리 변동)과 신용대출 상품 금리를 즉시 상승하게 된다. 이번 코픽스 인상 폭에 따라 7%를 돌파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지난 7월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7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90%를 기록, 사상 최대폭인 0.52%포인트까지 상승한 바 있다. 최근 공시된 8월 코픽스는 2.96%이다. 이는 2013년 1월 이후 9년 7개월 만의 최고치이다.

은행연합회 예대금리차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기업 대출금리는 4.26~4.47%로 집계됐다. 이번 빅스텝으로 기업 대출금리도 7%대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업 대출금리도 7~8% 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금융당국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리스크 요인을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개최한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통화 긴축 가속화에 따라 대출금리가 지속 상승해 금융비용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며 "대내외 리스크 요인에 철저히 대비해달라"고 밝혔다.

향후 기준금리 인상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진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급등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이 연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음 달 미 연준이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도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를 줄이고자,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9월 C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 올랐다. CPI는 시장의 예상치였던 8.1%보다 높게 나왔다.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 경기가 둔화되고 있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리인상기를 맞게 되면서 시중 자금이 은행 예·적금으로 몰리는 ‘역 머니무브’ 현상은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예적금 잔액도 지난 11일 현재 811조7546억원으로 사상 처음으로 800조원을 돌파했다.

son9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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