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130달러 넘어야 유류세 검토"vs소비자단체 "당장 인하해야"

▲ 사상 최초로 보통휘발유 판매 전국 평균가가 2000원을 넘어섰다

 

보통휘발유 평균 판매가가 2000원을 넘어섰지만 정부는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들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7일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서 오전 9시 50분에 갱신된 보통휘발유 전국 평균가는 2000.29원으로 사상 최초로 2000원 대를 돌파했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판매 가격은 지난 주 국제유가 변동 사항이 반영되는 것"이라며 "지난 주 국제 유가, 그 중에서도 국내에 영향을 직접적으로 미치는 두바이유 가격이 상승한 만큼 이번 주에도 가격은 오를 것"이라 전망했다.

이번 한 주 또한 판매 가격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는 아직 최후의 카드를 쓸 상황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장관께서도 말씀하셨지만 '컨틴전시 플랜' 기준에 따라 130 달러가 되면 검토를 시작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답변했다. 결국 두바이유가 130달러 이상 되기 전에는 유류세 인하 등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은 없다는 얘기다. 두바이유 가격은 24일 기준으로 121.57 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비자 시민연대 측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소비자시민모임(이하 소시모) 이서혜 팀장은 "정부가 알뜰주유소 등 유통부분에서 가격 인하 효과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는 중장기적으로 효과가 나오는 것"이라며 "지금 유류세를 인하하지 않으면 단기적으로는 소비자들에게 피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이어 "왜 정부 측에서 두바이유가 130 달러가 돼야 유류세 인하를 검토하는 지 그 기준이 이해가 안 된다"면서 "유류세 안에는 ±30% 탄력세 조항이 있고 지금이 이를 적용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 2008년 이란 사태 당시 치솟는 판매 가격을 잡기 위해 3월부터 7월까지 '컨틴전시 플랜' 기준에 따라 유류세를 10% 일관 인하한 적이 있다. 이는 약 100원 정도의 가격 인하 효과를 가져왔고 덕분에 당시 1922원대까지 치솟았던 판매 가격도 2000원를 넘지 않을 수 있었다는 게 중론이다.

지금의 현상에 대해 김창섭 경원대 에너지·IT학과 교수는 "판매 가격이 오르면 사실상 피해를 입는 건 생계형 운전자들"이라며 그러나 "(판매 가격이) 2000원 이상이 될 경우 일반 운전자들까지 피해가 확산될 우려가 크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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