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LG전자 등과 ‘가전분야 탈플라스틱 실천 협약’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도시광산 실현 기술 개발”

전기·전자 제품은 아무렇게나 버리면 안 된다. ‘돈이 되는’ 부품이나 금속이 포함되어 있고 함부로 버려지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어서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련 분야 기술과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기·전자 제품은 아무렇게나 버리면 안 된다. ‘돈이 되는’ 부품이나 금속이 포함되어 있고 함부로 버려지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어서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련 분야 기술과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전기·전자 제품은 아무렇게나 버리면 안 된다. ‘돈이 되는’ 부품이나 금속이 포함되어 있고 함부로 버려지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부분이 있어서다.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련 분야 기술과 정책이 이어지고 있다. 폐기물로부터 귀금속 회수율을 높이는 기술이 개발됐고 환경부는 기업 등과 손잡고 가전분야 탈플라스틱 행보에 나섰다,

◇ 환경부 LG전자 등과 ‘가전분야 탈플라스틱 실천 협약’ 체결

지난해 6월 환경부가 LG전자, 자원순환사회연대 등과 함께 가전분야 탈플라스틱 실천 협약을 체결했다. 환경부는 당시 협약에 대해 “텔레비전, 사운드바 등 가전제품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면서 기존 플라스틱도 재생원료로 대체하는 등 가전분야 탈플라스틱 실천을 위해 마련됐다”라고 밝힌 바 있다.

협약에 따라 LG전자는 텔레비전과 사운드바 본체에 사용하는 플라스틱 원료의 약 30%를 폐자동차 전조등 또는 폐가전제품 등을 재활용하여 생산한 재생원료로 대체하기로 했다. 페트병 재생원료를 100% 사용한 직물 소재를 외관에 적용한 사운드바 제품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통과정에서도 플라스틱을 저감하기 위해 사운드바 포장에 사용하는 스티로폼은 종이 완충재로 대체하며 에어콘 실외기의 포장에 사용한 종이박스와 스티로폼 완충재도 다회용 포장재로 교체한다. LCD TV 대비 플라스틱 사용량이 30%인 OLED TV 제품 생산 확대도 추진하기로 했다.

당시 LG전자는 “협약을 계기로 다른 제품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으로 일정 비율 이상 재생원료를 사용하도록 하는 방안을 연내에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당시 기준 탈플라스틱 실천을 통해 한해 폐플라스틱 약 1,050톤을 재활용하고, 1만여 톤의 플라스틱(스티로폼 포함)을 절감할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자원순환사회연대는 재생원료 사용 제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개선 및 착한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소비자 홍보, 교육 등을 추진해 기업의 탈플라스틱 전환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당시 환경부 차관은 “순환경제 사회로의 전환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세계를 선도하는 가전분야 대표 기업에서 탈플라스틱 실천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폐가전제품 무상방무수거 프로세스는?

환경부와 지자체, 전자제품 생산자 등은 소비자들이 폐가전제품을 배출할 수 있는 수거 체계도 구축했다. 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이하 공제조합)은 ‘폐가전 무상방문수거’ 프로세스를 운영한다. 소비자가 인터넷과 전화 등으로 예약하면 방문해 수거하는 시스템이다. 포털사이트에서 ‘폐가전무상배출예약시스템’을 검색해 접속하면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T한국전자제품자원순환공제조합V 그리고 일반 전자제품(전기오븐·자동판매기·식기건조기·식기세척기·복사기·공기청정기·전자레인지·제습기 등)을 수거한다.  가습기나 비디오플레이어, 스캐너, 전기밥솥, 청소기, 영상게임기 등은 다량 배출품목으로 수량 기준 5개 이상 배출시 무료 수거한다. 선풍기나 유무선공유기, 전기다리미, 휴대폰이나 토스트기 등 작은 제품들도 이에 해당한다. 방문수거 대상품목 수거 시 다량배출품목 추가 수거는 가능하다.

다만 모든 제품이 수거 가능한 건 아니다. 에어컨, 벽걸이 TV, 빔프로젝터, 유무선공유기, 감시카메라 등 설치(고정)된 제품은 서비스 이용 전 기본 철거가 되어 있어야 수거가 가능하다. 프린터나 복사기, 팩시밀리 수거 신청시 잉크·토너 등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도록 고정 조치 후 배출해야 한다.

인력으로 수거가 불가능한 제품은 소비자가 직접 수거 가능 상태가 되도록 조치한 경우에만 수거한다. 사다리차나 크레인 없이는 수거가 어려운 경우거나 제품을 분해해야만 수거가 가능한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

제품 원형이 훼손된 경우, 빌트인 등 맞춤 제작된 대형 제품, 전기안마기 중 안마의자, 선택품목(소형 가전제품) 5개 미만 요청 시에는 수거가 불가능하다. 폐가구나 런닝머신을 제외한 운동기구, 악기류, 의료기기 등 가전제품 외 품목도 수거하지 않는다. 기타 전기를 사용하지 않는 제품류(가스레인지 등)도 수거하지 않는다.

국내 연구진이 폐기물로부터 귀금속 회수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물자원순환연구단 최재우, 정경원 박사 연구팀은 다층으로 이루어진 내부 구조를 고분자 껍질이 감싸고 있는 캡슐형 소재를 개발해 세계 최고수준인 99.9% 회수효율의 금회수공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K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연구진이 폐기물로부터 귀금속 회수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물자원순환연구단 최재우, 정경원 박사 연구팀은 다층으로 이루어진 내부 구조를 고분자 껍질이 감싸고 있는 캡슐형 소재를 개발해 세계 최고수준인 99.9% 회수효율의 금회수공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KIST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KIST “높은 회수효율의 금회수공정 개발”

최근에는 국내 연구진이 폐기물로부터 귀금속 회수율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가전제품만을 대상으로 하는 기술은 아니다. 하지만 폐자원을 활용해 고순도 금을 추출하는 기술 중 상당수가 환경규제 및 효율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환경적인 시선에서도 주목할 만 하다. 

지난 4월 5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다층으로 이루어진 내부 구조를 고분자 껍질이 감싸고 있는 캡슐형 소재를 개발해 세계 최고수준인 99.9% 회수효율의 금회수공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물자원순환연구단 최재우, 정경원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연구다. 해당 연구팀 정영균 연구원은 12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휴대전화 등 가전제품의 경우에도 금이 함유된 제품이라면 해당 기술을 활용해 회수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금속자원의 99.3%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1인당 금속자원 소비량은 OECD 최고 수준이다. 아울러 신재생에너지, 헬스케어, 반도체 등 다양한 산업에서 귀금속에 대한 소비량은 점점 증가하고 있다.

귀금속 중에서도 금은 전기, 전자산업 분야에서 배터리, 전기자동차, 신재생에너지 등 다양한 수요가 있다. 하지만 한정된 양과 높은 가격으로 인해 해당 산업에서 항상 큰 변수로 작용한다. 전 세계적으로 폐기물에서 귀금속을 추출하는 ‘도시광산’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것도 이러한 이유다. 하지만 폐자원을 활용해 고순도의 금을 추출하는 기술의 대다수는 다량의 화학물질과 고온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있어 환경규제 및 효율 문제를 안고 있다.

◇ “국내 최초 친환경 공정 개발 기반 기대”

KIST에 따르면 이들이 개발한 소재는 금 이온을 캡슐 내부에 가두어 회수하기 때문에 기존 흡착소재들과 비교해 회수 효율이 높다. 고분자 껍질이 금 이온을 통과시키지만, 금과 함께 존재하는 부유 고형물질은 통과시키지 않아 내부구조가 막히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KIST는 “다층으로 이루어진 내부 구조에는 금 이온에만 반응하는 기능기를 도입해 14종의 이온 및 3종의 부유 고형물질이 공존하는 조건에서도 고분자 껍질을 통과한 금을 안정적으로 회수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캡슐형 소재는 용매교환법을 기반으로 연속공정을 통해 생산가능하며 해당 소재를 10회 재생하여 재이용한 결과에 있어서도 99.9% 이상의 회수 성능을 유지함으로써 효율성과 안정성을 함께 입증했다”고 덧붙였다.

최재우, 정경원 KIST 박사는 “연구를 통해 개발된 소재는 기존 귀금속 회수를 위해 개발된 물질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함과 동시에 합성에 대한 용이성과 현장 적용성 높은 큰 입경 특성을 기반으로 관련 산업공정에 즉각적으로 적용 가능한 형태라는 큰 장점이 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그러면서 “본 연구를 통하여 회수 소재의 화학적인 특성 뿐 아니라, 소재의 형태도 수중 금속자원을 회수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제1저자인 KIST 정영균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자동차, 석유화학 등 다양한 산업에서 발생되는 폐기물과 귀금속 스크랩으로부터 금속자원을 선택적으로 회수 및 정제 가능한 국내 최초 친환경 공정 개발의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줄여야 산다 4회차 기사에서는 가전제품의 효율 등을 높이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을 소개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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