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예술가 이삭 코달의 '시멘트 이클립스' 프로젝트
세계 각지에 환경오염·문명사회 등 지적하는 작품 설치

'기후변화를 기다리며'(이삭 코달 인스타그램 제공).2019.1.2/그린포스트코리아
'기후변화를 기다리며'(이삭 코달 홈페이지 제공).2019.1.2/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환경오염, 자본주의 등 문명사회를 재치있게 비판하는 미니어처 작품이 세계 곳곳에 설치돼 화제다.

영국 가디언은 지난달 31일 스페인 출신 예술가 이삭 코달의 ‘시멘트 이클립스’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시멘트 이클립스’는 달이 태양을 가리는 개기일식처럼 도시개발로 들어선 빌딩 등 시멘트가 태양을 막는다는 뜻으로, 문명화로 파괴된 환경과 도시인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재현해냈다. 

코달의 작품 속엔 유독 정장차림의 남자가 많이 등장한다. 그는 자본주의·관료주의 등 사회의 오랜 관습을 지적하며 “미니어처 작품들은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를 변화시키는 데 필요한 일종의 필터”라고 말했다.

2011년 밀라노에서 진행한 시멘트 이클립스 프로젝트 중 ‘리더를 따르라’라는 작품은 그 대표적 예다. 코달은 "이 작품을 통해 어떻게 ‘리더’들이 우리를 죽음으로 이끄는지 보여주고자 했다"면서 “경제라는 ‘리더’를 기계적으로 따르는 사업가들이 문명화라는 돌무더기에 갇혀 꼼짝도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달은 지난달 31일 미국 캘리포니아에 새로 설치한 작품들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소개하기도 했다. 시멘트 바닥에 처참히 누워 있는 정장 차림의 남자, 프랜차이즈 감자튀김 상자 안에서 배를 움켜잡고 쓰러진 남자 등의 모습은 자본주의로 고통받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문명화에 뒤따르는 환경오염 문제도 코달이 강조하는 주제다. 그는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 기후변화, 해수면 상승 등의 문제도 함께 지적한다. 튜브를 낀 남자가 강 속을 정처없이 누비는 작품 ‘기후변화를 기다리며’, 해수면 상승으로 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 뉴욕의 거리에서 오물로 고통받는 남자 등이 그 예다.

그의 작품들은 약 15cm 크기의 미니어처로 세계 도시 곳곳에 숨겨져 있어 마치 보물찾기를 하는 듯한 재미도 선사한다. 지난 10년간 그의 작품들은 런던, 브뤼셀, 밀라노 등 유럽 전역을 거쳐 하노이, 캘리포니아 등 아시아와 미국으로까지 퍼져나갔다.

코달은 “이 작은 시멘트 조각들은 세계 전역에 걸쳐 찾아볼 수 있지만, 그 크기와 색깔 때문에 도시환경에 잘 융합돼 그냥 지나치기 쉽다”면서 “요즘엔 공공영역에서 눈에 띄지 못할까 두려워 모든 것이 크고 굵은 형태를 갖는데 너무 많은 것에 포커스를 두지 않고 작은 것에 신경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환경오염을 지적하는 코달의 미니어처 작품.(이삭 코달 홈페이지 제공).2019.1.2/그린포스트코리아
환경오염을 지적하는 코달의 미니어처 작품.(이삭 코달 홈페이지 제공).2019.1.2/그린포스트코리아
뉴욕의 화려한 모습을 바라보는 정장입은 남자.(이삭코달 홈페이지 제공).2019.1.2/그린포스트코리아
화려한 뉴욕 도시를 쓸쓸하게 바라보는 남자의 모습.(이삭코달 홈페이지 제공).2019.1.2/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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