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의료
예방의료는 현재 의료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민선 기자] 병을 미리 막는다? 생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예방의료는 현재 의료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이미 발생한 병을 어떻게 치료할까’라는 것보다 '질병을 예측하고 개선’하는 능동적 건강 관리를 통해 건강 수명을 연장하고, 신체적·금전적인 측면에서도 더욱 효과적인 삶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기를 겪으면서 고혈압, 당뇨병 등의 기저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됐을 때 사망률이 더 높아진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평상시의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 2025년 초고령사회 진입...일찍부터 건강에 투자해 ‘건강한 노화’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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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은 최근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사회 보장 비용의 증가와 같은 외부 요인과도 밀접하게 관련된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이러한 예방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은 최근 저출산 고령화에 따른 사회 보장 비용의 증가와 같은 외부 요인과도 밀접하게 관련된다. 우리나라는 전체 인구 가운데 65세 이상자 비율이 14%를 초과하는 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했다. 게다가 오는 2025년에는 고령 인구 비중이 전체 인구의 20% 이상에 이르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상당수 노인이 사망 전까지 여러 질병에 오랫동안 시달린다는 점이다. 2018년도 기준 국민 기대수명은 82.7세지만, 건강수명은 73세에 그친다. ‘건강하지 않은 노후’ 기간이 약 10년이고, 이 기간동안 경제활동을 중단한 상태에서 의료비 지출은 높아진다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의 2018 건강보험 주요 통계에 따르면, 건강보험 가입자들이 한해 병·의원, 보건소 등 의료기관과 약국에 낸 건강보험 진료비인 77조 6583억원 중 65세 이상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31조 6527억원으로 전체의 40.8%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증가율도 14.5%로 전체 진료비 증가율을 초과했다. 

게다가 저출산 현상으로 2027년이면 인구 감소 시대가 시작된다. 이렇게 될 경우 경제활동인구는 줄어들고, 진료비를 지출하는 노인 인구는 더욱더 많아진다. 따라서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라도 일찍부터 건강에 투자해 경제활동 기간을 늘리고, ‘건강한 노화’를 실현하자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다.

◇ 일본에서는 이미 AI,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예방의료 비즈니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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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일찍부터 AI나 빅데이터 등의 최신기술 혹은 타 업종에서 활용되고 있는 제품이나 기술을 의료업계에 도입한 예방의료 분야의 벤처 창업이 활발하고, 정부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우리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 일본은 70세 이상 노인 인구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다. 이 때문인지 일본은 일찍부터 AI나 빅데이터 등의 최신기술 혹은 타 업종에서 활용되고 있는 제품이나 기술을 의료업계에 도입한 예방의료 분야의 벤처 창업이 활발하고, 정부 역시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KOTRA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지난 8월 일본 경제신문은 충치나 잇몸질환 리스크를 미리 파악해 양치질이나 식생활 등을 개선하는 ‘메디컬 트리트먼트 모델(MTM)’사의 서비스를 소개했다. 서비스 출시 배경에는 치아 건강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다. 2018년 일본치과의사회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는 사람의 비율이 31.3%에 그치는 등 치아 건강에서 ‘예방’의 중요성이 간과돼 왔다. 최근에는 치주염 등 구강 환경의 악화가 당뇨병이나 동맥경화, 치매 등의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져 평상시에 정기적으로 충치 예방을 위해 치과에 다녀야 한다는 인식이 생겨났다.

검진기술 역시 예방의료 트렌드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일본의 바이오 벤처 ‘HIROTSU 바이오 사이언스’가 개발해 2020년 1월에 실용화한 암-스크리닝 검사 ‘N-NOSE(엔노즈)’는 지중에 생식하는 길이 약 1㎜의 작은 ‘선충’을 이용한 세계 최초의 생태 진단기술이다. 비용은 9800엔(한화 약 10만 6000원대)로 저렴하며 단 한 방울의 소변으로 암 환자를 높은 확률로 찾아낼 수 있고 간편하다. N-NOSE는 소변을 이용하지만, 그 대신 혈액이나 침 등을 이용해 연구하는 기업이나 학술기관 등도 등장해 지금까지의 종합 건강검진보다 간편하게 검사를 받는 예방 의료 트렌드로 향후 더욱 발전할 것이 기대되고 있다.

KOTRA 하세가와요시유키 일본 도쿄무역관은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일본의 예방의료 관련 시도들이 헬스케어 분야 우리 기업에 참고가 될 수 있다”며  “AI,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헬스테크 스타트업의 등장이 눈에 띄게 늘고 있어 관련 비즈니스는 앞으로도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minseonlee@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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