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냉장고 다이어트가 물 순환에 미치는 영향
[기자수첩] 냉장고 다이어트가 물 순환에 미치는 영향
  • 이한 기자
  • 승인 2020.03.2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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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비우고 지구를 구하면, 물도 아낄 수 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3월 22일은 UN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올해의 핵심 주제는 ‘물과 기후변화’다. 세상에는 참 여러 가지 날이 있으니 물 정도라면 하루가 아니라 며칠씩 거창하게 날을 잡아 기념해도 좋다.

물 없으면 인류는 못산다. 인류뿐만 아니라 동식물 모두에게 해당하는 얘기다. 다행히 지구에는 물이 많다. 지구 표면의 70%가 물이다. 마트에는 몇백원짜리 생수가 넘쳐나고 아침저녁으로 샤워를 해도 수돗세는 몇만원을 넘기지 않으니 그 소중함을 절실하게 느끼지 못할 뿐이다.

하지만 물도 석유처럼 한정된 자원이다. 양은 많지만 ‘효율성’의 문제가 있다. 전체 물의 97%가 바닷물이고, 나머지도 상당수는 극지방의 얼음 등이다. 인간이나 동물이 마시는 물, 식물이 빨아들이는 물의 양은 전체적으로 보면 소수다. 그 와중에 산업이 발달하고 인구가 늘면서 물 사용량이 계속 늘어나는 것도 문제다.

낭비벽 심한 사람 보고 흔히 ‘돈을 물 쓰듯 한다’고 말한다. 외국에도 그런 표현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 사정을 감안하면 맞는 얘기다. 한국인은 하루에 물을 287리터 쓴다. 전 세계를 물 많이 쓰는 순서대로 줄 세우면 우리나라는 메달권이다. 독일(127리터)이나 덴마크(131리터)등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다.

이 글을 읽는 사람은 흔히 말하는 ‘물 부족’을 피부로 직접 느껴본 경우가 드물 것이다. 하지만 WHO에 따르면 세계 인구 절반 가까이가 100리터가 채 되지 않는 물로 산다. WHO에 따르면 기본적인 생활과 최소한의 건강 유지를 위해 하루에 50~100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저만큼이면 충분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최소한 그 정도는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영국 더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빅토리아 폭포 유수량이 과거에 비해 크게 줄었다고 한다. 잠비아 대통령은 “최악의 가뭄 속에 폭포 수위가 25년 만에 최저치”라면서 “기후변화 때문에 정치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인류는 물을 각별하게 관리해야 한다. 방법은 두 가지다 아끼는 것, 그리고 더러운 물을 덜 버리는 것. 그 방법에도 두가지 방향성이 있다. 물 자체를 관리하는 직접적인 방법과 다른 것들을 신경쓰는 간접적인 방법이다. 간접적인 방법이 존재하는 이유는 인류가 다른 자원을 쓸때도 물이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다.

◇ 식재료와 식단 효과적으로 관리하면, 물도 아낄 수 있다

그린포스트는 [냉장고 비우고 지구를 구하라] 특집을 통해 음식물의 효과적인 생산과 소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음식과 물은 인류의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두 기둥이다. 그리고 냉장고 가득 채운 음식물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물 순환과도 깊은 관련이 있다.

식재료를 생산하는데도 많은 물이 필요하다. 곡식이나 채소, 과일을 재배하기 위한 농업용수, 가축에게 먹이는 물, 생산과 유통과정에서 소요되는 산업적인 활동에는 하나같이 물이 필수다. 햄버거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욕조 16개 분량의 물이 필요하고 소고기 1Kg을 얻기 위해 1만 5000리터의 물이 든다. 250ml 우유 한팩을 만드는데도 255리터의 물이 필요하다. 하물며 차 한잔을 마시는데도 27리터의 물이 든다. 스톡홀름 국제 물 연구소는 전체 물 사용량의 70%가 농ㆍ축산업에 사용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음식이 버려진다고 가정해보자. 눈 앞의 음식 한그릇만 낭비된 게 아니다. 그 음식을 재배하고 수확하기 위해 투입된 에너지, 유통과 가공 과정에 투입된 기계와 차량, 식품 등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사용되는 토지와 남은 음식물을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토지가 함께 낭비된다.

염분이나 향신료가 포함된 음식이 버려지면서 토양이 오염되거나, 국물 등 음식물에 포함된 수분이 하천으로 흘러 오염을 일으킬수도 있다. 필요 이상으로 생산, 유통되는 식재료나 남아 버려진 음식물은 결국 필요 이상의 물 사용과 곧바로 연결된다. 음식물 쓰레기가 지구의 물 순환체계에 미치는 영향이다. 

인류는 더 많은 식량을 생산하기 위해 지구 생태계를 바꾼다. 그러면서 생산된 음식의 30%를 버린다. 음식을 만드는데 필요한 물, 생태계에 영향을 미침으로서 사라진 물, 버려진 음식물을 처리하는데 필요한 물, 모두 인류가 더 좋은곳에 사용할 수 있는 소중한 물이다. 

참고로, 정부 블로그 '정책공감'에 따르면 라면국물 150ml를 정화하는데 물 564리터가 필요하다. 너무 많은 물이 필요하다고? 놀라지 말자. 된장찌개 150ml를 정화하려면 물 1680리터, 우유 200ml를 정화하려면 물 7500리터가 필요하다. 소주 한 병(360ml)을 물고기가 살 수 있을 정도로 희석하려면 깨끗한 물 1만 8180리터가 있어야 한다.

구입한 식재료를 모두 사용하지 않거나, 조리한 음식을 제대로 다 먹지 않았다면, 그 사람은 돈과 음식 뿐만 아니라 물까지 함께 낭비한 셈이다. 쌀이나 고기는 다른 먹거리로 대체라도 할 수 있지만, 물을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지구에 아무것도 없다.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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