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깊어지면서 '착한 가격'이 인기다. 무더위에는 '착한 몸매'가 빛을 본다.싸고 양심적이면서 보기 좋다는 다양한 뜻을 담고 있는 '착한'은 요즘 어디서나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화두다.

이 가운데 '착한'과 '친환경'이 만난 '착한 소비' 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이상 기후가 이어지면서 지구촌 곳곳이 폭염과 가뭄, 홍수로 몸살을 앓고 있기 때문.지구가 이상 증세를 나타내면서 소비자들은 지구를 지키기 위해 착한 소비에 나서고 있고 글로벌 기업들은 그런 제품을 생산하는 착한 생산로 기업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가격과 품질 뿐만 아니라 위험이 없는 원료를 사용했는지, 만드는 과정에서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았는지, 부도덕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는지 등 눈에 보이지 않은 생산, 유통과정을 따지는 것도 '착한 소비'의 일환이다.

이에 따라 환경TV는 ①세상을 바꾸는 '착한 소비' ②지구를 지키는 똑똑한 소비 ③지구촌 빈곤층과 소비의 미덕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에 대한 배려, 공정무역에 대해 3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한 잔의 커피 속에 커피농부의 노동 가치는 0.5%"

커피는 석유 다음으로 세계 2위의 무역량을 차지하는 물품으로 생산지와 소비자가 구분돼 있다. 즉 가난한 나라에서 생산돼 잘 사는 나라에서 소비된다.

다국적 기업이나 도매 무역업자들이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커피농부들의 노동력과 생산품을 헐값에 사들여 생산단가를 낮추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

독일, 프랑스 등 EU는 콜롬비아, 온두라스 등 중남미 국가와 케냐, 에티오피아 등 아프리카 지역에서 전세계 커피콩의 66%를 수입하고 있다.

영국의 민간 구호단체 옥스팜은 가공비, 유통비, 판매업자의 이윤이 약 94%로 가장 크고 커피생산 농가의 수입은 단지 0.5%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아메리카노 한 잔에 들어가는 원두 10g의 수입 원가는 100원이 좀 넘지만 중개상, 수출회사 등을 거치며 유명 커피전문점에서 무려 몇 십 배나 높은 가격으로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제 값'하는 착한 커피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공정무역 커피가 탄생했다.

공정무역은 저개발국가의 노동과 생산품에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는 것이다.

국제 시세에 영향을 받지 않고 생산자의 생활비가 보장되도록 보통 판매가의 많게는 30%까지 이윤을 보장해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

초과 이윤에 대해서는 생산지에 약 10%를 사회에 환원해 지역사회 발전도 꾀한다.

공정무역이 가난한 생산자들에게만 이익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윤리적 생산과정으로 환경을 지키고 중간유통단계를 없이 직거래를 함으로써 소비자는 안전한 물건을 좋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이렇게 거래된 공정무역 제품에는 대표적으로 국제공정무역인증기구(FLO)가 인증한 FLO마크가 붙는다.

소외 당하고 있는 생산자들에게 경제활공 기회 제공, 투명한 경영과 통상 관계, 노동자들의 안전하고 건강한 노동환경, 아동 노동 착취 금지, 성 평등, 환경친화적인 생산 등 10가지를 그 기준으로 삼고 있다.

따라서 FLO마크가 붙은 커피는 노동자에게 정당한 댓가를 보장해 삶의 질을 향상시켜 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고 친환경적인 생산방식이 적용돼 환경오염을 줄인 유기농 커피라는 뜻이다.

FLO마크가 붙은 착한커피의 대표적인 예로 띵크커피(think coffee)를 들 수 있다.

2005년 뉴욕에 문을 연 띵크커피(think coffee)는 공인된 공정무역을 통해 커피를 구입한다.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커피 농장 주변을 과도하게 개발하거나 나무들을 잘라내지 않고 그늘에서 농약과 제초제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커피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또 커피 생산자들에게는 공정한 노동의 대가를 지불함으로써 농가를 보호하고 또한 수익의 약 10%를사회공헌 실천 등으로 지역사회에 기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공정무역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공정무역은 2003년에 국내에 알려지기 시작해 아름다운 가게, YMCA 피스커피, iCoop생협, 두레생협 APnet, 기아대책 행복한 나눔, 한국공정무역연합, 페어트레이드코리아 그루 등의 단체들이 공정무역을 추진하고 있다.

비영리단체 '아름다운재단'의 공정무역 커피 브랜드인 '히말라야의 선물'은 해발 1500~2000m의 고산지대에 살고 있는 소규모 가족농들이 재배한 친환경 커피로 호주 농업진흥청과 일본JAS로부터 커피 생두 생산과정 전 부분에 대해 유기농 인증을 받았다.

또 피스 커피는 오랜 식민지 지배로 인해 불안한 치안과 사회적 혼란 상태가 계속되고 있는 동티모르의 평화 재건을 위해 구입한 커피로 생두는 고산지대 원시 자연림에서에서만 자라는 커피나무에서 100% 수작업으로 수확한 고품질 커피다.

◇인류와 환경 품는 공정무역

얼마 전 끝난 런던올림픽의 개최국 영국도 '당당한 경쟁과 기회균등'이라는 올림픽 정신에 맞게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로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올림픽 전반에 공정무역 제품을 사용한다고 선포했다.

장애인올림픽을 포함해 경기 기간에 사용되는 1400만 명분의 식재료와  커피, 홍차, 바나나, 설탕 등을 모두 공정무역 제품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또 이번 올림픽 기간에 공정무역 제품을 통해 지급되는 공정무역 프리미엄(시장가격보다 높게 책정된 가격에서 나온 추가 소득)은 저개발국가 농촌의 학교 건립, 깨끗한 물 공급, 의료 시설 확충 등에 쓰이게 된다.

전 세계적으로 공정무역 규모는 약 2조원 에 달한다. 대표적으로 커피 외에도 초콜릿, 설탕, 의류, 생활소품, 장난감, 식품, 와인, 축구공 등 전세계 2만7천여 종의 공정무역 제품이 있다. 그러나 국내에는 전세계 제품 중 불과 0.0005%만이 유통되고 있다.

공정무역은 공정한 거래를 통해 지구 한 편의 우리 이웃인 노동자들에게 삶의 희망을 주는 일이다. 생산자들이 공정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친환경적인 방법으로 생산된 공정무역 제품을 소비하는 것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하나의 방법이 된다.

그리고 이러한 윤리적 가치를 담은 공정무역을 통한 착한 소비는 사회를 통합하고 환경을 보호하며 올바른 구조 속에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소비의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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