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발전과 함께 신재생에너지의 한 축, 해상풍력
해외 선진기업, 발전량을 높이기 위해 시스템 대형화 중
해외 터빈은 15MW, 국내는 8~10MW... 격차 줄여야

블레이드, 터빈이 대형화될수록 발전량이 커지는 해상풍력발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이러한 초대형 해상풍력 기술을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로 선정했다.(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블레이드, 터빈이 대형화될수록 발전량이 커지는 해상풍력발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이러한 초대형 해상풍력 기술을 '2030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로 선정했다.(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태양광과 함께 신재생에너지의 한 축으로 성장 중인 에너지원은 풍력발전이다. 특히 육상보다 입지 제약이 없는 해상풍력은 초대형화를 통해 발전량을 크게 늘릴 수 있어 탄소중립을 이룰 수 있는 기술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세계 각국이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위해 해상풍력 시스템의 초대형화를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기술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선진 기업들은 최대 15MW급 풍력터빈을 개발하고 이를 업그레이드 하고 있으나 국내 기술력은 8~12MW급 풍력터빈을 개발하고 있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 바다로 가는 풍력발전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가 온실가스와 오염물질 배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면서 이를 대체해 무해하고 무한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일이 중요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에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들이 주목받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풍력발전은 현재 태양광과 함께 가장 현실적인 신재생에너지로 거론되고 있다.

풍력발전은 말 그대로 바람으로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것이다. 바람이 가지는 운동에너지로 블레이드를 회전시켜 기계에너지를 발생시키고, 기계에너지를 발전기를 통해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전력을 생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풍력발전 시설은 기둥인 타워, 발전기인 터빈, 풍력으로 회전하는 블레이드 등으로 구성된다. 회전하는 블레이드가 크면 클수록 발전량도 높아진다. 때문에 풍력발전은 태양광 발전에 비해 면적 대비 발전량이 높다. 뿐만 아니라 일조량이나 기상기후에 영향을 받는 태양광 발전에 비해 바람만 분다면 언제든 가동할 수 있어 설비 이용률도 높다. 세계 각국이 풍력발전에 주목하는 이유다.

그러나 풍력발전 역시 단점이 존재한다. 풍력발전은 일정 이상의 풍속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곳이어야 안정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 때문에 설치 지역이 제한적이다. 또한 블레이드 회전으로 인한 진동과 소음, 전자파 발생 등으로 주변 환경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풍력발전은 육상보다 해상을 향하고 있다. 해상풍력이 육상풍력 대비 입지제약에 자유롭고 블레이드의 대형화를 통해 높은 이용률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해상풍력발전은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 해상풍력 설비 규모는 2019년 29.1GW에서 2030년 177GW로 연평균 17.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크면 클수록 발전량을 증가시키는 풍력터빈. 미국 GE Renewable Energys, 덴마크 베스타스 등은 지속적인 초대형화를 통해 15MW급 초대형 터빈을 제조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크면 클수록 발전량을 증가시키는 풍력터빈. 미국 GE Renewable Energys, 덴마크 베스타스 등은 지속적인 초대형화를 통해 15MW급 초대형 터빈을 제조하고 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대형화에 미래가 달렸다

바람으로 무해하며 무한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초대형 해상풍력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로 선정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발표에 따르면 세계 각국은 해상풍력의 대형화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해상풍력 시스템을 초대형화해 발전량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 GE(제너럴일렉트릭) Renewable Energys는 지난 2019년 세계최초로 Haliade-X 12MW급 풍력터빈을 출시했으며, 2020년 13MW, 2021년 14MW로 지속 업그레이드 해왔다. 현재 GE Renewable Energys는 세계에서 가장 큰 15MW급 풍력터빈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덴마크의 풍력터빈업체 베스타스 역시 지난해 15MW급 해상풍력터빈을 공개했으며, 2022년 하반기 덴마크 서부 유틀란트에 있는 테스트센터에 설치해 2022년 4분기부터 전력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풍력발전기 제조시 밍양 스마트 에너지도 지난해 8월 16MW급 대형 해상풍력 터빈 개발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밍양 스마트에너지는 높이 264m, 날개 직경 242m, 블레이드 길이 118m의 ‘MySE 16.0-242' 터빈을 2023년 출시할 계획이다.

이러한 터빈의 대형화로 인해 해상풍력 터빈 1기의 평균용량은 2010년 3MW에서 최근 10MW급으로 커졌다. 터빈이 대형화 되면서 발전량이 높아지고 이로 인해 경제성이 커지면서 해상풍력발전은 지속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국책과제사업으로 8MW급 대형해상풍력발전기를 상용화 중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진은 두산에너빌리티가 기자재를 공급해 운영되고 있는 서남권해상풍력실증단지의 6MW급 해상풍력발전시스템.(두산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책과제사업으로 8MW급 대형해상풍력발전기를 상용화 중인 두산에너빌리티. 사진은 두산에너빌리티가 기자재를 공급해 운영되고 있는 서남권해상풍력실증단지의 6MW급 해상풍력발전시스템.(두산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선진 기술에 못 미치는 국내 기술력

이에 반해 국내의 경우 일부 부품기업들이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나 대형 시스템의 경우 해외 선진 기업에 비해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해상풍력 터빈 기술력은 5~8MW급에 불과하다. 실제 두산에너빌리티(두산중공업)이 8MW급, 유니슨이 8~10MW급의 해상풍력터빈을 개발하고 있으며, 지난 2월 현대일렉트릭이 GE Renewable Energy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2~15MW급 해상풍력 터빈 제작에 돌입한 상황이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신재생에너지 보급의 주된 에너지원은 현재 태양광과 풍력”이라며 “해상풍력은 해외수입이 아니라 국내 생산이 가능한 에너지원으로, 급속히 성장 중인 기술 집약형 국가 기반사업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기술력의 한계를 드러내면서 국내 해상풍력 발전 역시 답보 상태인 상황이다. 국내 해상풍력 설치용량은 지난해 말 기준 0.14GW에 불과하다. 가동 중인 해상풍력 규모도 서남해해상풍력실증단지 60㎿, 영광해상풍력단지 34.5㎿, 탐라해상풍력단지 30㎿ 등 총 124.5㎿에 불과하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는 지난 2020년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10년간 약 66조의 예산을 투입해 12GW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지난해 전남 신안에 48조원을 투자해 8.2GW 규모의 세계 최대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새 정부는 해당 사업에 속도와 수위를 신중히 재검토한다는 방침이다.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는 지난 4월 16일 신안 해상풍력 발전단지 현장을 방문한 뒤 “경제성과 새 정부의 에너지믹스 기조 변화에 맞춰 해상풍력 발전단지의 속도와 수위를 조절하는 등 신중히 재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 4월 27일 인수위가 발표한 ‘지역균형발전 비전 및 국정과제’에서도 신안 해상풍력단지 조성 사업은 포함되지 않았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 기조 변화는 대형해상풍력 터빈 개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새 정부 출범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변화가 예고된 만큼 향후 흐름을 주목할 수밖에 없다”며 “탄소중립과 친환경 경영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놓을 수 는 없지만 정부의 정책을 무시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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