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류 피해가 난 지 4년 7개월이 지났습니다. 겉으로 보이는 해안가 모습만 보면 예전의 상처는 다 치유된 듯합니다. 하지만 서해안 지역의 주된 먹거리인 수산 자원은 예전에 비해 절반 수준밖에 회복되지 못했다고 하는데요. 신준섭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5년 전만 해도 이곳은 천혜의 수산 자원이 가득한, 말 그대로 황금어장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류 피해 이후 4년 7개월이 지난 지금, 근해 어업은 사실상 이전의 절반 수준밖에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조업을 나가도 기름값조차 못 건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서산 앞바다의 명물이던 쭈꾸미도 예전에 비하면 쉽게 잡히지 않는 상황입니다. 근해 어업에 종사하는 이들은 어획량이 이전에 비해 절반도 안 되는 수준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int. 장선순 오지어촌계 계장(57)

갯벌 또한 상황은 마찬가집니다. 예전만 해도 이곳에서 산낙지를 잡으면 하루 일당 10만원 정도는 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당 5만원을 건지기만 해도 다행입니다.

int. 어민 송낙선 씨(49)

수산물이 잘 안 잡히다 보니 어시장에도 피해가 미칩니다. 예전만 못한 어획량 때문에 수산물 가격은 비싸지고, 모자라면 다른 지역에서 사 와야 될 경우도 있습니다. 피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원인 제공자 중 하나인 삼성중공업은 유류 피해 이후 지난 4년여 간 치어 방류 등 피해 지역의 수산 자원 회복을 위해 힘썼다고 말합니다.

int. 삼성중공업 관계자

하지만 근본적인 대책이라고는 말할 수 없습니다. 오히려 정확한 연구도 없이 치어를 방류하는 등의 활동은 생태계를 더욱 파괴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합니다.

int. 임양재 서해수산연구소 연구관

지난 2010년 4월 미국 멕시코 만에 유류 피해를 입혔던 영국의 BP 사는 CEO가 직접 나서 보상과 함께 환경 복원에 무한 책임을 지겠다고 공언했습니다. 약속한 금액만도 22조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상처 입은 한국의 서해 수산 자원은 가해자는 있지만 의사는 없는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환경TV 신준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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