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6~8월 큰 비 오면 불 보듯 '물 난리 악취 피해'
매립지공사-수자원공사, 침수방지용역 7월 22일 완료

[그린포스트코리아 서창완 기자] 지난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지적사항인 수도권매립지 침수 발생 대책 마련이 아직 미흡한 것으로 드러났다. 관련 부서인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이하 매립지공사)와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자원공사)가 발주한 연구 용역은 오는 7월 22일 종료된다. 장마철이 6월 하순~8월 상순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에도 매립지 침수는 사실상 무방비 상태다.

지난해 8월 태풍 솔릭에 침수된 수도권매립지 저지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2019.4.15/그린포스트코리아
지난해 8월 태풍 솔릭에 침수된 수도권매립지 저지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 제공) 2019.4.15/그린포스트코리아

16일 매립지공사에 따르면 매립지공사와 수자원공사는 지난 1월 22일 합동으로 ‘수도권매립지 치수안정성 검토 및 환경오염 방지대책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했다. 6개월 기간의 해당 용역에는 1억9189만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해당 용역은 장마철 잦은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시행됐다. 수도권매립지는 지난해 8월 29일 집중호우로 침수 피해를 당했다. 당시 수도권매립지 펌프장 우수유역 도로 일대와 전력상황실이 물에 잠겨 쓰레기 처리가 늦어지면서 매립지 주변이 폭우 피해에 더해 악취로 뒤덮였다.

수도권매립지 저지대에 침수 피해가 잦아진 건 지난 2012년 아라뱃길이 생겨난 뒤부터다. 지난해 8월 피해는 매립지공사에서 주요 사업장과 재해 취약시설에 긴급 현장안전점검을 펼친 뒤라 더 민망했다. 서주원 매립지공사 사장은 침수 발생 6일 전 직접 현장을 둘러보며 태풍 ‘솔릭’ 대비를 지시하기도 했다.

매립지공사로서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 이 지역 피해가 잦은 이유는 아라뱃길 수위가 매립지 옆 하천보다 높아서다. 아라뱃길과 수도권매립지 사이에는 물을 빼내는 펌프가 설치돼 있다. 해당 펌프는 매립지 쪽에 내린 비를 아라뱃길 쪽으로 빼주는 역할을 한다. 침수가 잦자 매립지공사측이 빗물 펌프와 관의 용량이 부족하다며 증설을 요구했지만, 수년째 증설이 이뤄지지 않았다.

수자원공사는 이례적인 많은 비로 침수가 일어났을 뿐 잦은 현상은 아니라고 밝혔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매립지공사 쪽 배수와 관련해 강우 설계 빈도는 20년 기준으로 설계돼 있다”면서 “개략적으로 시간당 70~80㎜ 정도의 강수량을 버틸 수 있는 기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매립지공사가 밝힌 당시 일일 강수량은 174~216㎜로 오후 5~8시 사이 143~145㎜의 비가 집중됐다. 수자원공사측이 밝힌 강수 기준과 매립지공사 측정치에 차이가 있는 셈이다.

문제는 20년 빈도 설계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침수 피해가 잦다는 것이다. 아라뱃길이 들어선지는 올해로 8년째다.

올해에도 폭우가 내릴 경우 수도권매립지 저지대 주변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 용역이 진행되는 시점이 장마철과 태풍 상륙 시기인 6~8월의 한복판에 있어서다. 수자원공사와 매립지공사는 용역이 끝난 뒤 협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용역 발주처인 매립지공사측은 올해 장마철까지 개선점을 반영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이번 용역 결과를 토대로 수자원공사와 협의해 상습 침수 예방을 위한 종합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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