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평균 PER 55.1배…시프트업 1.12조 가치
캐시카우 ‘승리의여신: 니케’, 매출 지속성 ‘흔들’
일본 iOS 최고매출 서비스 이후 처음으로 30위 밖
​​​​​​​시총 1조 이상 게임사, 넥슨게임즈 제외 평균 PER 미달

승리의 여신: 니케.(사진=구글플레이 갈무리)/그린포스트코리아
승리의 여신: 니케.(사진=구글플레이 갈무리)/그린포스트코리아

올해 게임업계에 새로운 기업공개(IPO) 대어(大魚)로 시프트업이 지목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시프트업의 밸류에이션(기업가치)를 1조원으로 추정하며, 규제 완화로 과열된 공모주 시장에서 탄력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시프트업은 ‘승리의여신: 니케’에 매출 편중 현상이 심하고, 최대 매출 국가인 일본에서도 매출순위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어 밸류에이션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건이다.

◇ 지난해 순이익 204억원…IPO 대어로 부상한 시프트업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그린포스트코리아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그린포스트코리아

시프트업은 지난해 IMM인베스트먼트와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밸류에이션을 1조원으로 평가된 바 있다. 실제 국내 증시에 상장 중인 게임사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에 지난해 실적을 대입해도 1조원을 넘어선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프트업은 지난해 실적이 매출 653억2091만원, 영업이익 221억7987만원, 순이익 203억9313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4일 글로벌 동시 출시한 모바일 게임 ‘승리의여신: 니케’ 영향이 컸다. 일본 iOS마켓에서 최고매출 1위를 달성한 이 게임은 시프트업 실적 반등을 이끈 1등 공신이다.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개년간 시프트업은 실적이 ▲2019년 매출 159억3741만원, 영업손실 26억309만원, 당기순손실 28억7670만원 ▲2020년 매출 283억2536만원, 영업손실 113억3600만원, 당기순손실 112억3917만원 ▲2021년 매출 171억7800만원, 영업손실 191억1810만원, 당기순손실 186억1848만원 등으로 실적 악화가 지속되고 있었다.

올해 시프트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전망이다. 지난해 시프트업 실적에 ‘승리의여신: 니케’ 영향은 불과 2개월치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이 게임은 시프트업의 흑자전환과 사상 최대 실적으로 이끌었다. 시프트업은 올해 ‘승리의여신: 니케’ 실적이 온기 반영돼, 규모 면에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승리의여신: 니케’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대비 3배가량 큰 일본에서 상당 기간 매출 상위에 오르며 지식재산권(IP)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실적 반등에 성공한 시프트업은 본격 상장 채비에 나섰다. 지난 5월 상장 입찰 제안서 접수를 마감한 데 이어, 상장주관사 선정 절차를 밟고 있다. 또 지난 18일 시프트업은 홈페이지를 통해 주식분할로 인한 주권제출 공고를 게재하고, 주당 액면가를 500원에서 200원으로 분할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주식수가 2.5배로 불어난다. 액면분할은 IPO를 준비하는 비상장사가 상장 후 주식유통수를 늘리기 위한 기본적인 절차다.

이날 기준 게임업계 평균 PER은 55.1배다. 지난해 시프트업 순이익인 204억원을 대입하면 시가총액이 약 1조1240억원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금융당국이 지난달 신규 상장종목 가격변동 폭 제한을 확대한 것도 시프트업 IPO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공모주 시장에 투자금이 몰려 주가 상승과 IPO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어서다.

◇ 승리의여신: 니케에 편중된 수익원…빠른 타이틀 노후화

(자료=국민연금)/그린포스트코리아
(자료=국민연금)/그린포스트코리아

하지만 시프트업 IPO가 장밋빛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현재 시프트업은 ‘승리의여신: 니케’에 매출이 편중된 구조를 보이고 있다. 최근 법인 설립 후 처녀작인 모바일 게임 ‘데스티니 차일드’ 서비스 종료를 알렸으며, 신작인 콘솔 타이틀 ‘스텔라 블레이드(프로젝트 이브)’도 여전히 투자해야 하는 입장이다.

시프트업은 늘어나는 비용이 수익성을 발목 잡고 있다. 이 회사 재직인원(국민연금 기준)은 ▲2월 257명 ▲3월 256명 ▲4월 259명 ▲5월 267명 ▲6월 276명으로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시프트업은 ‘데스티니 차일드’를 담당한 약 40여명 인력을 희망퇴직 또는 재배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코로나19 시즌 IT업계 전반적으로 상승한 인건비가 게임업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상반기 국내 상장 10대 게임사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모두 곤두박질 쳤다.

주력 타이틀인 ‘승리의여신: 니케’의 빠른 노후화도 시프트업 IPO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일본 iOS 시장에서 지난 27일 처음으로 30위 밖인 최고매출 39위로 밀려난 데 이어, 28일에도 34위에 그쳤다. 또 국내 안드로이드OS 시장에서는 지난 5월 27일 이후 최고매출 10위권 이내로 재진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 북미시장에서는 100위권 이내를 벗어난 지 오래다.

또한 엔씨소프트 아트디렉터(AD) 출신인 김형태 대표에 쏠린 소비자 취향도 오히려 감가 요인으로 분석된다. 시프트업은 한국과 일본에서 김 대표의 화풍(畵風)에 팬덤형성과 모객 효과를 가져왔다. 이 때문에 김 대표가 상장 후 엑시트할 경우, 그래픽향 중심인 시프트업 가치가 크게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게임업계에서는 파티게임즈, 액션스퀘어, 위메이드플레이(구 선데이토즈) 등 창업자의 퇴사로 기업가치가 크게 떨어진 사례가 자주 발생했다.

아울러 현재 시가총액 1조원이 넘는 게임사의 PER은 넥슨게임즈(69.17배)를 제외하고 모두 평균(55.1배)을 하회했다. 대장주인 크래프톤은 15.81배이며, 이어 엔씨소프트(15.72배), 넷마블(적자), 카카오게임즈(24.92배)에 그쳤다. 시프트업은 ‘원히트원더(하나의 성공작)’ 상태인 크래프톤과 흡사하다. 크래프톤 PER에 시프트업 실적을 대입할 경우, 밸류에이션은 약 3225억원으로 추산된다.

hdy@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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