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조 화장품 내 미세플라스틱 천연 물질로 대체
‘생분해’ 성분 친환경 소재 개발 활발

색조 화장품에 사용되는 글리터 소재는 미세플라스틱 성분으로 환경오염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화장품 업계에서는 ESG경영의 일환으로 미세플라스틱 대체 성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색조 화장품에 사용되는 글리터 소재는 미세플라스틱 성분으로 환경오염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화장품 업계에서는 ESG경영의 일환으로 미세플라스틱 대체 성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우리나라는 2017년 7월부터 치약이나 스커럽제, 바디워시 등 씻어내는 화장품에 대한 미세플라스틱 사용을 전면 금지했지만, 색조 화장품 등 바르는 화장품에는 여전히 미세플라스틱이 사용되고 있다. 이렇게 립이나 아이 메이크업 제품에 사용되는 글리터 소재는 미세플라스틱 성분으로 환경오염의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에 화장품 업계에서는 ESG경영의 일환으로 미세플라스틱 대체 성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립스틱이나 아이섀도 등의 미세플라스틱 성분이 들어가는 이유는 경제성과 발림성 때문이다. 특히 미세플라스틱이 함유된 파우더 제형은 부드러운 발림성을 위해 색조 화장품에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의 환경적 영향을 고려하면 화장품에 들어가는 미세플라스틱을 대체하기 위한 광범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색조 화장품 내 미세플라스틱 천연물질로 대체

미세플라스틱 대체재에 대한 시장 니즈가 커지면서 화장품 업계에서도 ESG경영의 일환으로 미세플라스틱 대체 성분에 대한 연구개발을 다각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한국콜마가 미세플라스틱 대체 친환경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콜마는 지난 6월 29일 색조 화장품에 사용되는 미세플라스틱을 천연 물질로 대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한국콜마가 주목한 소재는 실리카다.

실리카는 화장품에 범용적으로 사용되는 소재로 피지 분비 조절 및 모공 관리 효과가 뛰어난 미네랄 유래성분이다. 화장품 성분이 덩어리지는 현상을 방지해 제품의 점도를 조절해 주기도 한다. 

다만 형태와 기능면에서는 미세플라스틱 대체재로 연구가 많이 되지만 기름을 많이 흡수하는 실리카의 성질 때문에 제품 상용화에는 한계가 있었다. 

한국콜마는 실리카의 기름 흡수 성질을 낮추기 위해 실리카 성분 크기를 극소화시켰다. 실리카 표면 기공 크기를 줄여 기름을 흡수할 공간을 최소화하는 원리다. 이를 통해 기름을 흡수하는 성질은 50% 이상 감소시켰고 발림성도 높였다. 내년 초 제품 출시를 목표로 파우더 제형이 포함되는 기초 화장품에 실리카 도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클린뷰티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고 있어 국내외 고객사에서 미세 플라스틱을 배제한 제품 개발 요청이 늘고 있다”며 “친환경 소재 개발과 국산화에 앞장서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 구축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콜마가 주목한 성분에는 천연 자원으로 분류되는 ‘과일 배의 석세포’도 있다. 한국콜마는 과일 배의 석세포를 활용한 화장품, 치약, 건강기능식품 개발을 위해 지난해 8월 루츠랩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배 석세포는 배의 껍질과 과심에서 추출하는 식물 원료로 배를 먹을 때 입안에서 까끌하게 느껴지는 물질이다. 표면에 이물질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각질 제거 및 모공 축소 효과 등이 뛰어나 다른 미세플라스틱 대체재들과 비교했을 때 효능 측면에서도 우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배즙을 짜고 남은 폐기물에서 쉽게 추출할 수 있어 부산물의 업사이클링을 통해 폐기물을 최소화하고 재료 확보가 쉬운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한국콜마에 따르면 기존에는 배 석세포 대량생산을 통한 상용화가 어려웠지만, 루츠랩에서 대량 수집·가공한 배 석세포의 순도를 높이고 제품별 필요한 입자 크기로 미립 분쇄하는 등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현재 한국콜마는 원료를 적용한 샘플 제형 설계 및 피부 세정력 테스트를 완료하는 등 제품화에 필요한 테스트를 모두 끝냈다.

◇ ‘생분해’ 성분 친환경 소재 개발 활발

미세플라스틱으로 인한 수질오염 걱정을 없앤 세안용 생분해성 마이크로비즈 물질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되기도 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포항공과대학교와 지난해 10월 세안제 등에 쓰이는 미세플라스틱을 대체할 생분해 소재로 게 껍데기에서 추출한 키토산 천연물질 공동으로 개발했다. 해양 천연물질인 키토산 고분자를 활용한 것으로 단단하면서도 세정력이 뛰어난 키틴(chitin) 마이크로비즈를 제조했다. 키틴은 곤충이나 갑각류의 단단한 표피를 구성하는 성분을 말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생화학적 산소요구량 실험을 통해 해당 성분의 생분해성을 평가한 결과, 미생물 대사에 의해 자연분해되는 것을 확인했다. 바닷물에서는 한 달 안팎으로 90% 이상 분해됐다. 

생분해성을 키워드로 하는 친환경 소재 개발은 해외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연구진은 지난해 11월 식물성·생분해성 글리터를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주 재료는 식물이나 과일의 세포벽을 구성하는 셀룰로오스다. 해당 생분해성 글리터는 별도의 염료 없이 기존에 쓰던 펄프 생산기계만 있으면 제작이 가능하다고 알려진다. 

연구진의 설명에 따르면, 목재 펄프에서 셀룰로오스를 추출해 필름 형태로 만들어 정제와 건조 과정을 반복해 착색을 유도, 작게 분쇄하면 생분해성 글리터가 만들어진다. 기존 글리터 대비 에너지 측면에서도 훨씬 효율적이다. 

한편 화장품이 안고 있는 플라스틱 문제는 제품의 내용물뿐만 아니라 외부 용기에도 있다. 다음 회차에서는 플라스틱 화장품 용기 문제에 대해서 다룬다. 

플라스틱은 어떻게 이렇게까지 미움 받는 소재가 되었을까요. 기업은 플라스틱 대책에 과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플라스틱을 줄일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요. 소비자가 정말로 기업에 바라는 탈플라스틱 방향은 무엇일까요.

플라스틱 하면 다양한 물음표가 따라옵니다. 썩지 않는 플라스틱이 안고 있는 문제는 원금에 이자가 덩어리째 붙듯 늘어나 오늘날 지구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말을 걸어오고 있습니다. 이에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진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각국의 정부와 기업과 개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있습니다.

탈플라스틱은 전세계적으로 ‘지금 당장’ 실천해야 하는 문제로 떠올랐습니다. ‘2022 탈플라스틱 프로젝트’는 이 시대가 안고 있는 플라스틱 문제와 기업이 어떻게 현실적으로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을지 살펴보기 위해 기획되었습니다. 2주에 1회씩 플라스틱 문제에 대한 산업계 안팎의 다양한 관점과 함께 자료를 근거로 실천방안을 찾아볼 예정입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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