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문난 국정감사에 ‘한 방’ 없었다…금융사 신고식으로 끝나
소문난 국정감사에 ‘한 방’ 없었다…금융사 신고식으로 끝나
  • 박은경 기자
  • 승인 2020.10.2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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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26일까지 긴장감 선사했으나 의혹제기에 그쳐
대림산업이 건설에 참여한 국회의사당의 현재 모습. (김동수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26일 서류정리를 끝으로 종료됐다.(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올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가 ‘한 방’ 없는 금융사 신고식으로 정리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매년 금융사를 정조준하며 금융권에 수난기를 불러왔지만 무뎌진 칼끝에 ‘금융사 겁주기’로 끝나며 아쉬운 성적표를 남겼다.

26일 정무위위원회는 지난 7일부터 시작한 45개 금융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를 종료한다. 정무위는 국무조정실·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소비자원·국책은행 등의 금융기관에 대한 감사를 담당했으며, 지난 8일 공정위 소관 기업의 하도급 갑질 등을 들여다본 뒤 12일 금융위원회 감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금융사를 소환했다.

◇12일 금융위 국정감사, 의혹제기와 ‘모르쇠’로 김빠져 

먼저 12일 금융위원회 감사에서는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가 각각 증인과 참고인으로 채택됐지만 장석훈 사장만 출석했다. 참고인의 경우 출석 의무가 없는 탓이다.

이날 금융위 국감에서는 라임‧옵티머스로 대표되는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지만 잠시 긴장감을 선사했을 뿐 의혹제기에 그쳤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금융위 자산운용과장과 구속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의 통화 녹취록을 들어 옵티머스가 최대주주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금융위가 특혜를 줬다고 지적했다. 이혁진 전 대표에서 양호 전 옵티머스 고문(전 나라은행장)으로 변경하는 과정에서 금융위가 도움을 줬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금융위는 대주주 변경 사후승인을 비롯해 서류제출이 요구되는 업무에 있어 금융위 직원이 1층 민원실에서 직접 서류를 접수하는 것은 통상적인 업무절차에 해당한다며 의혹을 불식시켰다.

이어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 또한 삼성증권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서 주가를 불법으로 관리했단 의혹제기에 모르쇠로 끝났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삼성증권 IB본부 소속 직원들로 구성된 합병 TF가 삼성물산 주주들에게 합병에 찬성하도록 권유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검찰 고소장에 따르면 삼성증권 홀세일본부는 삼성증권 ‘삼성 물산 자사주’ 명의 증권계좌와 NH투자증권에 개설된 ‘삼성물산(주)’ 명의 증권계좌 △한국투자증권에 개설된 ‘삼성물산(자사주)’명의 증권계좌를 이용해 제일모직 주식 172만5333주(2902억원 상당)를 매입했다.

박 의원은 이 과정서 발생한 자사주 매입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불법적 승계를 위한 시세조종성 주문이라고 주장했지만, 장 사장은 “공소장에 나온 내용 이상은 모른다”로 일축했다. 

삼성증권 ‘시세조종성 주문’ 여부는 이재용 부회장 불법승계 여부를 가릴 핵심 쟁점으로 논쟁이 이어지고 있으나, 박 의원이 장 사장의 모르쇠에 반박할 반박자료가 제시되지 않았던 데다 장 사장이 당시 책임질 위치에 있지 않아 소득 없이 끝났다.

결국 첫날부터 알맹이 없는 의혹제기에 그친 셈이다. 다음날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선 긴장감이 고조됐으나 의혹제기에서 크게 나아가지 못했다.

◇13일 금감원 국정감사, 긴장감 고조됐지만 한 방 없어

이날 금감원 국정감사에서는 라임‧옵티머스 펀드와 관련해 대신증권과 NH투자증권에 불완전판매를 질타하고, 줄소환을 피했던 금융 지주사 최고경영자(CEO) 소환을 거론하며 금융사를 압박했지만 보여주기에 그쳤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을 채용비리와 셀프연임 등의 문제와 관련해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언급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은 현재 3연임이 유력한 상황이며 지난 2018년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졌으나 그 해 무혐의로 종결됐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채용비리 혐의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조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에는 지난해 발생했던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와 관련해 우리은행에 대한 제재 수위가 낮았다면서 부실한 감독책임 등을 추궁했지만 재검사가 시작될지는 미정이다. 이미 DLF투자자에 대한 배상과 징계가 끝난 만큼 정무위 호통만으로 명분 없이 추가 징계를 거론하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다만, 윤 원장이 “공시규제 위반사항 있는지 다시 조사하고 위규사항이 있다면 엄정조치 할 것”이라고 답하며 재검사 가능성을 시사한 만큼 긴장감이 완전히 누그러진 것은 아니다.

이어 강성모 우리은행장을 소환해 지난 채용비리 피해자들에 대한 구제방안을 요구해 진전이 있었다. 우리은행이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37명을 부정채용 했으나 19명이 버젓이 근무 중이기 때문이다. 국정감사 직후 우리은행 측은 15일 부정채용자의 입사 취소를 위한 법률검토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박성호 부행장이 출석해 이탈리아헬스케어 펀드와 관련해 ‘펀드 쪼개기’ 의혹을 받았으나 결정적 증거가 제출되지 않았다.

이후 16일 윤종원 기업은행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이계문 서민금융진흥원장을 소환했다. 

윤 행장에 기업은행의 예대금리차(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간 차이)와 직원의 부당한 방법으로 가족에게 지급했던 ‘셀프대출’ 논란 등을 질책하고, 이 회장에 ‘키코’ 사태와 부족한 ‘정무감각’을 질타했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달 2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전기 만화책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우리(민주당)가 20년 (집권)해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됐으며 거듭 사과하며 일축했다.

이어 19일과 20일 수출입은행의 석탄발전지원 논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예탁결제원, 예금보험공사 등을 소환해 조사했다.

◇호통치기로 끝났지만 방심하긴 일러 ‘종합검사’ 긴장

결국 날카로운 한 방 없이 지난 사모펀드 사태에 따른 책임 묻기 혹은 호통치기로 끝난 셈이다. 하지만 아직 긴장감을 완전히 풀어버리기엔 이르다. 

23일 종합감사에서 삼성증권의 경우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삼성에피스) 임원 3명에게 60억8000만원을 대출해준 사실이 밝혀져 논란이 됐다. 하나은행은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를 두고 배진교 정의당 의원이 ‘사기의혹’을 거론했고 윤 원장이 “종합검사 과정에서 문제가 제기된 부문을 철저히 들여다보고 살펴보겠다”고 답해 긴장감이 커졌다. 우리은행 또한 DLF관련해 재검사를 시사한 만큼 방심할 수 없다.

다만, 은 위워장과 윤 원장이 금융사 CEO연임문제와 주요 이슈에 대해 이견차이를 보인 데다 금융위가 금감원의 CEO제재 권한 등을 검토한다고 말해, 금감원이 금융사에 대한 강력제재 카드를 꺼내긴 쉽지 않을 모양이다.

12일 국정감사에서 은 위원장은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이 금감원이 DLF 사태와 관련해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에게 문책경고를 내린 것을 두고 제재권한이 있는지 지적한 질문에 “제재하는 것을 금감원에 맡기는 것이 맞는지 절차적인 정당성과 투명성을 살펴보겠다”고 답했다.

또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의 독립성을 제고해야 한단 지적에 “공공기관 지정을 받아 기획재정부의 지휘를 받으면 마음에 드시겠냐”며 사실상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로써 올해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는 지난 7일부로 시작해 23일 종합검사를 지나 이날 서류정리를 끝으로 종료됐다.

mylife1440@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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