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2022년 봄철 기후 분석 결과’
올해 3~5월 전국 평균기온 역대 1위
이동성고기압·더운 봄과 함께 찾아온 가뭄
5월 강수량·강수일수·상대습도 역대 가장 낮아
지난 봄 이상기후에 몸살 앓은 전 세계

올해 봄은 지난 50년 사이 가장 더웠고 5월에는 역대 가장 적은 비가 내렸다. 이런 가운데 세계 곳곳이 폭우나 홍수, 이상고온과 이상저온에 시달렸다. 기상청은 "전 세계적으로도 고온 현상이 나타났고 특히 5월은 대기가 건조한 가운데 강수량이 역대 가장 적었다"고 밝혔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봄은 지난 50년 사이 가장 더웠고 5월에는 역대 가장 적은 비가 내렸다. 이런 가운데 세계 곳곳이 폭우나 홍수, 이상고온과 이상저온에 시달렸다. 기상청은 "전 세계적으로도 고온 현상이 나타났고 특히 5월은 대기가 건조한 가운데 강수량이 역대 가장 적었다"고 밝혔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2022년 봄은 지난 50년 사상 가장 더웠다. 올해 5월에는 역대 최악의 가뭄이 찾아왔다. 우리나라가 기록적인 무더위와 가뭄에 시달리는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도 폭우나 홍수, 폭풍, 그리고 이상고온 또는 이상저온 등에 몸살을 앓았다. 지구 날씨에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 2022년 봄철 전국 평균기온 역대 1위

기상청에 따르면 2022년 봄(3월~5월) 전국 평균기온은 13.2℃로 역대 가장 높았다. 평년 대비 1.3℃ 높은 숫자다. 기상청이 밝힌 역대는 1973년 기준인데 1973년은 기상관측망을 전국적으로 대폭 확대한 시기다. 쉽게 말해 올해가 최근 50년 사이 가장 더운 봄이었다는 의미다. 참고로 전국 평균값은 62개 지점 관측값을 사용한다.

‘더운 봄’은 어디서 왔을까.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봄은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은 가운데 맑은 날이 많고 따뜻한 남풍이 자주 불어 기온이 높았다. 기상청은 “지난 봄철 대륙고기압이 중국 중부지방에서 빠르게 변질되면서 우리나라는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맑은 날이 많은 가운데 햇볕이 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남풍이 자주 유입되면서 평년에 비해 기온이 매우 높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기상청은 “3월과 4월 티베트 지역에서 우리나라 동쪽까지 상층에서 동서로 폭넓게 양의 고도 편차역이 형성됨에 따라 우리나라 대기 하층에는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자주 받아 높은 기온이 유도되었다”고 덧붙였다.

올해 봄은 평균기온이 가장 높았을 뿐만 아니라 봄철 일조시간 순위(시간) 역시 지난 2017년에 이어 2위(755시간)를 기록했다. 참고로 올해 봄 평균기온은 역대 2위로 기록된 지난 1998년과 같다. 하지만 기상청 기후통계지침(2021)에 따르면 기후요소 값이 같을 때는 최근 연도를 우선순위로 한다. 날씨도 덥고 햇빛도 쨍쨍했다는 얘기다.

◇ 이동성고기압·더운 봄과 함께 찾아온 가뭄

봄 중에서도 평년보다 매우 높은 3월과 4월 기온이 고온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은 평년대비 1.6℃, 4월은 1.7℃, 5월은 0.7℃ 높았다. 3월 11일과 13일 그리고 4월 10일과 12일은 이동성고기압이 우리나라 남동쪽에서 느리게 이동해 3일 연속 일평균 기온이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기상청은 해당 기간 연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적게는 6℃ 에서 많게는 8.3℃ 높았다고 밝혔다. ‘예년보다 많이 더운 날’이 3일 연속 2번 이어졌다는 의미다.

과거의 더운 봄과 비교해보면 올해는 어떻게 다를까. 1973년 이후 봄철 기온이 높았던 해는 1998년(2위)과 2016년(3위), 그리고 올해(1위)다. 기상청은 해당 기간을 언급하면서 “모두 우리나라 동~남동쪽에서 고기압이 발달함에 따라 따뜻한 남풍이 자주 불어, 평년(11.9℃)보다 기온이 높았다”고 밝혔다. 참고로 2016년 봄철 평균기온은 13.0℃를 기록했다.

올해 봄은 일조시간(755시간. 2위)이 길어 맑은 날이 많아 기온이 높았다. 1998년은 일조시간 587.5시간(하위 5위)이 짧아 상대적으로 흐린 날이 많았지만, 따뜻한 남풍이 강하게 유입되 평균기온이 높았던 것으로 올해와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인다.

더운 봄은 가뭄과 함께 왔다. 올해 봄은 비가 적게 내렸다. 기상청에 따르면 2022년 봄철 전국 강수량은 154.9mm로 평년(222.1~268.4mm) 보다 적어 하위 6위를 기록했다. 전반적으로 이동성고기압의 영향을 받은 가운데 강수량뿐만 아니라, 강수일수(17.9일)도 하위 3위로 적었다.

◇ 5월 강수량·강수일수·상대습도 역대 가장 낮아

5월에는 심한 가뭄이 찾아왔다. 올해 5월은 강수량 하위 1위를 기록했다. 강수일수(3.3일)와 상대습도(57%) 역시 역대 가장 낮았다. 기상청은 5월 가뭄 이유에 대해 “상층 대기가 건조한 가운데, 중국에서 중앙시베리아 지역까지 남북으로 기압능이 폭 넓게 형성되어 우리나라 주변의 저기압은 주로 북쪽이나 남쪽으로 통과했으며, 저기압 주변의 수렴역(공기가 모이는 지역)도 활성화되지 않아 강수량이 역대 가장 적었다”고 설명했다. 기압능은 주변보다 기압이 높은 기압마루 지역을 뜻한다.

가뭄 이면에는 폭우도 관찰됐다. 3월 중~하순과 4월 하순 우리나라로 저기압이 통과할 때 다량의 수증기를 포함한 남서풍이 강하게 유입돼 남해안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내리기도 했다. 4월 일강수량 급값 1위 지점은 4월 26일 통영으로 143.7mm, 같은날 거제 129.3mm다. 5월 전국평균 강수량이 5.8mm임을 고려하면 널뛰는 날씨가 실감 나는 수치다.

당시 박광석 기상청장은 “지난 봄철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인도·파키스탄·스페인 등 전 세계적으로도 고온 현상이 나타났고 특히 5월은 대기가 건조한 가운데 강수량이 역대 가장 적었다"면서 "재해 대응 노력이 절실한 때”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상청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의 영향과 원인을 분석하여, 다가오는 여름철 집중호우, 태풍 등으로 인한 기상재해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널 뛰는 날씨가 전 지구적인 문제이며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 기후재난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힌다.

'더운 봄'이 세계를 뒤덮었다. 인도는 121년 만에 4월 최고기온 기록을 넘어섰고 스페인은 역대 5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더운 봄'이 세계를 뒤덮었다. 인도는 121년 만에 4월 최고기온 기록을 넘어섰고 스페인은 역대 5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지난 봄 이상기후에 몸살 앓은 전 세계

실제로 최근 전 세계는 폭우나 홍수, 폭풍, 그리고 이상고온 또는 이상저온 등에 시달리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3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는 6시간 동안 365㎜의 폭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로 5명이 사망했고 4월에는 남아공에서 48시간 동안 연 강수량의 절반에 해당하는 450㎜의 폭우가 쏟아져 443명이 사망했다. 이는 60년 만의 홍수였다. 5월에는 브라질 북동부에서 1주일간 계속된 폭우로 인한 홍수와 산사태로 120여 명 사망 또는 실종됐다.

3월 모잠비크에서는 열대성 폭풍 ’곰베’가 최대풍속200㎞/h 이상을 기록하며 8명이 목숨을 잃고 30만 명 이상이 정전 피해를 입었으며 4월에는 필리핀 동부와 남부에 발생한 열대성 폭풍 ’메기’와 이로 인한 산사태, 홍수 등으로 170여 명이 사망했다. 5월에는 캐나다 온타리오, 퀘벡에서 130㎞/h 이상의 토네이도를 동반한 뇌우로 최소 8명이 사망하고 50만여 명이 정전피해를 입었다.

이상고온 현상도 두드러졌다. 지난 3월 18일 남극 보스토크 기지는 최고 기온 -17.7℃ 기록해 3월 평균 최고기온(-53℃)을 크게 웃돌며 관측 이래 3월 최고기온을 기록했고 콘코르디아연구소는 –11.5℃를 기록해 역시 3월 최고기온을 기록했다. 인도는 121년 만에 4월 최고기온 기록을 넘어섰고 스페인은 역대 5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뜨거워진 날씨 속에 한편에서는 이상저온과 폭설에도 시달렸다. 카자흐스탄은 지난 3월 한파와 폭설로 700명이 고립됐다 구조됐고 21개 도로가 폐쇄됐으며 누르술탄나자르바예프 국제공항이 이틀간 폭설과 이상한파로 폐쇄됐다.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는 지난 5월 폭설로 50㎝의 적설량을 기록하고 21만 가구가 정전을 겪었다.

환경을 둘러싼 많은 이슈와 여러 논란, 그리고 다양한 주장이 있습니다. 여러 갈래의 의견을 종합하면 대개 한 문장으로 정리됩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목소리입니다. 그렇게 하려면 우리는 무엇을 줄이고 뭘 더해야 할까요.

인류의 행동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우리의 지난 활동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정확하게 파악하려는 시도가 이미 많았습니다. 여러 환경단체에서, 다양한 정부 부처가, 그리고 입법 활동과 정책을 주관하는 많은 기관이 환경 관련 보고서를 내놓았습니다.

그들이 보고서나 회의록 또는 토론 자료를 통해 공개한 환경 관련 통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여러 제안이나 아이디어를 자세하게 소개합니다. 이번 보고서는 기상청이 최근 발표한 ‘2022년 봄철 기후 분석 결과’입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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