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이 고비. 다음 연휴가 분수령’...네버 엔딩 스토리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사진으로 읽는 환경 또는 경제 뉴스입니다. 스물 아홉번째 사진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폐쇄된 실외운동시설 모습입니다. [편집자 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폐쇄된 실외 공원. 벌써 1년 가까이 반복되는 '이번 주말이 고비고 다음 연휴가 분수령'이라는 얘기는 언제 끝날까? (이한 기자 2020.12.07)/그린포스트코리아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임시 폐쇄된 실외 공원. 벌써 1년 가까이 반복되는 '이번 주말이 고비고 다음 연휴가 분수령'이라는 얘기는 언제 끝날까? (이한 기자 2020.12.07)/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지난 월요일(7일) 저녁 서울 송파구 한 공원. 주민들의 배드민턴 경기장이자 농구장이던 이 곳에 DANGER(위험)라는 마크가 선명한 출입금지 라인이 세워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주민 다중이용시설인 실외 운동시설을 임시 폐쇄한다는 문구가 붙었다.

라인에 적힌 얘기가 맞다. 지금은 위험하다. 안전이 제일이다. 마스크 잘 쓰고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 그런데, 마스크 쓰고 거리를 둔 지 벌써 10개월째다. 앞으로 얼마나 더 위험하고, 안전을 위해 많은 것을 참고 견뎌야 하는지 기약이 없다. ‘이번 주말이 고비’이고 ‘다음 연휴가 분수령’이라는 얘기가 들린다. 그런데 그 얘기를 날씨가 따듯할 때도 듣고 더울 때도 들었고 시원할 때도 들었다. 추워졌는데도 계속 이어진다. 마치 ‘네버 엔딩 스토리’ 같다.

누가 만든 위험이고, 누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일까.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마스크를 코까지 잘 덮었는가? 거리를 두기 위해 본인과 주위 사람들이 함께 노력했는가? 그리고, 마스크 쓰고 거리를 두라고 TV에 나와 말하는 사람들은, 여러 사람이 그렇게 하고도 괜찮도록 다른 조치를 잘 취했는가? 모두 함께 돌아볼 문제다. 물론, 이제와서 과거를 돌아보며 반성하기에는 지금 상황이 너무 급하고 당장 이번 주 주말이 위기다. 그런데, 그 얘기는 3월에도 있었고 5월에도 있었고 8월과 10월에도 있었다. 이 고리를 어서 끊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그럴거다.

leehan@greenpost.kr

저작권자 © 그린포스트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