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 시 탄소 발생 없는 무탄소 연료, 암모니아
정부,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단’으로 무탄소 발전 계획 추진
한전 등 14개 기업·기관, 암모니아 발전 공동 연구 중

무탄소 연료인 암모니아로 화석연료를 대체해 탄소배출 없이 전력을 생산하는 암모니아 발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암모니아 발전 기술을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로 선정했다.(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무탄소 연료인 암모니아로 화석연료를 대체해 탄소배출 없이 전력을 생산하는 암모니아 발전.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암모니아 발전 기술을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로 선정했다.(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유해한 물질로 인식되던 암모니아가 탄소중립의 힌트를 제공할 무탄소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를 통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경우 탄소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수소와 질소로 구성된 화학물인 암모니아는 연소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기존 화력발전 터빈 및 보일러를 개조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경우 별도의 인프라 구축 없이 성능은 유지한 채 온실가스와 미세먼지 감축효과를 낼 수 있다.

이에 세계 각국에서 암모니아 발전을 통한 무탄소 발전 전환이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정부가 지난해부터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단’을 발족하고, 관련 기술 연구·개발에 돌입했다. 한국전력, 발전공기업, 두산중공업, 롯데정밀화학 등 14개 기업·기관 역시 ‘암모니아 발전 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암모니아 발전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 암모니아, 무탄소 연료로 떠오르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세계 각국이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많은 과제들이 산적돼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시급한 것은 화석연료를 기반으로 한 화력발전을 무탄소 배출 방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무탄소 발전을 위한 연료로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수소와 암모니아다. 하지만 수소도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탄소배출이 전혀 없는 ‘그린 수소’를 생산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결국 현재 무탄소 연료에 가장 가까운 것은 바로 암모니아다. 사실 암모니아는 수소운반체로서 더 큰 주목을 받아왔다. 수소와 질소로 구성된 암모니아(NH3)는 쉽게 액화할 수 있고, 액화수소 대비 단위 부피당 수소저장용량이 1.7배 크기 때문이다. 오랜 시간 비료 등 각종 화학물질의 원료로 상업적으로 이용돼 온 암모니아는 이미 생산, 수송, 저장 등 필요 기술이 확보돼 있고 인프라가 완성돼 있다는 점도 수소운반체로서의 장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연소 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암모니아는 수소를 간편하게 운반하는 화합물을 넘어 무탄소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암모니아는 기존 화력발전의 가스터빈·보일러를 개조해 석탄과 천연가스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암모니아를 혼소·전소시킬 수 있는 가스터빈을 개발·적용하면 신규 발전소 건설 없이 기존의 화력발전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성능은 동등 수준으로 유지하고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 배출은 혁신적으로 저감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경쟁 시작된 암모니아 발전, 정부가 나섰다

이러한 장점에 주목해 세계 각국이 암모니아 발전을 위한 기술 개발에 돌입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석탄, LNG, 연료전지 등 발전 전 분야에서 암모니아 연소기술에 대한 기초실증을 완료했으며 2024년까지 1GW급 석탄발전소 혼소실증을 완료할 계획이다. 미국 역시 전력연구원과 가스기술연구소가 수소와 암모니아 등 무탄소 연료를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저탄소 자원 이행계획’을 수립하고 40kW 가스터빈을 이용한 화염안정화 연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해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한국전력, 발전공기업 등이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단’을 발족하고, 관련 기술을 공동 연구·개발하고 있다.

실제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상향’과 ‘2050 탄소중립시나리오’를 통해 무탄소(수소·암모니아) 발전을 강화할 것을 밝힌 바 있다. 특히 2030 NDC 상향안에 따르면 2030년 암모니아 발전을 총 발전량의 3.6%(22.1TWh)로 반영했으며,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도 수소·암모니아 가스터빈 발전을 2050년 총 발전량의 13.8~21.5%로 반영했다.

이에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단은 수소·암모니아 생산·확보-운송-저장 전 단계에서 민간기업과 협업해 2024년까지 ‘가스터빈 수소 혼소 한계평가 및 연소 최적화 기술개발’, ‘Carbon-Free 친환경 암모니아 발전 기술개발’ R&D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암모니아 발전은 2027년까지 20% 혼소 실증을 완료하고, 2030년 전체석탄발전 43기의 절반 이상에서 20% 암모니아 혼소발전을 적용해 상용화할 방침이다.

특히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를 본격적인 수소·암모니아 발전의 원년으로 삼고, ‘수소·암모니아 발전 로드맵’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수소·암모니아 발전은 에너지 전환의 중요한 시발점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수소·암모니아 발전분야에서 세계 최초,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단을 중심으로 정부와 공공기관, 민간기업이 긴밀하게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단'과 발맞춰 암모니아 발전 인프라 구축과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한국전력, 발전공기업, 민간 기업 등이 협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19일 '암모니아 발전기반 인프라 구축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한 한국전력과 한국남부발전(한국전력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의 '수소·암모니아 발전 실증 추진단'과 발맞춰 암모니아 발전 인프라 구축과 관련 기술 개발을 위해 한국전력, 발전공기업, 민간 기업 등이 협력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19일 '암모니아 발전기반 인프라 구축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한 한국전력과 한국남부발전(한국전력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기업도 함께하는 암모니아 발전, 지속적인 관심 필요해

정부의 방침과 발맞춰 국내 기업들 역시 암모니아 발전을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지난 1월 한전, 5개 발전공기업, 두산중공업, SK가스, 롯데정밀화학 등 14개 기관·기업은 ‘암모니아 발전 공동연구 협약’을 맺고, 탄소중립 정책 이행을 위해 ‘무탄소 친환경 암모니아 발전 기술 개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협력기관들은 2024년 7월까지 국내 석탄화력과 가스터빈 복합화력 암모니아 혼소 시험·실증, 가이드 개발, 암모니아 공급망 구축안과 안전규정 정립 등 과제를 수행할 예정이다.

특히 두산중공업과 현대중공업파워시스템은 암모니아 혼소 발전설비 구축 방안을 도출하고, 국내 최대 암모니아 유통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정밀화학은 대규모 암모니아 연료 공급을 위한 구축망을 마련할 방침이다.

암모니아 발전 기반 인프라 구축 사업의 주관기관인 한국전력은 2024년까지 암모니아 혼소발전 기술을 개발하고, 2027년 국내 발전소를 대상으로 기술 실증을 추진한다. 한전은 한국남부발전을 수행기관으로 선정해 석탄발전소에 암모니아 저장탱크 및 발전 설비를 구축할 방침이다. 2050년까지 암모니아 혼소량을 늘려 암모니아 연료 100%를 통한 탄소배출 없는 친환경 발전기술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암모니아 발전을 위한 논의는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암모니아 발전을 위한 기술 개발 역시 초기단계며, 주로 혼소 터빈 개발과 암모니아 연료 확보 등에 집중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일각에서는 암모니아가 연소시 탄소를 발생시키지는 않지만 질소산화물을 발생시키는 만큼 해당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암모니아 발전 기술을 ‘2030 NDC 달성에 기여할 10대 미래유망기술’로 선정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은 “석탄화력발전의 비중이 높은 한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 암모니아 수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암모니아 혼소 전환 후 수소 터빈 전환으로 추진될 예정인 만큼 암모니아 발전과 암모니아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 수소 생산 기술까지 확보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hdlim@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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