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소비, 탄소중립 달성에 직접적인 영향
국내 에너지 소비, 지난 30년 동안 3배 증가
소비 비율, 산업부문 62%, 건물 17.9%, 수송 17.7% 순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차 에너지 공급량은 1990년 9만 2,931천TOE(석유환산톤)에서 2020년 29만 2,076천TOE로 3배 이상 증가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차 에너지 공급량은 1990년 9만 2,931천TOE(석유환산톤)에서 2020년 29만 2,076천TOE로 3배 이상 증가했다.(픽사베이 제공)/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에너지 소비와 공급량이 지난 30년 동안 3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체 에너지에서 석탄과 석유 등 화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81.3%, 수입 의존도는 92.8%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산업부문의 최종에너지 소비 비율이 62%로 가장 컸고,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에너지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87.2%로 나타났다. 향후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데에 산업부문의 에너지 소비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지가 관건인 것으로 분석된다.

◇ 에너지 소비, 탄소중립 달성에 직접적인 영향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산업 생산이 줄고 이동량이 감소하면서 2019년과 2020년 연속 에너지 소비가 감소했다. 하지만 2021년 이후 경제가 회복되고 사람과 물건의 이동이 늘어나면서 에너지 소비는 다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설 연휴 기간의 이동 인원이 작년보다 17%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교통연구원이 지난해 12월 20일부터 지난 1월 16일까지 1만 4,026세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설 연휴 기간에 일 평균 480만 명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명절 기간 이동 인원이 증가하면 에너지사용이 일시적으로 늘어난다. 설 연휴 기간 교통수단으로 약 91%가 승용차를 이용할 계획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석유 소비가 단기간 집중적으로 증가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설 연휴 기간의 실제 이동 인원 결과를 확인해봐야겠지만, 실제로 이동량이 증가했다면 이는 단기적인 영향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이동량 증가에 따라 에너지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그동안 코로나19로 제한되었던 이동량이 차츰 늘어날 조짐을 보이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에너지 소비는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에너지 소비가 증가할수록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탄소중립을 달성하는 게 더 어려워진다. 에너지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재생에너지를 늘릴 수 있지만, 현재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은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에너지에 비해 현저히 적은 상황이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도 자원의 한계를 고려하면 무한정 늘리기 어렵다.

◇ 국내 에너지 소비, 지난 30년 동안 3배 증가

한국의 에너지 소비 현황을 살펴보면서 기후위기 대응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에너지 소비를 얼마나 어떻게 줄일 수 있는지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약 30년 후인 2050년을 바라보면서 지난 30년 동안 국내 에너지 소비 현황을 살펴본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1차 에너지 공급량은 1990년 9만 2,931천TOE(석유환산톤)에서 2020년 29만 2,076천TOE로 3배 이상 증가했다. 매년 평균 3.9% 증가한 수준이다. 1차 에너지는 일반적으로 어떠한 가공이나 변환 과정도 거치지 않는 자연 상태의 에너지로, 우리가 최종적으로 사용하는 전기나 도시가스로 전환되기 위해 투입되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1차 에너지 공급 비율을 보면, 2020년 기준 석유가 37.7%로 가장 크고, 석탄 24.8%, LNG 18.8%, 원자력 11.7%, 신재생 및 기타 6.5%, 수력 0.5% 순이다. 석유와 석탄 등 화석에너지의 비율이 81.3%에 이른다. 그리고 한국은 2020년 기준 1차 에너지의 92.8%를 수입하고 있다.

◇ 소비 비율, 산업부문 62%, 건물 17.9%, 수송 17.7% 순

1차 에너지가 그대로 사용되거나 전기나 도시가스, 열에너지로 전환되어 최종적으로 사용되는 최종에너지 소비도 1990년 7만 4,701천TOE에서 2020년 22만 2,563천TOE로 3배 늘어났다. 연평균 증가율은 3.7%이다. 최종에너지 원별 소비 비율은 석유가 49.1%로 거의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전력 19.7%, 석탄 13.7%, 도시가스 10.4%, 신재생 및 기타 4.3%, LNG 1.6%, 열에너지 1.2%의 순이다. 

석탄의 비율이 1차 에너지에 비해 작고 원자력이 최종에너지 소비에 포함되지 않는 이유는 해당 에너지원이 전력 생산에 투입되기 때문이다. 2020년 기준 에너지원별 전력 발전량 비율을 보면, 석탄이 34%로 가장 크고, 원자력 29.1%, LNG 20.4%, 신재생 5.6% 등의 순이다.

최종에너지는 산업과 가정·상업(건물), 수송, 공공 부문에서 사용한다. 부문별 최종에너지 비율을 보면, 2020년 기준 산업부문이 62%로 가장 크고, 건물이 17.9%, 수송 17.7%, 공공은 2.4%이다. 산업부문 비율이 1990년에도 48.4%로 높았지만, 지난 30년 동안 산업부문의 최종에너지 소비가 3.8배 증가하면서 비율이 더욱 커졌다.

국내 부문별 최종에너지 소비 현황(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국내 부문별 최종에너지 소비 현황(그래픽 최진모 기자)/그린포스트코리아

산업부문의 에너지 소비 증가는 경제와 산업 생산 규모 증가에 따른 것이다. 같은 기간 국내총생산(GDP)은 4배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4.8%에 이른다. 하지만 최근 들어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에너지 소비도 2019년과 2020년에 감소했다.

하지만 2021년 이후 다시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예상되면서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달성하는 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2019년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에너지 분야가 차지하는 비율은 87.2%이다.

smkwo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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