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부터 폐기까지...환경오염 일으키는 패션산업
폐페트병부터 해양 플라스틱까지...업사이클링 소재 다양
협업 통해 발상 전환한 브랜드...폐기물 재활용률 높여

패션업계가 새로운 자원 낭비를 막는 업사이클링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업사이클링 기반 패션 브랜드 ‘래코드’가 올해 봄 시즌에 선보인 컬렉션. 래코드는 재고와 산업소재 이외에 리사이클링 원단과 잔여 원단 등으로 소재 범위를 확장한다고 밝혔다. (코오롱FnC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패션업계가 새로운 자원 낭비를 막는 업사이클링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은 업사이클링 기반 패션 브랜드 ‘래코드’가 올해 봄 시즌에 선보인 컬렉션. 래코드는 재고와 산업소재 이외에 리사이클링 원단과 잔여 원단 등으로 소재 범위를 확장한다고 밝혔다. (코오롱FnC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 대응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패션산업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패션산업은 석유산업 다음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한다고 알려진다. 이에 패션업계는 새로운 자원의 낭비를 막는 업사이클링에 주목하고 있다. 

새활용 제품은 매립 및 소각되는 쓰레기 양을 줄이고 자원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 면에서 각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패션업계는 패션이 환경적·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에 경각심을 갖고 새활용을 통해 환경적 가치를 더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 생산부터 폐기까지...환경오염 일으키는 패션산업

패션산업은 생산부터 폐기까지 수많은 환경오염을 일으킨다고 전해진다. 특히 빠른 제작과 유통을 자랑하는 패스트패션 시장이 커지면서 이로 인한 환경문제도 늘어났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옷의 제작과 폐기가 빨라졌다는 것은 그만큼 물과 전기 사용량이 많아지고 탄소배출량이 많아졌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유엔 유럽 경제위원회가 2018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산업에서 소비되는 물 양의 약 20%를 패션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파타고니아는 재킷의 약 60%에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더라도 재킷 한 벌에 들어가는 목화 생산을 위해 135리터의 물이 소비되고 9kg의 탄소가 배출된다고 밝힌 바 있다. 

뿐만 아니다. 재고 의류를 처분할 때 주로 사용하는 소각이 안고 있는 문제도 크다. 패션업계에는 일반적으로 3년 이상 지난 재고 의류는 소각하는 관행이 있다. 재고를 보관하는 창고비나 브랜드 이미지 등을 고려하면 재고가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재고 의류 소각은 이미 소요된 자원을 다시 한 번 낭비하는 것이자 심각한 환경오염의 원인이 된다. 

맥킨지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매년 소비되는 의류는 1000억 벌이 넘는다. 한 해에 버려지는 옷은 9200만 톤에 이른다. 옷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와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플라스틱 및 유해 성분들을 생각하면 심각한 소비량이 아닐 수 없다. 

패션업계에서는 이와 같은 생산과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자원 낭비와 탄소배출 문제를 해결하고 패스트패션이 안고 있는 치명적인 환경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나름의 대안책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의식 있는 패션’, ‘양심적 패션’을 지향하는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리서치앤드마켓은 전 세계 양심적 패션 시장 규모가 2019년 63억5000만 달러에서 2023년 82억5000만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패션업계에서는 브랜드 차원에서 옷을 순환시키는 세컨핸드, 즉 중고패션 라인을 확대하는가 하면 합성소재 대신 옥수수, 파인애플, 대나무, 선인장 등 천연소재 사용을 늘리고 있다. 

더불어 버려지는 소재를 재활용해 새로운 자원 낭비를 줄이는 업사이클링 제품 출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히 버려지는 의류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계 폐기물을 활용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통해 매립 및 소각되는 쓰레기 양을 줄이고 일반 의류 생산 공정 대비 에너지와 물 사용량 그리고 탄소 배출량을 저감할 수 있다. 

◇ 폐페트병부터 해양 플라스틱까지...업사이클링 소재 다양

패션업계가 주목하고 있는 소재는 폐페트병에서부터 해양 플라스틱까지 다양하다. 이를 활용해 티셔츠와 가방 등 다채로운 패션제품을 만들고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네파는 해양에서 수거한 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 폴리 원사를 적용한 티셔츠를 선보였다. 일반 폴로 대비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에너지와 물 사용량, 탄소 배출량을 줄인 ‘그린마인드 폴로 티셔츠’로 택과 라벨에 옷을 만드는 데 사용된 재활용 페트병 개수를 표시해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네파 관계자는 “환경 문제 및 친환경 제품 소비에 대한 꾸준한 관심 증가로 기존과 다른 친환경 소재와 원사를 사용해 새활용한 제품을 선보이게 됐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이슈와 관련해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데 집중하는 브랜드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노스페이스는 친환경 라이프 스타일 스니커즈인 ‘헥사 브이투’를 출시했다.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만든 리사이클링 메시와 공장에서 재단하고 남은 가죽 조각을 활용한 리사이클링 가죽을 갑피에 적용한 제품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이 전개하는 업사이클링 기반 패션 브랜드 래코드는 올해 에어백이나 카시트 등 산업소재와 재고를 활용한 제품 이외에 리사이클링 원단 등으로 의류 소재 범위를 확장한다고 밝혔다. 

래코드는 주로 코오롱FnC 브랜드의 3년차 재고를 사용해 업사이클링 패션 상품을 제작해왔다. 올해는 리사이클링 원단을 비롯해 잔단이라고 불리는 잔여 원단의 사용을 늘려 제로웨이스트에 한발짝 더 나가간다는 계획이다.

이밖에 기존 의류나 페트병에서 추출한 원사를 재활용하는 방법도 이어지고 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지난해부터 모든 가방에 버려진 의류나 섬유를 업사이클링해 만든 재생 소재 리뉴 및 페트병을 재활용한 폴리에스터 소재를 적용하고 있고, 휠라는 재활용 합성 가죽과 재활용 코르크 등 폐기물을 재가공한 소재를 활용한 프로젝트 신발 ‘어스터치 시리즈’를 론칭했다. 

◇ 협업 통해 발상 전환한 브랜드...폐기물 재활용률 높여

패션업계는 버려지는 물건에 가치를 더하기 위해 업계간 협업 구도를 확대하고 있다. 기존에 업사이클링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와 손잡고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이종 업계간 협업으로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있다. 

코오롱FnC 남성복 브랜드 ‘시리즈’는 패션 브랜드 ‘카네이테이’와 함께 빈티지 업사이클링 제품을 선보였다. 카네이테이는 주로 버려지는 군용 텐트를 사용해 가방, 옷을 선보이는 일종의 업사이클링 브랜드다. 

양사는 지속가능성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가방, 지갑, 모자, 앞치마 등 8개의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빈티지한 느낌을 강하게 보여주는 군용 텐트와 현대적 소재를 적절하게 적용해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인 것이 협업 상품의 특징이다.

업사이클링 브랜드 ‘누깍’은 교보생명과 손잡고 광화문 글판 폐소재를 업사이클링해 메신저 백을 출시했다. 가방끈은 자동차 안전벨트를 활용하고 겉감에는 100% 방수 소재를 사용했다. 재료 및 공정 특성상 모양이 같은 제품이 하나도 없고 색도 제각각이다. 판매 수익금은 모두 환경단체에 기부하는 등 사회적 가치와 연결시킨 선순환 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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