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 땐 근육마비… 의식 있어도 거동 불가능해 대응못해
부상자 7명 중 4명은 의식 찾아… 추가 사망자는 없을 듯

부상을 입은 학생들은 강릉아산병원 등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YTN 캡처)
부상을 입은 학생들은 강릉아산병원 등에서 집중 치료를 받고 있다. (사진=YTN 캡처)

 

[그린포스트코리아 채석원 기자] 강원도 강릉 펜션에서 집단투숙 중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경을 헤매던 서울 대성고 3학년 남학생 7명 중 4명이 의식을 찾았다. 다행히 추가 사망자는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오후 1시12분께 강릉시 저동에 위치한 A펜션에서 수능을 마친 남학생 10명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것을 펜션 주인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지만 3명은 숨지고 7명은 의식이 없어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다. 부상자들은 강릉아산병원과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이틀째 치료를 받았다. 의식을 잃은 채 입에 거품을 물고 있었던 학생들은 고압치료센터 챔버(고압산소치료기)에서 치료를 받으며 건강을 조금씩 회복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초기 일부 언론은 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고 했었다는 오보를 내보냈다. 건장한 학생 10명이 전부 의식불명에 빠진 까닭에 다른 의심을 하기 힘들었던 때문으로 보인다. 경찰 조사에서 자세히 밝혀지겠지만 이들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학생들이 묵은 방의 베란다에 설치된 가스보일러의 본체와 연통이 제대로 연결돼 있지 않고 떨어져 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초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펜션 방안과 거실 등에서 측정한 일산화탄소 농도는 150~159ppm이었다. 정상치가 20ppm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최고 8배나 많은 일산화탄소가 검출된 셈이다.

박재성 숭실사이버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1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산화탄소에 중독되면 근육마비 현상이 벌어진다고 말했다. 사고 장소에서 벗어나려고 해도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일산화탄소는 무색무취하고 자극이 없는 까닭에 (중독됐어도) 잘 모르다가 일정 농도 이상으로 몸에 흡입됐을 때 구토 증상이라든지 머리가 어지러운 증상이 나타난다.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해 바깥으로 나가거나 대응하는 행동을 하려고 해도 소용없다. 일산화탄소의 가장 큰 특징이 혈액 중 산소가 뇌와 근육으로 운반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기 때문”이라면서 “근육에 마비현상이 오기 때문에 바깥쪽으로 빠져나가야 한다는 생각은 들지만 몸이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가스보일러와 배기통, 연통에 벌어진 틈새나 파손 부위가 없는지 육안으로 점검할 수 있다며 철저한 점검을 당부했다. 그는 조금이라도 이상한 부위가 있으면 도시가스 회사나 LPG 공급 업체나 가스안전공사에 점검을 신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상을 입은 학생들은 고압치료센터 챔버(고압산소치료기)에서 집중 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사진=YTN 캡처)
부상을 입은 학생들은 고압치료센터 챔버(고압산소치료기)에서 집중 치료를 받으며 조금씩 회복하고 있다. (사진=YTN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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