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고척돔 내 매장 이용자 27% 다회용컵 선택
‘1회용품 저감’ 공감대로 올해 잠실야구장서 진행

서울시가 지난 8월 24일부터 잠실 야구경기장에서 한 달 간 시행한 ‘다회용컵과 다회용기 이용 시범사업’이 23일 끝난다. 작년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했던 것과 달리 보증금 없이 다회용기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시가 지난 8월 24일부터 잠실 야구경기장에서 한 달 간 시행한 ‘다회용컵과 다회용기 이용 시범사업’이 23일 끝난다. 작년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했던 것과 달리 보증금 없이 다회용기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서울시가 지난 8월 24일부터 잠실 야구경기장에서 한 달 간 시행한 ‘다회용컵과 다회용기 이용 시범사업’이 23일 끝난다. 올해는 작년 고척 스카이돔에 이어 잠실야구장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작년과 달리 보증금 없이 다회용기를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 

본지는 지난 8월 23일 서울시가 잠실야구장 쓰레기 줄이기에 나섰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서울시는 연간 2천여 톤에 달하는 야구장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서 LG트윈스, 두산베어스, 효성화학 등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야구장 내 1회용품 사용을 줄이기로 했다. 

야구장 내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정책은 서울시가 2018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1회용 플라스틱 없는 서울’ 정책의 일환이다. 서울시는 야구장 내 1회용품 퇴출을 위해 지난해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고척돔에서 4월 3일에서 29일까지 다회용컵 사용 시범사업을 자율 실시했다. 

본지 확인 결과, 작년 다회용컵 시범사업에는 고척돔 내 4개 매장이 참여했다.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에 따르면 해당 매장을 방문한 이용자 중 약 27%가 다회용컵을 선택했으며, 설문조사 결과 약 89%가 불편한 점이 없었다고 대답했다. 

장지훈 서울시 자원순환과 생활폐기물감량팀장은 본지에 “작년 코로나19로 인한 입장 관중 수 제한 및 취식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다회용컵 사용량이 1100여 개에 달했다”며 “서울시 소재 야구장에서 다회용 컵을 사용한 첫 사례로서의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 이용자에 다회용기 선택권 주되 보증금은 없애

작년 다회용컵 사용 시범사업의 경우 고척돔에서만 진행돼 일각에서는 경기가 더 많이 열리는 잠실 야구경기장이 제외된 이유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당시 서울시는 잠실야구장을 대상으로도 시범사업 시행을 추진했지만 두산과 LG구단 측과 협의가 잘 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는 야구장 내 1회용품 사용 저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잠실야구장도 참여하게 되었다. 작년에는 고척돔이, 올해는 잠실야구장이 참여하는 셈이다. 다만 시기적으로 야구 시즌의 3분의 2가 지나가는 시점에 해당 시범사업을 도입한 데 따른 아쉬움도 나온다. 서울시가 공식적으로 다회용컵과 다회용기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힌 건 지난 8월 24일로 정규 시즌이 끝나기 한 달 전이다. 

장지훈 생활폐기물감량팀장은 “올해 다회용기 시범사업은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준비해 시행한 것으로 다회용컵은 8월 17부터 우선 시범 사용했고, 다회용기는 준비 과정에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당초 계획한 24일에서 하루 늦은 25일부터 시범사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올해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시범사업은 작년 고척돔에서처럼 원하는 사람만 다회용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되 보증금은 없앴다는 점이 다르다. 서울시가 보증금 적용 또는 미적용, 다회용컵 대여하는 별도 부스 운영 또는 매점에서 다회용컵 제공 등 여러 방법으로 사업을 진행한 결과, 보증금 없이 별도 부스를 운영하면서 매점에서도 컵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진행했을 때 사용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만 서울시 측은 작년 고척돔, 올해 잠실야구장에서 1회용품 사용 줄이기 시범사업을 진행하긴 했지만 민간 주도 성격이라 내년에도 해당 사업이 계속 이어질지는 모르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다회용컵 생태계에 대해서는 지속 조명하고 관련 제도 안착에 힘쓴다는 계획이다. 

장지훈 팀장은 “잠실야구장에서 추진한 ‘다회용컵과 다회용기 이용 시범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스포츠 시설에도 확대 적용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이밖에 오는 11월 시행되는 합성수지재질의 응원용품 사용 억제에 따라 스포츠 구단 및 매장들과 협력해 제도가 안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key@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