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페트병부터 커피 찌꺼기까지...리사이클 원단에 주목
택과 포장도 친환경적으로...탄소 저감하는 다양한 방법
지속가능한 면화 생산 위해 힘 합치기도

패션기업들은 리사이클링 원단 활용, 친환경 포장재 및 의류 택 개발 등 제작과 유통 단계에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다채로운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패션기업들은 리사이클링 원단 활용, 친환경 포장재 및 의류 택 개발 등 제작과 유통 단계에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다채로운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폐의류로 인한 전세계 탄소배출량이 연간 120억 톤에 달하고 있는 가운데 패션업계 내에서도 탄소중립 시대에 발맞춘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생산과 유통 단계에서부터 지속가능성과 윤리적 소비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패션기업들은 리사이클링 원단 활용, 친환경 포장재 및 의류 택 개발 등 제작과 유통 단계에서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는 다채로운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이 환경을 고려한 ‘컨셔스 패션’ 흐름이다. 

컨셔스 패션은 ‘의식 있는’이라는 뜻의 ‘컨셔스(Conscious)’와 ‘패션(Fashion)’의 합성어로 소재부터 제조까지 친환경, 윤리적 생산 과정을 거친 의류를 소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은 전 세계적으로 ‘양심적 패션 시장’ 규모가 2019년 63억5000만 달러(약 7조6100억 원)에서 2023년 82억5000만 달러(약 10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 폐페트병부터 커피 찌꺼기까지...리사이클 원단에 주목

대표적인 컨셔스 패션 아이템으로는 재활용 폴리에스터 섬유, 커피 찌꺼기 재활용 원단 등을 활용한 리사이클 의류를 들 수 있다. 

예컨대 아웃도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나우는 지난해 바다에 버려진 폐그물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나일론을 겉감으로 사용한 오버핏 다운 자켓 ‘나우 타프 다운’을 선보였고, 베이직하우스는 2022 S/S 시즌에 리사이클 아이템으로 구성된 ‘에센셜(Essentials)’ 라인을 공개했다. 

베이직하우스 리사이클 아이템은 폐기된 페트병에서 출발한다. 세척한 페트병을 조각내 칩으로 바꾸고 칩으로부터 폴리 재생 원사를 추출하면 친환경 소재의 인공 섬유 원단을 얻을 수 있다. 리사이클 아이템은 기본 티셔츠, 맨투맨과 슬랙스 등의 다양한 제품으로 구성됐다.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도 폐페트병을 패딩으로 재탄생시켰다. 지난 겨울 서울과 제주에서 수거한 폐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로 만든 ‘에코 폴라 에어 다운’은 윤리적 다운 인증(RDS)을 받은 구스 다운 충전재, 리얼 퍼를 대체하는 에코 퍼 등을 적용, 친환경적·윤리적 소비 트렌드를 만족시키는 아이템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노스페이스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여한 대한체육회 및 국가대표 선수단 ‘팀코리아’의 공식 단복에도 리사이클링 소재를 적용, 환경 소재 도입 범위의 다양성을 알렸다. 총 19종 공식 단복 중 16개 품목에 리사이클링 폴리에스터, 리사이클링 나일론, 리사이클링 가죽, 리사이클링 인공 충전재를 적용했다.

애슬레저 브랜드 뮬라도 작년 F/W시즌부터 페트병을 재활용한 리사이클 폴리 원단을 선보이고 이를 적용한 ‘에코 플리스 자켓 베스트 세트’를 출시하는 등 리사이클 소재 원단 활용에 본격 나섰다. 

뮬라에 따르면 에코 플리스 자켓은 1벌 당 수십 개의 페트병을 재활용하고 있으며 100% 리사이클 원단만 사용한다. 뮬라웨어에서 선보이는 운동용품 중 ‘스웨트 라이프 요가매트 논슬립타올’도 재생 페트병을 원자재로 활용했다. 뮬라웨어는 올해 계속해서 리사이클 소재의 자켓, 숏슬리브, 팬츠 등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패션업계에서 흔히 사용하는 페트가 아닌 커피 찌꺼기에 주목한 기업도 있다. 한세엠케이의 베이직 트렌디 캐주얼 브랜드 TBJ는 지난해 3월 커피 찌꺼기 재활용 원단을 사용해 선보인 ‘나이스(N:ICE) 아이템’에 이어 올해 ‘카페 데님’ 팬츠를 출시하며 패션의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TBJ가 출시한 2022년 신상 카페 데님은 남성용과 여성용 두 가지 라인업으로 모두 커피 원두 잔여물에서 추출한 나노 입자를 원사에 직접 주입한 환경친화적 섬유 소재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TBJ에 따르면 원두 특유의 소취 및 항균, 자외선 차단 효과가 뛰어나다.

◇ 택과 포장도 친환경적으로...탄소 저감하는 다양한 방법

한편 뮬라는 앞서 소개한 친환경 제품들에 100% 펄프 재생지를 활용한 에코택을 적용해 환경적 의미를 더하고 있다. 에코택에는 환경에 변화를 줄 수 있는 ‘RECYCLE(재활용)’, ‘NATURE(자연)’, ’REDUCE(재사용)’ 등 세 가지 메시지와 친환경 아이콘을 담았다. 

조현수 뮬라 대표는 “애슬레저 업계에서도 지속가능성 가치에 대한 필요성이 계속해서 대두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친환경 가치를 담은 원단과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친환경 애슬레저 룩에 대한 소비자 공감대를 지속적으로 형성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생산 단계에서부터 친환경 가치를 담은 원단을 활용해 의류와 부자재를 제작하는 노력못지 않게 유통 단계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와 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도 눈에 띈다. 

LF는 지난해 7월 패션업계 최초로 친환경 포장 시스템인 ‘카톤랩(CartonWrap)’을 도입해 업계 내외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카톤랩은 제품 포장 과정 전반을 자동화하고, 포장 폐기물 배출량을 획기적으로 줄여주는 친환경 패키징 솔루션이다. 제품을 투입구에 넣으면 각각의 제품 크기에 맞춰 박스가 제작된 후 포장, 운송장 부착까지 모든 과정이 자동으로 진행된다.

LF에 따르면 이를 통해 박스와 박스를 포장하기 위해 사용되는 OPP 테이프의 양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특히 스티로폼, 에어백 등 포장 완충재를 일절 사용하지 않아도 돼 낭비를 줄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LF는 카톤랩 도입으로 연간 약 25%의 포장 박스와 약 90%의 OPP 테이프 절감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산했다. 여기에 부피가 작은 상품 포장을 위해 연간 약 66톤씩 사용하던 비닐도 더 이상 필요하지 않아 환경 보호에 크게 기여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 지속가능한 면화 생산 위해 힘 합치기도

패션업계에서 많이 사용하는 면화의 환경적 문제점을 개선하는 움직임에도 눈길이 쏠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는 최근 아시아 최초로 ‘코튼 메이드 인 아프리카(CmiA)’의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하며 2025년까지 의류 70% 이상을 지속가능한 제품으로 대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친환경 원단뿐 아니라 부자재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코튼 메이드 인 아프리카는 지속가능한 면화를 생산하기 위해 아프리카 농부에게 다양한 지원을 해주는 국제 표준이다. 기계 대신 사람이 직접 손으로 채취해 불필요한 자연 훼손을 방지한다. 일반 면화가 1㎏당 평균 1563L의 물을 사용하는 데 반해 아프리카 자연 강수를 활용함으로써 2L 정도의 물만으로도 재배가 가능해 전 세계 유명 브랜드와 기업, 다양한 시민단체가 여기에 참여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자주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버려진 페트병을 재활용한 단추 및 코튼 메이드 인 아프리카 인증 면화를 도입해 고품질 친환경 제품을 선보이며 탄소중립을 위한 환경보호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key@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