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망간·안티몬 등 화학물질 폐사 원인 추정
"심화연구해야 정확한 원인·경로 파악할 수 있어”

(WWF 제공).2018.12.18/그린포스트코리아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지역의 바다거북.(사진 WWF 제공) 2018.12.18/그린포스트코리아

[그린포스트코리아 권오경 기자] 2012년 호주 그레이트배리어리프 연안에서 발생한 바다거북 집단폐사의 원인이 개수대를 통해 바다로 유입된 세제나 화장품 등 화학물질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영국 가디언 호주판은 18일(현지시간) "세계자연기금(WWF) 호주지부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River to Reef to Turtles)에 따르면 이 지역 거북이의 혈액과 등 껍데기에서 코발트나 망간, 안티몬 등 금속 원소가 대량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퀸즐랜드환경국립연구센터와 그리피트대학 연구팀 등은 “그레이트배리어리프지역의 거북이 건강상태는 곧 이 지역 환경오염 상태를 보여주는 지표”라면서 “이번 조사에서 검출된 바다거북 혈액과 껍데기 속 코발트의 비율은 2012년 업스타트 만에서 이들이 이미 이 물질에 노출됐었다는 주장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그레이트배리어리프에 위치한 업스타트 만과 클리블랜드 만 거북이의 건강상태를 조사했다.

업스타트 만에 서식하는 거북이들의 혈액 속에서는 리터당 약 800μg의 코발트가 검출돼 연안에서 떨어진 지역에 사는 거북이들보다 코발트 검출량이 25배나 높았다. 이는 그동안 어느 척추동물에게서도 발견되지 않았던 수치다. 평균적으론 7~33μg 정도의 코발트만 검출된다.

코발트는 인간과 동물에게 필수적으로 필요한 금속 원소이지만 그 양이 일정 수준을 넘으면 독성을 띠게 된다.

연구팀이 발표한 보고서는 2012년 업스타트 베이와 타운즈빌 남부 바다거북 100마리 이상의 집단폐사사건 이후부터 연구가 시작돼 약 5년 만에 나온 결과다.

보고서는 퀸즐랜드환경국립연구센터와 그리피트대학, 그레이트배리어리프해양공원, 퀸즐랜드정부 관계기관, 지역주민 등이 참여해 완성됐다.

이번 연구는 현재까지 있었던 바다거북 조사 중 가장 큰 규모로, 과학자들은 바닷속 침전물, 음식물, 거북이 혈액, 등 껍데기 등 넓은 범위의 요소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거북이가 화학물질의 영향을 얼마나 받았는지, 거북이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범위에서 조사하기 위해 바다거북의 가죽 세포를 채취, 실험실에서 배양했다.

그러나 연구팀은 2012년 있었던 거북이 집단폐사가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추정만 할 뿐 아직까지 확인하진 못했다.

그리피트대학 연구원인 세자 빌라는 ”광산 등과 같은 인간의 산업활동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배출하는 화장품에 남아있는 화학물질, 세제 등이 주원인”이라면서도 “어떻게 바다거북들이 이처럼 높은 수준의 화학물질에 노출될 수 있었는지 자세히 알아보려면, 또 거북이 혈액 혹은 등 껍데기에 흡수된 화학물질 수치가 어떻게 지속적으로 늘어나는지 알려면 심화연구가 필수적으로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WWF 호주지부 해양생물프로젝트 매니저인 크리스틴 매든 호프는 “악화하는 수질과 화학오염물질로 거북이들이 폐사하는 현상을 막으려면 이번 연구에 사용된 한층 발전된 방법론을 적용해 심화연구를 할 필요가 있다”면서 “연안지역 중 단 2곳만 조사했을 뿐인데도 심각한 수준의 화학물질이 검출됐다는 것은 심화연구를 진행해야 한다는 명백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2018.12.18/그린포스트코리아
화학물질에 노출된 바다거북의 모습.(사진 WWF 제공) 2018.12.18/그린포스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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