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3번 외식하면 4번째에 1만원 환급
배달 실적 인정되는 외식쿠폰 유용
경기체감 높일 것 VS 코로나 속 실효성 떨어져

정부의 소비쿠폰이 다시 풀리면서 경기체감을 높일 것이라는 의견과 코로나 상황 속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정부의 소비쿠폰이 다시 풀리면서 경기체감을 높일 것이라는 의견과 코로나 상황 속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곽은영 기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완화되면서 중단됐던 소비쿠폰 발행이 속속 재개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7월 소비심리 진작을 위해 1904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국민의 3분의 1 수준인 1618만명에게 할인혜택이 돌아가도록 소비쿠폰을 발행했다. 숙박, 관광, 공연, 영화, 전시, 체육, 외식, 농수산물 등 8개 분야에서다. 그러나 8월 중순 코로나 재확산으로 계획이 잠정 중단되고 비대면 소비가 가능한 농수산물 할인쿠폰만 제공해왔다. 

중단됐던 사업들은 지난달 22일부터 재개됐다. 먼저 공연, 영화, 체육 등 3대 분야가 풀렸다. 이어 외식, 여행, 숙박 분야에서 할인사업이 단계적으로 재개되고 있다. 

외식쿠폰은 지난달 30일부터 풀렸다. 주말에 3번 외식하면 4번째 외식 때 만원을 되돌려받을 수 있는 혜택이 주어진다. 정확히는 주말 금요일 오후 4시부터 일요일 밤 12시 사이, 2만원 이상을 외식업소 또는 배달주문으로 세 번 결제하면, 네 번째 외식 때 1만원을 환급해준다. 현금이 아닌 캐시백이나 청구할인으로 환급되고, 배달앱 사용 시 배달원을 통한 현장 결제만 인정이 된다. 

외식쿠폰 할인혜택은 KB국민, NH농협, 롯데, 비씨, 삼성, 신한, 우리, 하나, 현대카드 등 9개 카드사에서 진행하는 응모를 통해 받을 수 있다. 응모방법은 각 카드사에서 문자메시지로 안내하고 있다.

여행쿠폰도 30일부터 재개됐다. 온라인 여행상품 운영사 ‘타이드스퀘어’에서 다운받아 상품 예약 후 결제 시 사용하면 된다. 최대 6만원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11월부터는 체육, 숙박 쿠폰이 재개됐다. 지난 2일 풀린 체육쿠폰은 11월 30일까지 한 달간 적용된다. 헬스장, 배드민턴장 등 실내 체육시설에서 8만원이상 결제하면 3만원을 환급해준다. 쿠폰은 카드사 홈페이지에서 신청 가능하며 선착순 40만명 대상이다.

숙박쿠폰은 오는 4일부터 발행된다. 호텔, 콘도, 리조트, 펜션, 모텔, 농어촌민박 등 국내 숙박 시설 대상으로 7만원 이하 결제는 3만원, 7만원 초과 결제는 4만원 할인된다. 투숙 가능 날짜는 4일부터 내달 23일까지다. 크리스마스와 연말 기간인 12월 24일부터 31일까지는 방역을 위해 사용기간에서 제외되고, 해외 온라인 여행사를 통해 제공되는 시설과 대실에는 쿠폰을 사용할 수 없다.

쿠폰은 1인당 1회 발급받을 수 있고 발급 쿠폰은 당일 오전 10시부터 익일 오전 7시까지 사용하지 않거나 예약을 취소할 경우 자동으로 무효가 된다. 재발급은 쿠폰 수량 소진 전까지 가능하다. 숙박쿠폰 이용자에 한해서 코레일에서 편도 4회 사용 가능한 열차요금 25% 할인쿠폰을 제공한다.

같은 날 놀이시설에서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도 배포한다. 오는 4일부터 인터파크에서 선착순 3만6000명을 대상으로 전국 106개 놀이공원과 테마파크 등 입장권과 자유이용권을 최대 60% 할인한다. 시설에서 별도로 제공하는 할인도 추가 적용받을 수 있다. 

◇ 소비쿠폰, 경기체감 높일 것 VS 코로나 속 실효성 떨어져

정부의 소비쿠폰이 다시 풀렸지만 현장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는 분위기다. 소비쿠폰이 소비진작에 도움을 줘 경기체감을 높일 것이라는 의견과 코로나 상황 속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부딪친다.

먼저 아직 코로나19로 확진자 수가 크게 줄어들지 않는 상황에서 정부가 말로는 모임과 여행을 자제하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야외활동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지난번 코로나 재확산 때도 같은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는 “여행과 이동이 포함된 소비쿠폰의 경우 철저히 지역을 분산해 기획했고 기차, 버스, 요트, 비행기 등 방역을 지키는 수단을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동탄에 사는 직장인 김모씨는 “아직 코로나가 유행 중인데 여행을 다니거나 체육관을 가기에는 좀 꺼림칙한 부분이 있지 않나”라며 “신규 확진자가 매일 나오고 질병관리청에서도 무증상 감염자가 많다고 주의를 주는 상황에서 정부가 나서서 이런 쿠폰을 푸는 건 모순적인 것 같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서 “차라리 소액이라도 재난지원금 형태로 주는 게 필요한 곳에 더 정확히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소비쿠폰 가운데에서도 외식쿠폰은 코로나 상황에서 시의적절하게 사용 가능하다는 의견이 컸다. 환급 인정 횟수가 5회에서 3회로 완화됐고, 유흥업소를 제외한 전 외식업소에서 실적이 인정되는 데다, 포장 및 배달 시에도 실적이 인정된다는 점에서다. 외식이 잦은 주말로 기간을 한정한 것도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다. 

개인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자영업자 조모씨는 “요즘은 방문 고객보다 배달 고객이 많은데 쿠폰이 배달에도 적용된다고 하니까 반갑다”면서 “작은 혜택이라도 없는 것보다 있는 게 당연히 더 낫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일시적인 이벤트로는 소비활성화를 이루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올해 말로 기간이 한정된 소비쿠폰으로는 근본적인 내수 진작 효과를 만들기 어렵다는 것. 쿠폰 혜택이 소비자를 끌어들일 만큼 매력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다만 소비쿠폰이 풀리는 시기에 국내 163개 업체가 참여하는 코리아세일페스타가 열리는 등 연말 할인행사가 다채롭게 맞물릴 것으로 예상돼 소비자들의 닫힌 지갑이 열릴 것이란 기대감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의 소비쿠폰과 지원들이 코로나로 얼어붙은 소비심리를 녹이는 불씨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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