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과 휴식·힐링·호캉스 한 번에 즐기는 여행
탄소와 디지털은 빼고, 햇살과 아날로그 채운다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설계한 친환경 패시브 하우스 영월 에코빌리지. (에코빌리지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설계한 친환경 패시브 하우스 영월 에코빌리지. (에코빌리지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요즘 탄소중립 실천여행 또는 친환경 여행이 인기다. 자연휴양림이나 생태체험관 등을 중심으로 ‘ESG 친환경 여행’이라는 키워드도 주목받는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여행객이나 힐링을 원하는 나홀로 여행객 사이에서 특히 인기다. ‘에코투어’를 꿈꾸는 사람은 올 봄에 어디를 다녀오면 좋을까? 영월군에 그런 곳이 있다.

친환경 여행은 어린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양모씨(46)는 “봄을 맞아 친환경 여행지를 찾고 있다”면서 “초등학생 자녀 둘을 데리고 가족 여행을 계획 중인데 이왕이면 탄소배출 줄이는 ‘착한 여행’ 컨셉트로 아이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양씨는 “교통과 숙박 과정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여행 프로그램도 자연 친화적인 내용으로 구성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 친환경과 휴식·힐링·호캉스 한 번에 즐기는 여행

착한 여행에 대한 열망은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도 잘 드러난다. 숙박 플랫폼 기업 여기어때가 지난 3월 7일부터 11일까지 자사 앱 2030 고객 약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8.8%가 플로깅, 제로웨이스트, 전기차 이용 등 친환경 여행 상품에 더 호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연합뉴스가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응답자의 45.3%는 비용을 더 지불하더라도 친환경 상품을 사겠다고 답했다.

지난해 6월 아고다에서 발표한 ‘지속가능한 여행 트렌드 설문조사’에도 친환경 여행에 대한 관심이 잘 드러난다. 응답자들은 지속가능한 여행을 위한 실천 방안으로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자제, 여행 시 발생하는 쓰레기 줄이기, 친환경 숙소 이용, 개인 탄소발자국 줄이기, 해변 쓰레기 줍기 등을 지목했다. 환경재단이 이 소식을 전하면서 “일상생활뿐만 아니라 여행에서도 지속 가능성이나 친환경 등을 고려해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로 환경재단은 글로벌 여행 플랫폼 아고다와 함께 지속가능한 여행을 더욱 활성화하고, 국내 해양 환경을 지키기 위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아고다가 캠페인을 진행하고 해당 예약 건당 금액 일부를 환경재단 캠페인에 기부하는 방식이다.

이런 경향 속에 최근에는 ‘친환경 호캉스’ 콘셉트의 여행도 인기가 많다. 호캉스는 아웃도어 활동보다는 호텔 안에 머물며 휴식하는 프로그램인데 여기에 친환경 테마를 더한 상품이 최근 인기다. 1회용 어메니티를 패키지에서 빼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한 투숙객에게는 미니바 혜택을 주고 비건식당을 체험하는 등 다양한 환경 관련 패키지를 엮은 여행이다. 실제로 주요 호텔들은 비건 메뉴를 내놓거나 친환경 콘셉트의 객실과 상품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 연말 친환경 호캉스를 다녀왔다는 소비자 최모씨(38)는 “모든 소비는 결국 쓰레기를 만들고 그 과정에서 버려진 것들이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데, 여행도 물건을 적게 사용하고 최대한 덜 버리면서 즐긴다는 점에서 좋은 취지였다”고 말했다. 최씨는 “다음 여행도 탄소배출이나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방법으로 다녀오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제로 하우스’를 지향하는 에코빌리지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 자립형 건물이다. 태양광과 태양열을 최대한 활용하고 고성능 창호와 고단열·고기밀 자재를 사용해 열 손실을 줄인다. (에코빌리지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제로 하우스’를 지향하는 에코빌리지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 자립형 건물이다. 태양광과 태양열을 최대한 활용하고 고성능 창호와 고단열·고기밀 자재를 사용해 열 손실을 줄인다. (에코빌리지 제공, 본사 DB)/그린포스트코리아

◇ 탄소와 디지털 빼고, 햇살과 아날로그 채우는 영월 에코빌리지

친환경 여행과 힐링, 그리고 호캉스를 함께 체험할 수 있는 여행지가 있다. 영월군이 건립한 영월에코빌리지다. 이곳은 ‘탄소 빼기 햇살 더하기’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재생에너지를 사용해 탄소 배출을 최대한 줄일 수 있도록 설계한 친환경 패시브 하우스다. 요즘 대세인 ESG·친환경 키워드를 직접 실천하고 체험하는 착한여행지라는 의미도 있다.

‘제로 하우스’를 지향하는 에코빌리지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에너지 자립형 건물이다. 태양광과 태양열을 최대한 활용하고 고성능 창호와 고단열·고기밀 자재를 사용해 열 손실을 줄인다. 아울러 ‘의도된 불편함’이라는 주제의식 아래 탄소저감을 실천할 수 있다.

에코빌리지 관계자는 이곳에 대해 “태양광, 바람 등 자연으로부터 에너지를 얻기 때문에 머무름이 곧 ‘깨끗한 24시간’의 체험이 되며 탄소발자국을 지워 나가는 생태체험은 아이들에게 뜻밖의 근사한 경험이 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탄소배출 없는 ‘깨끗한 스물 네 시간’의 경험이 삶의 철학과 방식을 바꾸는 작은 모티브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코빌리지는 디지털을 덜고 아날로그를 채우는 방식의 휴식을 권한다. 이곳에는 일반 숙소와 달리 객실에 TV나 냉장고가 없다. 여행객들은 전기와 물을 아끼고, 일회용품을 쓰지 않는 등 자연친화적인 생활을 통해 ‘친환경 힐링’을 체험할 수 있다. TV 대신 책과 다회용 보드게임이 마련되어 있고 객실이 아닌 서비스룸에 공용 냉장고 및 전자레인지, 음료자판기, 정수기 등을 비치했다.

친환경 관련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에코빌리지 유스호스텔은 숙박 기간 동안 자신의 탄소 배출량을 확인하고 마일리지로 적립 할 수 있는 환경 체험시설을 마련했다(무료). 외부와 연계한 다양한 생태체험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초중고 학생 등 청소년 방문객들은 동강 생태체험센터, 영월곤충 박물관 등을 견학하고 식물 생태 도감을 제작하거나 파라코드 생존 팔찌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다(유료).

영월에코빌리지는 지난 2018년 7월 문을 연 이래 SNS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소비자에게 ‘친환경 힐링 여행지’로 입소문을 탔다. 동강 래프팅 출발지, 별마로천문대 등과 가깝고, 영월 중심지에서 가까워 관광지 자체로서의 접근성도 좋다. 한국관광공사도 지난 2021년 11월 ‘환경을 지키는 착한 발걸음’이라는 테마로 국내 여행지 6곳을 소개하면서 이곳을 추천한 바 있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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