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 피해로 서해안 수산자원 생태계 변화에 영향"

서해안 유류피해 이후 서해안 수산 생태계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변화에는 다양한 원인이 있을 수 있지만 갯벌을 비롯한 근해 어종의 경우 유류피해의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다.

28일 통계청의 서해안 수산물 생산량 관련 자료에 따르면 2007년도에 잡힌 수산물과 2011년도에 잡힌 수산물의 양상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대표적으로 꽃게를 제외한 게 종류와 서해의 명물인 가오리류, 주꾸미 등이 현저히 줄었다. 게의 경우 2007년 2880톤이 어획됐으나 2011년에는 207톤만 어획돼 약 93%가 줄었다.

아예 사라진 수산물도 있다. 같은 시기 자료를 비교한 결과 망둥어와 가리비, 골뱅이, 문어의 경우 2007년 한 해 각각 1271톤, 252톤, 250톤, 907톤씩 잡히던 것이 2011년에는 1톤 이하로 잡히거나 아예 멸종했다.

이같은 변화에는 다양한 요인이 존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수산자원 중 서식지 이동이 가능한 어패류의 경우 환경이 변하면 얼마든지 자리를 옮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7년 12월 태안 유류 피해가 서해안 생태계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무시할 수는 없다는 평가다.

서해수산연구소 관계자는 "단정할 수는 없지만 서해안 수산자원 생태계 변화에 유류 피해가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평가했다.

실제 최대 피해 지역인 서산 앞바다에서 근해 어업을 하는 이들은 이전과 비교해 절반 수준, 많게는 30% 수준까지밖에 회복되지 않았다고 자평한다.

▲ 텅 빈 주꾸미 낚시줄

 

이 지역 명물인 주꾸미와 낙지는 서해안 전체 기준으로 2007년 각각 6284톤, 1582톤씩 어획되던 것이 2011년에는 각각 2141톤, 842톤만 어획됐다. 어획량이 각각 66%, 47% 정도 줄어든 것이다.

서산 인근 어촌계장들은 "가장 많은 피해를 입은 맨손 어업 종사자들은 당시 9개월 정도 조업을 못한 데다가 어획량이 줄어들어 일을 그만 둔 이들도 많다"면서 "예전에는 황금 어장이었던 곳이 아직도 다 회복되지 못한 것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하지만 다양한 요인이 존재하는 만큼 어종이나 어류 변화가 단순히 유류 피해 때문이라 인식하는 것은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 농림수산식품부 관계자는 "어류 및 어패류의 경우 염분, 바닷물 온도 등의 변화에 따라 서식지를 바꿀 수 있다"면서 "유류 피해와 같은 특정 요인 때문에 생태계가 바뀌었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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