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석탄발전산업 투자 질타하고 키코 배상안 재논의

대림산업이 건설에 참여한 국회의사당의 현재 모습. (김동수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국정감사 이뤄지는 국회의사당. (본사DB)/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박은경 기자] 금융사가 집중 해부 당하는 국정감사 ‘수난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금융권이 긴장태세에 돌입했다. 올해 정무위원회 칼끝은 옵티머스 펀드를 중심으로 사모펀드 사태와 채용비리에 향했다.

29일 정무위원회에 따르면 오는 10월 7일부터 26일까지 45개 금융기관에 대한 국정감사가 실시된다.

정무위는 국무조정실·공정거래위원회·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소비자원·국책은행 등 45개 금융기관에 대한 감사를 담당하며, 오는 10월 8일 공정위 소관 기업의 하도급 갑질 등을 들여다본 뒤 12일부터 본격적으로 금융사를 소환할 계획이다.

◇10월 12일,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부터 하나금투 애널리스트 소환

12일에는 장석훈 삼성증권 사장과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가 증인으로 채택됐다. 장 사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고소장 관련해 소환됐고, 애널리스트는 뉴딜펀드 보고서와 관련해 청와대의 개입 의혹에 대한 진위 여부 확인 차원이다. 

앞서 하나금융투자 소속 한 연구원은 지난 4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반복된 뉴딜펀드 이슈로 주주들의 피로감은 거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고, 이와 관련 청와대가 하나금융투자 관계자를 불러 질책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같은 의혹은 금융권 내에서 오해로 빚어진 해프닝으로 일단락 됐으나 국감에 등장하면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해당 애널리스트의 국감 출석여부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그의 보고서를 둘러싼 청와대의 개입여부에 대한 객관적 증거 또한 확보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청와대의 개입여부를 확인한다는 취지다.

해당 애널리스트를 증인으로 신청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애널리스트의 보고서 관련해 정부와 기관에서 관여한 게 사실이라면, 주주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한다”고 증인 신청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사실이라면 금융사를 정부가 마치 정부기관처럼 관여했다는 점에서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선 해프닝으로 끝난 소문이 국감에 등장하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기색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해당 소문은 사실이 아닌 일로, 당연히 사실이라는 증거도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뜨거운 감자 ‘옵티머스 펀드’ 관련 줄 소환…채용비리도 돋보기

13일부터는 본격적으로 금융사에 대한 해부가 시작된다. 먼저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가 사모펀드 불완전판매로 소환된다. 오익근 대표를 증인으로 신청한 정무위 소속 의원만 3명에 달해 대신증권의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논란을 두고 질타가 쏟아질 전망이다.

우리은행은 강성모 부행장이 지난 채용비리의 피해자 구제대책 관련해 소환됐다. 우리은행의 채용비리는 대법원의 판결이 확정된 상태로 마무리된 사건인 만큼 구제대책 요구 외에 화살은 피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은 2015년부터 2017년 사이 공개채용에 개입해 불합격자 37명을 합격시켜 파문을 일으켰으며, 지난 3월 3일 대법원에서 징역 8개월을 선고받았다.

신한은행의 채용비리 관련해선 금융감독원 관계자가 소환됐다. 신한은행 채용비리는 1심 재판이 끝나고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의 채용비리에 대해선 금감원에서 1,2차 비리 검사과정 등이 적합하게 이뤄졌는지 등을 추궁한다. 채용비리 관련해 증인을 신청한 배진교 의원실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채용비리에 대한 감독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등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박성호 부행장이 사모펀드, 관제펀드 관련해 소환대상이 됐다. 문제로 거론될 사모펀드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은 알려지지 않았다. 박성호 부행장을 증인으로 신청한 윤두현 의원실 관계자는 “정무위 국감 내용은 사전에 알려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올해 정무위 국감 증인에 옵티머스 관계자가 모두 소환됐다는 점과 라임펀드가 배상절차에 돌입한 것 정황 등을 고려할 때 옵티머스 펀드와 이탈리아 헬스케어 펀드 등에 대한 질타가 이어질 것이란 추측이 지배적이다.

수탁사인 하나은행을 시작으로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가 연이어 출석하면 옵티머스펀드가 본격적으로 거론된다. 같은 날 정영채 대표는 옵티머스 펀드의 불법판매 여부와 관련해 증인으로 선다.

옵티머스펀드 사태 관련해선 농어촌공사 협력부 관계자, 한국마사회 노무후생부 관계자, 한전 노사협력부 관계자, 옵티머스 피해자대표 대책위 관계자까지 모두 증인으로 선다.

라임펀드사태 관련해선 대신증권과 대신증권 라임자산 피해자만 증인으로 소환됐다. 

◇ ‘기후악당’ 오명 안긴 석탄발전투자 추궁…키코 배상안도 재논의

16일에는 기후솔루션 전문가를 통해 산업은행의 석탄발전산업 투자에 따른 국격 훼손 책임도 묻는다. 현재 산업은행은 해외 석탄발전산업에 2조9000억원을 지원하고 있어 ‘기후악당’이라는 비판을 받는데 일조했다는 지적이다. 석탄화력발전사업은 기후오염 원인 중 하나인 이산화탄소 배출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데 OECD 국가 중 해외석탄사업에 공적자금을 투입한 나라는 한국과 일본이 유일해, 기후악당이라는 국제적 비판을 받고 있다.

끝으로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배상도 논의된다. 배진교 의원은 키코 피해기업 배상에 대한 전문가 의견을 듣고 배상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배진교 의원실 관계자는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배상이 적합한지, 배상안 마련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채택된 증인이 출석할지 여부에 대해선 논의중이다. 정무위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채택은 됐지만 확정된 건 아니다”라며 “조율중인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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