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도 전우용도 ‘한국 빠진 6·25 종전선언이라니, 우리는 나라도 아닌가’ 사설 비판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정부에 '한국 없는 종전선언은 절대 불가'라고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한 조선일보 사설이 도마에 올랐다.

조선일보는 26일자 ‘한국 빠진 6·25 종전선언이라니, 우리는 나라도 아닌가’란 제목의 사설에서 “이미 한국은 북핵 협상에서 구경꾼이 된 지 오래다. 청와대 발표대로 종전선언에도 빠진다면 외교 국치(國恥)와 다름없다”면서 “이런 마당에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한반도 운명의 주인은 우리’라면서 ‘신한반도 체제를 주도적으로 준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허망할 뿐이다”라고 보도했다.

신문은 “북핵 협상에서 제외된 처지를 가리기 위해 내용도 없는 '신한반도 체제'라는 말을 급조한 것 아닌가”라고 묻고 “한국은 종전선언 당사자도 못 되고 한국민은 북한에 줄 돈만 대라는 것은 정부의 책임을 팽개치는 것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한국 없는 종전선언은 절대 불가'라고 명백히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그렇게 억울하면 아무데서나 울지 말고 전쟁 중 전시작전통제권과 당사국 지위 모두를 스스로 포기한 이승만 전 대통령한테 따져라”라며 조선일보를 비판했다.

김 총수는 27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국제법상 우리는 종전협상의 당사국이 아니다. 이 전 대통령이 종전협정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협정문엔 남측의 사인이 없고, 국제조약에서 명시되지 않은 주체가 당사자로 인정받은 경우가 있었나”라고 물었다.

김 총수는 “전쟁이 발발하자 한강다리를 폭파하고 도망간 이 전 대통령이 전작권을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에게 넘겨 지금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종전선언이 3자, 4자여야 한다는 말이 나오고 양자도 가능하다는 말까지 나오는 게, 따지고 보면 거기서부터 꼬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도 조선일보를 거세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는 27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조선일보가 ‘한국 빠진 6·25 종전선언이라니, 우리는 나라도 아닌가’라는 한심한 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사설 제목이 한심하다는 건 신문이 한심하다는 뜻이고, 그런 신문 발행 부수가 1등이라는 건, 우리가 한심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직 할 일이 많다는 걸 의미한다”고 밝혔다.

전씨는 “6·25전쟁 휴전협정에는 유엔군사령관 클라크,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원 펑더화이, 조선인민군 총사령 김일성이 서명했다. 한국군 대표는 빠졌다. 조선일보가 ‘한국 빠진 휴전협정이라니, 우리는 나라도 아니었다’라고 쓴 적이 한 번이라도 있다면, 일관성 정도는 인정해 줄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하지만 조선일보는 어떻게든 문재인 정부에 무능하다는 인상을 덮어씌우기 위해, 한국 정부가 ‘당연히 끼어야 할 주체’인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 종전선언에 한국 정부가 끼어야 할 이유를 없앤 당사자는 조선일보가 그토록 추앙하는 이 전 대통령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역사상 ‘종전선언’으로 전쟁을 끝낸 사례는 없다”면서 국제전으로서 한국전쟁은 이미 끝났다고 했다. 전씨는 1979년 미-중 수교는 한국전쟁의 두 주요 당사국 간에 전쟁이 끝났다는 국제적 선언이었다는 점, 1992년의 한-중 수교는 사실상 제2차 종전선언이었다는 점, 남-북 정상이 지난해 판문점 회담에서 휴전체제를 끝내기로 합의했다는 점을 들며 “북미 사이에 합의만 이뤄지면 한국전쟁은 완전히 끝난다”고 말했다.

전씨는 “조선일보와 자유한국당이 뭐라고 하든 역사는 한국전쟁 종전의 길을 걸어왔다. 이제 그 길의 끝이 눈앞에 있다. 한국전쟁 당사국 전부가 서로 화해했거나 화해하기로 약속했고, 마지막으로 북-미만 남아 있다”면서 “북-미가 종전에 합의하면, 가장 좋은 일은 ‘한반도’에서 일어난다. 한국전쟁 종식을 향한 마지막 한 걸음을 방해하기 위해 추태를 부리는 세력에게 '한심하다'고 말해 주는 건, 평화를 사랑하는 ‘인간의 도리’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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