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장난감에 붕소·프탈레이트 등 독성물질
생식기 기형·언어발달 지연… 관리·감독 강화 필요

2018.12.21/그린포스트코리아
유럽에서 판매되는 플라스틱 장난감 290여개가 독성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자료사진) 2018.12.21/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유럽의 친환경 인증인 'CE마크'가 붙은 플라스틱 장난감에 불법수준의 독성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드러나 보다 강력한 통제와 처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CE인증'은 안전, 건강, 환경 및 소비자보호와 관련해 유럽연합(EU) 이사회 지침의 요구사항을 모두 만족한다는 의미의 통합규격인증마크다. EU 시장에서 상품을 판매하기위해서는 의무적으로 인증을 받아야 한다.

영국 가디언은 “EU 집행기관이 압수한 장난감 72만2000개 중 90% 이상이 안전기준을 초과하는데도 CE마크를 인증받았다"며 "유럽에서 가장 큰 환경운동 시민단체인 유럽환경단체(EEB)에 따르면 최근 이들이 적발한 '독성' 제품 563개 중 290개가 아동용 장난감이었다"고 지난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290개 장난감 중 대부분(250개)은 플라스틱 장난감이었으며 그중 인형(150개)이 가장 많았고 풍선·공(31개), 클레이 찰흙·슬라임(21개) 등이 뒤를 이었다. 

장난감에서 적발된 화학물질은 붕소와 프탈레이트 등으로, 이들은 설사와 구토를 유발하고 생식기 장애, 언어 발달 지연 등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이에 따라 크리스마스를 맞아 아동용 선물이나 장식품을 구매하려는 이들은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신문은 전했다.

유럽소비자단체연합체(BEUC)는 "중국이나 아시아 등지에서 수입된 싸고 부드러운 플라스틱 장난감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면서 "장난감에서 이상한 냄새가 난다면 독성 화학제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실제 유럽 전역에서 판매되는 중국산 인형 3만여개 이상이 ‘심각하게 위험한’ 수준의 프탈레이트를 포함하고 있어 지난달 폐기처분됐다. 스웨덴에선 크리스마스 전구에 카드뮴·납 등 고위험 수준의 독성물질이 포함된 사실이 확인됐고, 덴마크에선 ‘스퀴시’라고 불리는 부드러운 재질의 동물 모양 장난감이 발암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압수됐다.

이처럼 독성을 포함한 어린이 장난감이 다량 적발되자 유럽 곳곳에선 CE인증 기준을 강화하거나 EU의 관리·감독을 강화하는 등 보다 강력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폴란드 재무부 관세국 담당자인 안나 코블레카는 ”제조업체들은 CE인증 기준을 만족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여러 국가를 거쳐 몇 퍼센트의 안전한 제품이 수입됐는지 밝혀내기보다 위험물질을 가진 제품이 유통되지 않도록 대책을 세우는 것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EEB 화학정책 담당자인 타티아나 산토스도 "제조업자들이 법과 정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도 EU는 미온적인 대책만 세우고 있다. 장난감에 포함된 독성물질의 위험성을 고려해 우리는 어느 때보다 철저하게 화학물질에 대한 통제와 집행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roma2017@green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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