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원들, 본사 앞서 피켓들고 기본급 인상 요구

이마트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김형수 기자) 2019.12.17/그린포스트코리아
이마트노조 조합원들이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다. (김형수 기자) 2019.12.17/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김형수 기자]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최근 실시간검색어 1위에 올랐다. 한 방송에서 상품 가치가 떨어져 폐기될 뻔한 강원도산 못생긴 감자 30톤을 사달라는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며 했던 “이마트에서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이 회자됐다. 이마트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기본급도 제대로 쳐달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17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마트산업노동조합 이마트지부(이하 이마트지부) 소속 조합원들은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 앞에서 피켓을 들고 기본급 인상을 요구했다. 이마트지부는 이날부터 4일 동안 점심시간에 이마트 본사 안팎에서 피켓팅 활동을 이어가며 기본급 정상화를 촉구할 계획이다. 

박상순 이마트지부 부위원장은 “본사 내부 직원식당과 1층 매장입구에서 대표가 밥먹으러 가는  점심시간 동안 피켓을 들 것”이라며 “임단협 기간 동안 회사 측을 압박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마트 본사 앞에는 “고객 여러분! 대한민국 재벌 이마트에서 일하면, 기본급이 81만원입니다. 이게 말이 됩니까”, “정용진 부회장님, 감자만 제값 주지말고, 우리 기본급도 제값 주세요!”, “정용진 부회장 한해 임금 36억! 이마트 노동자 163년 일해야 받을 수 있다”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마트지부 조합원들은 빈 곳을 찾아 추가로 현수막을 걸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마트지부는 훈훈한 미담의 주인공 정용진 부회장이 경영하는 이마트에서 십수년간 일해온 이들의 올해 기본급이 81만2000원에 불과하며, 각종 수당을 합해야 최저임금 언저리의 임금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기본급은 병가, 휴직, 명절 상여금의 기준급이다.

이마트지부 관계자는 “이마트가 각종 수당으로 꼼수 임금체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상여금 등의 급여를 조금이라도 더 적게 주기 위한 것 외에는 딱히 설명할 길이 없다”며 “여전히 저임금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마트지부는 이마트가 최근 5년간 332개의 신규점포를 출점했지만, 지난해 기준 인력은 2014년보다 212명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몇 년 동안 무기계약직 사원을 신규출점 점포 외에는 거의 충원하지 않아 현장 노동자들이 느끼는 노동강도가 크게 강화됐다는 입장이다.

또 이마트지부는 이마트가 올해 2분기 첫 영업이익 적자를 보긴 했지만 올해 3분기까지 2000억원이 넘는 흑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8년간만 보더라도 5조가 넘는 이익을 낸 흑자기업인 만큼 노동자들의 기본급을 인상할 여력은 충분히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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