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장재 비중 높은 식품기업에 직격타
“가격 관계없이 사용량 자체 줄여나가야”

최근 1년 사이 플라스틱의 원료값이 크게 올랐다. .그동안 저렴하고 가공이 쉬워서 폭 넓게 사용돼 온 플라스틱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앞으로 플라스틱 소재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해야 할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1년 사이 플라스틱의 원료값이 크게 올랐다. .그동안 저렴하고 가공이 쉬워서 폭 넓게 사용돼 온 플라스틱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앞으로 플라스틱 소재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해야 할까.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최근 1년 사이 플라스틱의 원료값이 크게 올랐다. 그동안 저렴하고 가공이 쉬워서 폭 넓게 사용돼 온 플라스틱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앞으로 플라스틱 소재를 어떻게 바라보고 대처해야 할까. 

최근 라면과 과자 등 식품값이 줄줄이 오르는 등 물가가 상승하고 있다. 기업들은 원재료값 상승, 지속적인 고환율, 유가상승으로 전반적인 제반 비용이 급증함에 따라 제품 판매 가격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은다. 식품기업도 곡물 등 원재료값은 물론, 부재료인 포장재에 들어가는 플라스틱값이 오르면서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입장이다. 

업계에 따르면 합성수지의 주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1년 사이 약 60% 올랐다. 이는 곧 그동안 가격이 싸서 폭넓게 사용돼 온 플라스틱에 대한 비용 부담이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 포장재 비중 높은 식품기업에 직격타

플라스틱의 주원료 가격 상승은 이를 부재료인 포장재로 활용하는 식음료기업에도 타격을 미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품 포장재 비중이 높은 식품업계는 플라스틱 포장재의 원료 가격이 오르면 당연히 직격타를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생산량이 많은 기업일수록 부담이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페트병 등 플라스틱 사용량이 많은 생수·음료 기업은 어떨까. 포장재 원료값 상승을 어떻게 체감하고 있으며 어떤 대안을 마련하고 있을까.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당사는 페트병 생산의 주 원료인 페트레진(페트칩)을 쓰고 있다. 해당 페트레진은 거래소가 없어 생산기업과 소비기업 간 거래가격으로 단가가 책정되는데, 페트레진 가격은 지난해 1월 톤당 약 800~900달러에서 올해 1월 1100~1200달러, 올해 7월 1200~1300달러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페트병 생산 및 음료주입까지 한 공장에서 이뤄지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원가경쟁력 확보 및 수익성 제고로 페트레진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을 감내할 계획”이라며 “ 현재로서는 관련해 제품 가격 인상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석유계 플라스틱의 장점 중 하나는 저렴한 가격으로 손꼽힌다. 그러나 가격적으로 부담된다면 PLA 등 바이오 소재가 현 상황에서의 대안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물론, 가격으로만 따지면 여전히 바이오 플라스틱을 제조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이 월등히 높다. 

생분해 플라스틱 ‘PHA’ 개발 및 생산을 개시한 CJ제일제당 측 관계자는 “환경적인 측면에서 보면 산업 전반적으로 바이오 플라스틱을 기존 석유계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볼 수 있다”며 “그러나 가격적으로는 기존 석유계보다 2배에서 많게는 4배 더 높아서 가격적인 장점보다는 석유계 플라스틱에 대한 글로벌 규제와 연결해서 키워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석유계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제한과 규제를 확대하는 추세 속에서 바이오 플라스틱이 대체재로서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이다. 

◇ “가격 관계없이 사용량 자체 줄여나가야”

그렇다면 과거처럼 더 이상 플라스틱이 저렴하지 않다면 무엇이 플라스틱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자원순환 전문가들은 가격 상승과 연결짓지 않더라도 기후위기 대응의 방향으로서 대안물질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은 “석유 가격이 올라가서 플라스틱 가격이 상승하면 ‘탈플라스틱’의 흐름이 빨라지긴 하겠지만, 플라스틱 가격이 올라가는 것은 유가상승 때문으로 운송이나 생산 비용 등 다른 것도 다 올라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애초에) 플라스틱 가격이 올라갔으니까 다른 것으로 대체하자는 게 아니라 가격 문제와는 관계없이 플라스틱 사용량 자체를 줄여나가는 것이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방향성이기 때문에 대안물질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가격 상승을 전제로 하지 않는 것은 석유계 플라스틱이 아무리 저렴하다 하더라도 환경적 비용까지 감안하면 언제나 더 비쌀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있다. 그러므로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는 상관없이 탈플라스틱에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홍 소장은 “탈플라스틱으로 가자고 하는 건 석유로 만든 플라스틱으로 만든 플라스틱 줄이자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 말이 바이오 플라스틱을 더 늘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바이오 플라스틱도 결국 플라스틱이기 때문에 그런 주장은 동어 반복이 된다”고 강조했다. 

홍 소장은 “결국 탈플라스틱의 기본은 재질 대체가 아니라 사용량 자체를 줄이는 것”이라고 정리하며 “일회용 석유계 플라스틱을 일회용 바이오 플라스틱 용기로 바꾸자는 게 아니라, 일회용 플라스틱을 다회용으로 바꿔서 수백 번 사용하는 게 환경에는 훨씬 더 도움이 된다”는 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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