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이 현대중공업의 조선소 도크를 고래생태체험관으로 만들자고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는 Pixabay 자료사진입니다)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이 현대중공업의 조선소 도크를 고래생태체험관으로 만들자고 제안해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관련이 없는 Pixabay 자료사진입니다)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이 현대중공업 도크를 고래생태체험관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현실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김 구청장은 최근 자기 블로그에 ‘이런 황당한 상상력?’이라는 글을 올려 “현대중공업 11개의 전체 도크 중 1곳에 거대한 고래생태체험관을 당장 만드는 것은 어떨까?”라고 말했다.

그는 “우선 규모 측면에서 면적으로나 (도크) 깊이가 매머드급이다. 크기는 축구장 7개를 능가할 것이다. 깊이는 5층 이상의 건물 높이가 될 것이다”라며 “만약 울산문수월드컵 경기장이나 서울 상암월드컵 축구장 또는 잠실 올림픽 경기장 몇 배 크기의 도크에서 고래가 수 십 마리 자유롭게 유영하는 장면을 볼 수 있다면 어떤 기분일까? 아이들이 느끼는 경이로움은 어떨까?”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현대중공업 도크 11개, 미포조선 4개 도크는 길이가 490m, 넓이가 115m, 깊이가 13.5m나 되고 축구장 크기의 7배가 되는 것도 있다”라면서 거대한 도크가 고래생태체험관으로 제격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도크의 바닥 부분이나 적당한 곳에 수중터널을 넓게 설치한다면 고래가 헤엄치는 환상적인 장면의 관람이 가능할 것”이라며 “도크 속에는 온갖 종류의 바다 생물이 헤엄칠 것이다. 울산의 명물 고래를 수 십 마리 넣어야 할 것이다. 아마도 세계 최고의 고래생태체험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구청장은 “지금이라도 현대중공업 어느 도크 중 하나에 이런 생태수족관을 만들어 관광사업을 해보는 건 어떨까?”라면서 “최고급 조선기술을 이용해 고부가 가치의 배를 만들어 파는 것과 고래사파리를 만들어 세계를 상대로 관광사업을 하는 것이 조선회사나 울산 지역의 경제적 이익에 있어서 어느 것이 더 유익한 것인지를 따져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라고 했다.

그는 “맹수가 갇힌 동물원보다는 맹수를 풀어놓는 사파리식의 동물원을 상상한다. 현대중공업이 거대한 도크 중 1개를 이용해 고래사파리를 만드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면서 “난 고래 사파리 관광에 한 표를 던지고 싶다”고 했다.

김 구청장은 “울산의 관광은 울산의 경제가 돼야 한다. 고래 사파리는 미래의 울산 일자리다. 울산은 세계 최고를 몇 개 갖고 있다. 세계 최고를 관광자원화해야 한다. 그러면 성공할 수 있다”면서 “조선소의 거대한 도크를 고래 30마리 이상이 헤엄치는 고래생태체험관으로 만들고 사람들이 접근할 수 있는 고래 사파리를 만들어 관광자원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구청장의 이 같은 주장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우선 고래를 가둬놓고 기르는 게 과연 가능하겠냐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네티즌 ‘kofu****’는 “고래는 결코 가둬 키울 수 없는 동물이다. 유지비도 엄청나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 돌고래 사육이 많은 문제를 낳는데 그보다 더 큰 고래를? 게다가 일자리도 그렇게 많이 나오지 않을 것이다. 야생동물을 사육하려면 전문가가 필요한데 전문직 고용이 얼마나 많은 고용 창출을 낳을 것이며 비전문가를 차용한다면 야생동물 사육의 어려움을 모르는 것이다”라면서 김 구청장의 주장을 비판했다.

동물 학대라는 비판도 있었다. 네티즌 ‘crue****’는 “왜 인간의 볼거리를 위해 자연에서 자유롭게 사는 고래를 잡아 가둬야 하나”라고 말했으며, ‘sacc****’는 “생각만 해도 고래가 불쌍하다”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 처지를 희화화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rlat****’는 “(계속 어렵다가) 한창 수주 들어오고 있는데 찬물을…”이라고 말하며 김 구청장을 비판했다. ‘limk****’는 “산업과 공업이 원활하게 돌아가야 근로자들이 돈을 많이 벌어서 고래쇼를 보러 가든지 하지. 공장이 문 닫고 돈도 없는데 무슨 관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멋진 상상력” “모처럼 눈이 번쩍 뜨이는 아이디어다” 등의 반응이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네티즌 ‘army****’는 “터무니없는 생각은 아니다. 여러 아이디어를 내놓고 같이 고민하자는 취지 같다. 자기 생각하고 조금만 다르면 이래 덮어놓고 까대니 나라가 발전이 없지. 구청장은 생각도 말 못하나? 구청장은 주민 비위 맞추라고 있는 자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jdtimes@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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