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수소, 친환경 화학·소재와 함께 '화이트 바이오' 집중
기름찌꺼기 등 비식용 원료로 에너지원과 화학 소재 생산
2030년까지 연간 100만톤 생산 체계 구축 계획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이 아닌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소재와 함께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현대오일뱅크. 사진은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현대오일뱅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이 아닌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소재와 함께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추진하는 현대오일뱅크. 사진은 현대오일뱅크 대산공장 전경(현대오일뱅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현대오일뱅크가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화이트바이오' 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오일뱅크는 기름찌꺼기, 폐 식용유, 낙과한 팜 열매 등 비식용 원료를 고온·고압의 초임계 공법을 통해 에너지원과 화학소재를 추출·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대산공장에 차세대 바이오디젤 공장을 건설하고, 수소화식물성오일 생산 및 활용, 해외 현지 화이트바이오 제조 공장 건설·운영, 화이트 바이오 부산물을 활용한 바이오 케미칼 사업 추진 등을 통해 2030년까지 연간 최대 100만톤의 화이트 바이오 생산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 "비식용 원료에서 에너지원·화학소재 추출"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5월 11일 미래성장동력으로 차세대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화이트 바이오사업이란 광합성에 의해 생성되는 다양한 식물자원을 원료로 각종 에너지원과 화학소재를 생산하는 탄소저감형 산업이다. 국내 최초 민간 정유회사인 현대오일뱅크가 화이트 바이오산업에 주목하는 이유는 바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석유를 원료로 하는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만으로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소재와 함께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미래 신사업 중 하나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바이오 사업이 대두, 옥수수, 팜 등 식용자원에서 에너지원을 추출하기 때문에 식량문제를 야기하고, 바이오에너지원을 다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산림파괴 등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뒤따르고 있다. 실제 선진국들은 식용원료의 바이오 에너지 사용을 규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현대오일뱅크는 원료 조달, 추출 방식들을 친환경적으로 추진해 화이트 바이오 산업을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화이트 바이오 사업 원료를 기름찌꺼기, 폐 식용유, 땅에 떨어진 팜 열매 등 비식용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비식용 원료는 식용 원료에 비해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경제성도 높일 수 있다.

또한 제품 추출 방식도 촉매를 사용하는 대신 고온·고압 조건을 활용한 초임계 공법을 적용할 예정이다. 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초임계 공법은 유해 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환경 친화적이고, 전처리 공정이 불필요해 투자비와 운전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이미 업계 최고의 정유 고도화 공정에서 사용하고 있어 운영 노하우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2030년까지 연간 100만톤의 화이트바이오 생산을 목표로 하는 현대오일뱅크의 '화이트 바이오 로드맵'(현대오일뱅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2030년까지 연간 100만톤의 화이트바이오 생산을 목표로 하는 현대오일뱅크의 '화이트 바이오 로드맵'(현대오일뱅크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생산부터 활용까지 전방위로 이뤄지는 화이트 바이오 사업

현대오일뱅크는 화이트 바이오 사업의 구체적인 로드맵도 수립·발표했다. 로드맵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총 3단계에 걸쳐 화이트바이오 생산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1단계로는 2023년까지 대산공장 1만㎡ 부지에 연산 13만 톤 규모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하고, 2024년까지 대산공장 내 일부 설비를 연산 50만 톤 규모 수소화 식물성 오일(HVO) 생산설비로 전환할 예정이다.

HVO는 비식용 원료에 수소를 첨가해 생산하는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유럽에서는 주로 친환경 경유로 사용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2050탄소중립위원회에서 현재 3.5%인 바이오디젤 의무혼합비율을 8%로 상향하는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계획을 발표한 만큼 국내에서도 수요가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2단계로는 HVO를 활용한 차세대 바이오 항공유를 생산해 글로벌 시장 개척에 나설 방침이다. 현대오일뱅크는 HVO를 일반적인 석유화학 설비인 나프타 분해시설(NCC)대비 적은 비용으로 석유화학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HPC(중질유분해설비)에도 원료로 투입해 바이오 기반 석유화학 제품까지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이와 함께 현대오일뱅크는 국내뿐만 아니라 원료 조달이 용이한 인도네시아 등 해외 현지에 화이트 바이오 제조 공장을 직접 건설·운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현지 공장 운영을 통해 경제성 높은 비식용 원료의 안정적 수급부터 생산, 수출까지 일괄 수행하는 체제를 갖춰 유럽, 미주 등 수요가 높은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마지막 3단계에서는 2026년까지 글리세린 등 화이트 바이오 부산물을 활용한 바이오 케미칼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통해 현대오일뱅크는 2030년까지 연간 최대 100만톤의 화이트 바이오 생산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은 “기존 정유 공정의 기술력과 원가경쟁력을 접목해 화이트 바이오 사업을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나갈 것”이라며, “2030년까지 화이트 바이오,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소재 등 신사업 이익 비중을 70% 수준으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오일뱅크는 현재 중소기업으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바이오 연료 일정 물량을 유지하면서 자체 생산제품은 자급/수출용으로 소화해 상생을 도모해 나가기로 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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