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대한 경고는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지구는 뜨거워지고 있고 날씨는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물과 공기에도 미세플라스틱이 떠 다닌다는 이야기가 들려옵니다. 먼 나라 이야기 같던 환경 문제들이 이미 생활 속 깊숙이 알게 모르게 들어와 버렸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의 손길과 발길이 닿는 모든 곳에 쓰레기가 남습니다. 어쩐지 “내가 사랑했던 자리마다 모두 폐허다”라는 시구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서글픈 느낌도 듭니다. 내 손 끝에서 시작되는 일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이야기도 됩니다. 내가, 내 이웃이 함께 움직인다면 결과도 조금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생활 속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소소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일명 지구를 살리는 생활의 기술입니다. 매주 주말마다 한 가지씩 알려드리겠습니다. 정보를 가져가는 데는 1분이면 충분합니다. 실천하면서 보내는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요. 1분 환경 정보의 의미는 거기 있다고 생각합니다. 열 번째 시간은 새해에 방문해보면 좋을 ‘서울의 제로웨이스트 공간들’입니다. [편집자주]

생필품을 살 때마다 수북하게 발생하는 플라스틱과 비닐에 한 번이라도 심각성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제로웨이스트샵을 방문해보면 어떨까.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생필품을 살 때마다 수북하게 발생하는 플라스틱과 비닐에 한 번이라도 심각성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제로웨이스트샵을 한번 방문해보면 어떨까. 사진은 ‘알맹상점’ 내부. (곽은영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2021년의 첫 주말이다. 새해를 맞으며 사람들은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새로운 다짐을 하곤 한다. 그 중에는 이제는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은 ‘플라스틱 제로’와 관련한 목표를 세운 사람도 있을 것이다. 지구를 위해서, 동물을 위해서, 타인을 위해서라는 거창함보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위한 선택으로서 말이다.

생필품을 살 때마다 수북하게 발생하는 플라스틱과 비닐에 한 번이라도 심각성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제로웨이스트샵을 한번 방문해보면 어떨까. 생각을 환기하고 환경과 나를 위한 새로운 첫걸음을 떼도록 도와주는 서울의 제로웨이스트 공간 세 곳을 소개한다.  

◇ 국내 최초 제로웨이스트 플랫폼 ‘더 피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생긴 제로웨이스트샵은 2016년 문을 연 더 피커다. 쓰레기 양을 줄이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공간으로 ‘건강한 소비가 만드는 건강한 지구’를 꿈꾸는 제로웨이스트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다.

판매하고 있는 물건은 친환경 생활용품으로 제작 과정에서 탄소와 포장이 발생하지 않고 소비자가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으며 폐기 시 자원순환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매장 한 켠에서는 농부들과 직거래한 친환경 인증 농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더 피커에서 판매되는 물건들은 각종 포장재로부터 자유롭고 구매 후에도 비닐이나 종이가방이 아닌 직접 준비해간 장바구니나 포장 용기에 담아와야 한다. 미처 포장용기를 준비하지 못했다면 매장에서 판매 중인 자연분해 용기를 구매 할 수도 있다. 더 피커는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샵에서도 제로웨이스트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더 피커의 위치는 서울 성동구 왕십리로 115 헤이그라운드 9층, 운영시간은 평일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토요일은 6시에 문을 닫는다. 쉬는 날은 일요일과 월요일이다.

◇ 알맹이만 파는 리필스테이션 ‘알맹상점’

망원동에 위치한 알맹상점은 말 그대로 알맹이를 리필하는 리필스테이션이다. 껍데기인 포장재 없이 알맹이인 내용물만 판매하고 있어 물건을 사도 쓰레기가 나오지 않는다. 

제로웨이스트샵 가운데에는 친환경 식품을 파는 곳도 있는데 알맹상점에서는 근처 망원시장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공산품을 주로 취급한다. 특히 일반 슈퍼에서는 플라스틱 용기에 포장해 판매하는 샴푸나 바디워시, 화장품, 주방세제 등을 유리병 등 개인 포장 용기나 매장 내에서 제공하고 있는 재활용 용기에 소분해 구매할 수 있다. 

알맹상점의 특징은 판매하는 물건에서 플라스틱 프리를 추구할 뿐만 아니라 방문객이 일상생활에서 발생한 커피나 플라스틱 폐기물을 가져오면 우리동네 커뮤니티 회수센터에서 회수해 재사용하고 재활용한다는 점이다. 

위치는 서울 마포구 월드컵로 49 2층, 운영시간은 일·월·화요일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목·금·토요일은 오후 2시부터 9시까지다. 수요일은 휴무다. 

◇ 복합형 제로웨이스트 공간 ‘지구샵’

지구샵은 낭비 없는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길잡이가 되고자 생긴 제로웨이스트 공간이다. 친환경 생활용품은 물론, 재활용 문구류를 함께 판매하는 복합형 제로웨이스트샵이다. 플라스틱을 대체하고 오래 쓰고 난 뒤에 버리더라도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제품을 골라서 판매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에는 자체 제작한 고체치약과 대나무칫솔의 크라우딩 펀딩에서 펀딩 목표액의 2043%를 달성하기도 했다. 고체치약은 일반 튜브 치약이 사실상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수세미나 비누 등 친환경 주방용품은 매장에 설치된 싱크대에서 직접 사용하며 제품 성능 테스트를 거친 후 구매를 결정할 수 있어 합리적이다. 제품들은 온라인샵으로도 구매할 수 있으며 상품마다 ‘제로웨이스트 난이도’를 표기하고 있어 재미있고 쉽게 물건을 선택할 수 있다. 

지구샵은 서울 동작구 성대로1길 16 1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매일 오후 1시부터 8시까지 운영하고 일요일과 월요일은 쉬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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