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여야 산다 #종이 ③] 출력물 줄여라...‘페이퍼리스’ 시도하는 사례들
[줄여야 산다 #종이 ③] 출력물 줄여라...‘페이퍼리스’ 시도하는 사례들
  • 이한 기자
  • 승인 2021.02.17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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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비용 줄여라...종이없는 사회 향한 시도들
관행적으로 발행하던 종이 문서, 디지털 전환 노력
종이영수증 없애기 위해 손 잡은 환경부와 기업
IT기술·인프라 소외 소비자, 정보보안 등은 숙제

역사 이래로 인류는 늘 무언가를 더하기 위해 살아왔습니다. 과거보다 더 많은 자본, 나아진 기술, 늘어나는 사업영역에 이르기까지, 미지의 분야를 개척하고 예전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며 문명을 발전시켰습니다. 그 결과, 인류는 발전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지구의 건강이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인류가 무언가를 많이 사용하고 또 많이 버릴수록 지구에 꼭 필요한 자원과 요소들은 점점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열대우림이 줄어들거나 빙하가 녹고 그 과정에서 생태계의 한 축을 이루던 동물과 식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더하기가 아니라 빼기에 주목해야 합니다. 적게 사용하고 덜 버려야 합니다. 에너지나 자원을 덜 쓰고 폐기물이나 쓰레기를 적게 버리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환경적인’ 일입니다. 인류는 무엇을 줄여야 할까요. 줄여야 산다 열 한번째 시리즈는 누구나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종이’입니다. [편집자 주]

종이 사용을 줄일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한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이미 이어지고 있다. 종이 발행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스마트폰 등 IT기기를 통해 편리하게 문서를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여기서 언급하는 사회적인 비용에는 물론 환경적인 고려도 포함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종이 사용을 줄일 수 있을까? 그러기 위한 움직임이 여러 곳에서 이미 이어지고 있다. 종이 발행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스마트폰 등 IT기기를 통해 편리하게 문서를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여기서 언급하는 사회적인 비용에는 물론 환경적인 고려도 포함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종이는 원료를 채취해 생산하고 사용하고 버리는 과정에서 환경적인 영향을 미치고 쓰레기를 만든다. 물론 종이는 플라스틱이나 비닐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리가 쉽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데이터를 주고 받는 과정에서도, 전기 사용이나 데이터센터 운용 등의 탄소배출이 발생하므로 종이를 줄이는 게 반드시 환경적이라고만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종이 발행을 통한 사회적 비용이 존재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실제로 종이 사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은 여러 곳에서 이미 이어져왔다. 종이 발행에 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스마트폰 등 IT기기를 통해 편리하게 문서를 이용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다. 여기서 언급하는 사회적인 비용에는 물론 환경적인 고려도 포함된다.

실제로 정부 주요 기관 등에서는 최근 종이 사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 행보를 보여왔다. 이 문제를 IT혁신 측면에서 다루는 곳도 있고, 환경적인 관점으로 다루는 곳도 있는데, 큰 틀에서 취지는 대개 비슷하다. ‘페이퍼리스’를 적용하려는 최근 사례들을 살펴보자.

◇ 사회적 비용 줄여라...종이없는 사회 향한 시도들

종이를 줄이는 건 ‘절약’으로도 가능하지만 요즘은 IT기술로도 가능하다. 스마트기기의 보급이 상대적으로 활성화한 우리나라라면 더욱 그렇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지난해 12월 10일부터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이 시행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법무부에 따르면, 개정법은 전자문서의 법적 효력 및 서면요건 명확화, 종이문서 폐기 근거 마련, 온라인 등기우편 활성화를 위한 공인전자문서중계자 제도 개선사항을 반영하고 있다.

개정법은 전자문서가 법적 효력이 있음을 명시하고, 종이문서가 아닌 전자문서도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서면으로 볼 수 있게 됐다. 종이문서를 스캔해 변환한 전자문서를 공인전자문서센터에 보관하는 경우, 해당 종이문서를 폐기할 수 있게 했고, 공인전자문서중계자(온라인 등기우편 사업자) 진입요건을 완화해 신기술을 갖춘 혁신 중소기업들도 시장에 진입이 가능해졌다.

과기부는 당시 해당 내용을 알린 보도자료를 통해 “종이 없는 사회 실현을 촉진시킴으로써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23년까지 종이문서 보관량 약 52억장 및 유통량 약 43억장 감소로 약 1.1조원의 비용이 절감되고, 약 2.1조원 규모의 전자문서 신규시장 창출 등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 관행적으로 발행하던 종이 고지서 대체

앞서 과기부는 지난해 종이 기반의 대국민 고지·안내문을 스마트폰으로 손안에서 볼 수 있도록 ‘페이퍼리스 촉진 시범사업’을 공모했다. 대국민 파급력이 높은 대민 업무분야 6개 내외 기관과 전자화 고지 대상 서비스를 선정한다는 계획이었다.

당시 과기부는 공공·행정기관 대국민 고지·안내문 뿐 아니라, 사업대상을 민간분야로 확대해 종이문서 발행에 소모되는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고, 전자문서 이용 환경을 사회 전반으로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당시 과기부는 “관행적으로 발행·고지하는 종이 고지서를 과감하게 모바일 기반의 수단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면서 “국민 생활과 밀접한 분야로 전자고지 지원 대상을 확대해 체감효과를 높이고, 대국민 전자고지 서비스를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겠다”라고 밝혔다.

과기부는 지난 2019년 시범사업을 통해 7개 행정·공공기관의 우편 고지·안내문을 모바일 기반으로 고지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지원했다. 카드사 등 민간사업자 컨소시엄을 통해 김밥천국 등 소상공인 가게에서도 종이영수증 대신 전자영수증을 발급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지원한 바 있다.

종이문서를 IT 등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IT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소외될 수 있는 문제, 쉽게 정보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정보보안 우려 등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거론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종이문서를 IT 등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IT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소외될 수 있는 문제, 쉽게 정보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정보보안 우려 등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거론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 종이영수증 없애기 위해 손 잡은 환경부와 기업

종이 영수증을 줄이자는 움직임이 환경부 차원에서 이뤄진 적도 있다. 환경부는 지난 2019년, 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그리고 13개 대형유통업체와 함께 종이영수증 없애기 협약식을 열었다. 당시 갤러리아백화점과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이마트,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등 주요 기업들이 참여했다.

당시 협약은 앞서 관계부처 합동으로 발표했던 ‘서비스 산업 혁신 전략’ 일환이었다. 정보통신기술 발달에 발맞춰 종이영수증을 줄여 환경을 보호하고 업체의 부담을 줄이는 등 종이영수증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3개 부처가 힘을 합쳐 추진하자는 취지였다.

당시 환경부는 자원 낭비, 환경오염, 개인정보 유출 우려 같은 종이영수증의 폐해를 국민들에게 널리 알리고 진행상황을 면밀하게 살펴 필요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부가기치세법 시행령을 개정해 종이영수증 발급 의무를 완화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자영수증 시스템 간 상호호환성을 높이기 위한 표준 개발에 이어 시범구축 사례를 알리고 전자영수증 확산에 노력한다.

종이영수증 없애기 공익활동은 그 취지를 고려해,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등 환경부 소속기관과 시민사회단체와도 협력해 추진하기로 했다.

당시 환경부에 따르면 협약에 참여하는 13개 유통사의 연간 종이영수증 총 발급량은 2018년 기준 14억 8,690만 건이며, 이는 국내 전체 발급량(128.9억 건)의 11%를 상회하는 수준이다.이를 위한 영수증 발급비용만 약 119억 원에 이르고, 쓰레기 배출량 1,079톤에 달한다. 종이영수증을 만드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CO2)는 2,641톤에 이르는 것으로 평가됐다. 이는 20년산 소나무 94만 3,119그루를 심어야 줄일 수 있는 양과 비슷하다.

◇ IT기술·인프라 소외 소비자, 정보보안 등은 숙제

페이퍼리스 사례는 이 외에도 많다. 뉴스1 보도에 따르면 한국교통안전공단은 지난해 7월~10월까지 페이퍼리스 회의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운영한 결과, A4 용지 약 93만장(910만원), 프린터 토너 94개(1600만원) 상당을 절약했다.

금융계 전반에서도 종이 사용을 줄이려는 움직임이 자주 관측된다. 모바일 뱅킹 등 비대면 거래가 이미 일상화돼 종이문서 필요성이 줄었고 고객도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어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교육계에서도 코로나19 여파로 원격수업이 보편화하면서 페이퍼리스 바람이 불고 있다. 중앙일보가 교육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교사나 학생 등이 디지털 교과서를 내려받은 건수는 지난 2019년 3~10월 사이 396만 7027건이었으나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612만 4621건으로 3.1배 늘었다. 물론 이는 환경을 고려한 행보보다는 거리두기 여파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지만, 사회 전반에 걸쳐 종이 사용을 줄이는 경향이 이어지는 사례 중 하나다.

다만, 종이문서를 IT 등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IT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이 소외될 수 있는 문제, 쉽게 정보에 접근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정보보안 우려 등은 해결해야 할 숙제로 거론된다.

‘줄여야 산다’ 4편에서는 종이 사용을 실제로 줄이고 나선 국내 중 기업 사례를 소개한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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