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지지 않고 버려진 양심의 모습

 
양심을 지키자는 안내문 아래 양심을 버리고 간 사람이 있다. (이한 기자 2022.1.10)/그린포스트코리아
양심을 지키자는 안내문 아래 양심을 버리고 간 사람이 있다. (이한 기자 2022.1.10)/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이한 기자] ‘양심을 지킵시다’ 명료한 문장이지만 지키기가 의외로 어렵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6년 전 ‘양심냉장고’가 예능계의 화제가 된 이유도 아마 양심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많아서 그랬을 터다. 위에 보이는 사진에도 ‘양심을 지키자’는 안내문이 붙었는데 누군가는 그러지 못한 것 같다.

사진을 찍은 곳은 서울 송파구의 한 주택가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라는 의미로 보이는 양심 호소 아래, 함부로 버려진 스티로폼 상자와 종이봉투 그리고 비닐에 담겨진 쓰레기 더미와 상자가 나뒹군다.

왜 저기 버렸을까? 종량제봉투에 담으려면 돈이 드니까, 분리배출 귀찮으니까, 그래서 자기 집 앞이 아니라 동네 아무데나 던져놓고 가버린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 모두 양심을 지키자. 지키기 어려워도 양심을 길거리에 내다 버리지는 말자.

때로는 긴 글 보다 한 장의 사진이 더 많은 메시지를 담습니다. 과거 잡지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그런 경험을 많이 했습니다. 포토그래퍼나 디자이너에게 어떤 느낌의 작업물을 원하는지 전달하려면 빽빽한 글을 채운 작업지시서보다 딱 한 장의 ‘시안’이나 ‘레퍼런스’가 훨씬 더 효과적이었습니다.

살면서 마주치는 여러 가지 환경 관련 이슈, 그리고 경제 관련 이슈가 있습니다. 먼 곳에 있는 뉴스 말고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마주하는 공간에서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것들 말입니다. 그런 풍경들을 사진으로 전하겠습니다.

성능 좋은 DSLR이 아닙니다. 그저 주머니에서 꺼내 바로 찍을 수 있는 폰카입니다. 간단하게 촬영한 사진이지만 그 이미지 이면에 담긴 환경적인 내용들, 또는 경제적인 내용을 자세히 전달하겠습니다. 84번째 사진은 양심을 지키자는데 그렇게 하지 않은 사진입니다. [편집자 주]

leehan@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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