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우용 “극우 반정부 시위대나 극렬우경 반정부 시위대라고 불러야”

역사학자 전우용씨(사진=전씨 페이스북)
역사학자 전우용씨(사진=전씨 페이스북)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태극기부대’를 ‘극우 반정부 시위대’나 ‘극렬우경 반정부 시위대’라고 부르자는 제안이 나왔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YTN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처럼 말했다.

전씨는 사회자가 ‘태극기부대를 어떤 세력으로 정의 내려야 한다고 보나’라고 묻자 태극기부대가 처음에는 촛불집회에 대항하는 맞불집회에 참석한 이들을 칭하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일부 언론은 태극기부대의 집회를 친박집회라고 불렀다고 했다.

전씨는 “제가 알기로는 친박 시위대로 쭉 불렸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고 구속된 다음에는 친박시위대라고 하기에는 (시위의) 초점이 흐려졌다. 그런데 이분들이 계속 태극기를 들고 나오고 태극기를 대표적인 상징물처럼 쓰니까 그렇게 습관적으로 (태극기부대라고) 불러왔던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러면서 전씨는 태극기부대란 호칭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했다. 그는 “과거 1980년대 전두환 정권이나 노태우 정권에서 반정부 학생시위대를 어떻게 불렀나. 학생들이 뭘 했든 간에 극렬좌경 반정부 시위대 식으로 불렀지 않나. 사실 이분들은 반대편에 있다”면서 “극우 반정부 시위대, 극렬우경 반정부 시위대라고 호칭하는 것이 정확할 것 같다”고 밝혔다.

전씨는 호칭을 바꾸지 않으면 태극기라는 상징성 때문에 태극기부대가 정말 애국심의 화신인 것처럼 묘사될 우려가 있다면서 “그분들이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부정하는 것으로 봐서는 사회의 상식범위 안으로 편입하기 어려운 부분들이 있다. 그래서 일반 국민이 용어에서도 (태극기부대가 누구인지) 자각할 수 있도록 호칭을 붙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전씨는 일각에서 ‘태극기부대도 엄연한 우리 국민의 일부다’라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해선 “박 전 대통령도 당선될 때 ‘100% 국민통합’ 이런 이야기를 했지만 역사적으로 그런 사례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극단주의나 과도한 이념, 상식에 벗어나는 주장은 어느 사회나 있었다면서 “양 극단의 이쪽저쪽을 합해 10% 정도는 정상성의 영역에 편입하기 어려운 사람들이다. 그들까지 다 통합해 뭔가 만족할 만한 답을 주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단언했다.

전씨는 “유럽 사회는 나치즘을 겪고 나서 그 사실을 깨달았다. 극단주의에 휩쓸리면 사회 전체가 광기에 휩싸인다. 그래서 이런 극단주의를 걸러내기 위해 유럽은 나치를 찬양하거나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부인하면 아주 엄하게 처벌한다”면서 “몰상식한 논의들이 현실정치와 상식세계에 끼어드는 걸 막기 위한 것이다. 여론이 자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되니까 법으로 막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태극기부대를 상식선으로 끌어들여 같이 토론할 수 있는 상대인지, 일종의 광기나 몰상식한 범주로 생각해 거리를 둬야 하는 것인지 정치권이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태극기부대를 광기나 몰상식에 물든 세력으로 쏘아붙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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