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2시간씩 4개월 전기차 운행한 소감
“앞으로 1~2년 내 전기차 세상 올 것 같다”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 택시를 하루 12시간씩 4개월째 운행 중인 42년차 드라이버에게 ‘직접 운전해보니 뭐가 편하고 뭐가 불편했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2년 내에 전기차 시대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 택시를 하루 12시간씩 4개월째 운행 중인 42년차 드라이버에게 ‘직접 운전해보니 뭐가 편하고 뭐가 불편했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2년 내에 전기차 시대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기차는 충전이 오래 걸려 불편하지 않을까? 하루에 수백Km씩 달리면 힘이 달리지는 않을까? 아이오닉5 택시를 하루 12시간씩 4개월째 운행 중인 42년차 드라이버에게 ‘직접 운전해보니 뭐가 편하고 뭐가 불편했느냐’고 물어보았다. 그는 "앞으로 2년 내에 전기차 시대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기자는 서울 송파구에서 마포구까지 약 25Km 구간을 현대 아이오닉5 전기차 택시로 이동했다. 1980년부터 택시를 운행해 현재 42년차 드라이버가 운행하는 개인택시였다. 그날은 현대자동차 새 전기차 모델 아이오닉6가 사전예약 신기록을 세운 바로 다음날이었다.

기자는 전기차를 직접 운전해 본 경험이 없었다. 이것저것 궁금한 게 많아 기사분에게 전기차는 전체적으로 운전하기가 어떤지, 하루에 많은 거리를 운행하는 택시로서 어떤지, 힘이 달리거나 충전이 불편한 등의 문제는 없는지 궁금했다. 해당 택시를 운행하는 정 모씨는 “1년이나 2년 정도 뒤에는 전기차 시대가 올 것 같다”고 말했다.

◇ “힘 남아도는 아이오닉 전기차...유지비도 저렴”

전기차에 앉아본 첫 인상은 ‘조용한 실내’였다. 기사 정씨도 “소리가 전혀 없다”고 했다. 정씨는 “워낙 조용해서 골목길 다닐 때 사람들이 잘 알아채지 못해서 무서울 정도”라고 했다. 차가 뒤에 오면 특유의 ‘부릉’하는 소리가 나는데 전기모터는 그게 없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조용해도 힘이 약하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힘이 달리는 느낌 같은 건 전혀 없고 오히려 남아 도는 기분이고 고속도로 주행에서도 (기존 차량들과) 다른 점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전기차를 운행하는 이유는 경제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했다. “가스 차량을 이용할 때도 하루에 4만원 이상 연료비를 사용했는데 지금은 7~8천원 내외면 해결이 된다”고 했다. “내연기관 엔진을 탑재하지 않은 전기차 특성상 엔진오일이나 미션오일 교체 또는 타이밍벨트 교환 같은 소모품 관련 관리비가 들지 않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자신의 (아이오닉5) 차량을 한번 충전하면 450Km 달릴 수 있다고 했다. 부산까지도 충분하다는 얘기다. 이 택시는 하루 평균 250~300Km 정도 운행하는데 완전히 충전하면 연료가 30~40% 정도 남는 정도다. 충전 편의성에 관해 물어보았더니 ‘불편한 부분은 있는데 그래도 큰 문제는 없다’는 답이 돌아왔다,

“제가 사는 아파트에 충전 시설이 있어요. 완전히 비었을 때 ‘만땅’ 넣으려면 7~8시간 걸리니까 불편하고 혹시 어디 멀리 갔을 때 충전 시키는 게 신경 쓰이는 부분은 있어요. 그래도 현대에서 나온 충전기 중에 20분이면 80%까지 충전되는 게 있다고 해서 요즘은 괜찮아요”

4개월간 아이오닉5 택시를 운행한 이 드라이버는 충전 등이 일부 불편하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은 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의 '2022 올해의 전기차'에 선정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4개월간 아이오닉5 택시를 운행한 이 드라이버는 충전 등이 일부 불편하지만 그래도 앞으로는 전기차가 대세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은 미국 자동차 전문지 '카앤드라이버'의 '2022 올해의 전기차'에 선정된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5.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앞으로 전기차 많이 늘어날 것 같다”

그는 “전기차 시대가 이제는 올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전 시간이 길지만 (하루 운행량이 많지 않은) 보통 사람들은 저녁에 주차장에 세워놓고 밤새 충전하면 한번 충전에 며칠은 탈 수 있으니 큰 문제 없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소소한 장점도 많다고 했다. 그가 피부로 가장 먼저 느낀 것은 수납공간이다. 정씨는 자신의 택시에 대해 ‘앞뒤가 모두 트렁크’라고 소개했다. 앞쪽에 엔진이 없으니 워셔액 관련 등 몇가지 필요하 것들만 장착돼있고 원래 엔진룸이 있는 공간에는 마치 엔진처럼 보이는 수납박스를 만들어 짐을 실을 수 있다.

기름을 태워 엔진을 돌리는 방식이 아니므로 배출가스가 없다는 게 전기차의 장점이다. 탄소중립 흐름 속에서 전기차 등 소위 ‘친환경 미래차’ 등이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다만 이 부분은 운전자 입장에서는 피부로 느끼는 부분이 적을 수 있는데, 정씨는 전기차를 운행한 다음부터 몸 컨디션이 더 좋아진 것처럼 느낀다고 했다.

그는 “과거 가스 차량을 운전할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피로도가 덜하다”면서 “이 차를 사서 지난 4개월 동안 열흘 남짓 쉬고 꾸준히 매일 12시간씩 일했는데도 피곤하지가 않다”고 했다. 운행시간이 예전보다 줄지도 않았는데 건강 컨디션이 비교적 좋은 것에 대해 그는 개인 의견임을 전제하면서 “기존 연료에서 나오는 물질들이 없다는 게 영향을 미친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2년 정도 지나면 (전기차가) 정말 많이 늘어날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러면서 정부나 지자체 등이 관련 지원을 조금 더 많이 해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영업용 택시는 과거 1,800만원까지 지원금을 받을 수 있었는데 자신은 1,200만원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가까운 지인이 전기차를 사도 되겠느냐고 물어보면 ‘걱정하지 말고 사라’고 조언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지금 현재로서는 아파트에 전기차 충전시설이 있거나 회사 주차장에 관련 시설이 있는 경우 추천하고 앞으로 충전 시설 등이 더 늘어나면 1~2년 내로 전기차가 더욱 늘어날 것 같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한편 환경부는 지난 30일 2023년도 예산안 관련 내용을 공개하면서 내년에 전기차 27만 3천여대에 해당하는 물량의 예산을 지원하고 충전 기반시설 6만 2천기를 확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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