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사파리? 새로운 고래 감옥에 지나지 않아요"
"고래 사파리? 새로운 고래 감옥에 지나지 않아요"
  • 이병욱 기자
  • 승인 2019.02.1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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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돌핀스, '도크 고래생태체험관 조성' 제안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에 질의서 보내
자료사진.(사진 픽사베이 제공)
자료사진.(사진 픽사베이 제공)

 

[그린포스트코리아 이병욱 기자] 해양환경단체 핫핑크돌핀스(공동대표 황현진·조약골)가 최근 현대중공업 도크를 고래생태체험관으로 만들자고 제안한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그린포스트코리아> 2019년 2월 8일 보도)에게 12일 공개 질의서를 발송했다.

핫핑크돌핀스는 질의서에서 "국내 조달도 불가능하고, 해외 반입도 불가능한 고래 30마리를 어디에서 데려오겠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진규 구청장은 지난달 29일 '이런 황당한 상상력?-고래 사파리'라는 글을 블로그에 올렸다.

이 글에서 김 구청장은 "고래 사파리는 미래의 울산 일자리다. 울산은 세계 최고를 몇 개 갖고 있다. 세계 최고를 관광자원화해야 한다. 그러면 성공할 수 있다”면서 “조선소의 거대한 도크를 고래 30마리 이상이 헤엄치는 고래생태체험관으로 만들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고래 사파리를 만들어 관광자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핫핑크돌핀스는 "만약 이 제안이 단순히 아이디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추진하려고 해도 고래 30마리를 도크에 가져올 방법이 없다"면서 "현재 한국은 야생에서 고래류를 포획하여 전시하거나 공연에 이용하는 것이 불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래들을 잡아 시설에 가두고 오락거리로 소비하는 방식의 고래 관광은 이제 불가능하며, 고래들이 일상적으로 스트레스에 시달리다가 폐사로 이어져 생태적이거나 교육적이지 않다"면서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이 생각하는 고래 관광은 무엇이냐"고 물었다.

앞서 울산 남구는 지난 2017년 2월 약 2억원의 예산을 들여 2마리의 큰돌고래를 일본 다이지에서 수입했다가 이중 1마리가 반입 5일만에 폐사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논란의 여파는 '야생생물의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으로 이어졌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의 수입·반입 허가기준에 '살아 있는 생물을 잔인한 방법으로 포획되지 않았을 것'을 추가한 개정안이 2018년 3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일본 다이지에서 포획된 돌고래의 국내 반입이 금지됐다.

잔인한 포획 방법이란 △작살이나 덫처럼 고통이 일정 시간 지속되는 도구를 이용한 포획 △시각·청각 등의 신경을 자극하는 포획 △떼몰이식 포획 등이다.

일본 다이지에서는 매년 9월 소음을 발생시켜 돌고래를 만 지역으로 몰아넣은 뒤 쇠꼬챙이 등을 이용해 돌고래의 숨구멍을 막아 도살한다. 꼬챙이에 찔린 돌고래는 3~4분 동안 극심한 고통을 느끼며 죽어간다.

세계동물원수족관협회(WAZA)도 이 같은 잔인한 방식 때문에 일본 다이지에서 포획된 돌고래의 도입을 금지하고 있다.

현재 세계 많은 나라들은 수족관 쇼에 동원된 고래류를 야생으로 방류하거나 또는 바다쉼터 보내 여생을 보내게 하고 있다.

영국은 수족관 사육 벨루가들이 바다와 같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아이슬란드에 올해 3월 세계 최초의 벨루가 바다쉼터를 개장한다.

캐나다 역시 최근 국회에서 수족관 돌고래의 사육을 금지시키는 법률을 통과시키고 수족관 사육 고래류를 위한 바다쉼터 만들기를 진행 중이다.

미국의 국립 볼티모어수족관은 플로리다주에 7마리 큰돌고래들의 전용 바다쉼터를 만들고 있다.

북미 고래류 바다쉼터 역시 캐나다 노바스코샤에 건립될 예정이며, 이탈리아도 사육 돌고래들을 바다와 비슷한 환경에서 여생을 보낼 수 있는 해양보호소를 건립하고 있다.

조약골 핫핑크돌핀스 대표는 "울산 남구청장이 제안한 고래 사파리는 많은 시민들의 눈에는 그저 새로운 고래 감옥에 지나지 않는다"며 "더 많은 고래들을 전시 시설에 가둬놓고 오락거리와 눈요기감으로 소비하겠다는 과거회귀적인 발상이고, 이는 고래들을 바라보는 생태적 상상력이 결여되어 있으며, 고래를 그저 돈벌이 수단으로만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조 대표는 이어 "핫핑크돌핀스는 울산 남구청이 고래생태체험관의 5마리 돌고래들을 야생 방류하거나 또는 바다와 같은 환경에서 지낼 수 있도록 바다쉼터를 만든다면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wooklee@greenpost.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